(재미여류기자 문명자와 한 담화 주체89(2000)년 6월 30일)

 

오래간만에 만나게 되는데 건강이 어떻습니까? 이번에 조국에 와서 치료를 받고 효과가 있다고 하는데 여사의 건강회복이 더 빨리 될 수 있었지만 좀 떠진 것은 연세와 많이 관계될 것입니다.  오늘은 조선옷차림을 하여 그런지 퍽 젊어 보입니다.

우리가 만났던 때로부터 이제는 6년이 되었습니다.  김일성주석님께서 서거하시었을 때 여사를 만나 악수를 한 기억이 있습니다.  그 다음에는 내가 시간을 낼 수 없어 편지를 써 보낸 적이 있습니다.  그 편지에서 앞으로 조국을 다시 방문하는 기회에 꼭 만나게 되기를 희망한다고 썼는데 나는 늘 그 약속을 잊지 않고 있었습니다.

김일성주석님께서는 우리에게 자주 여사에 대한 말씀을 하시었습니다.  특히 1994년 4월 주석님께서 여사를 만나주신 후에 여러차례의 말씀이 계시었습니다.  그래서 오래전부터 여사를 만나보려고 생각하였습니다.  내가 이미전부터 여사를 만나주겠다고 한 「빚」을 지고 있었는데 이번에 그것을 갚자고 이렇게 시간을 냈습니다.

여사가 조국방문을 마치고 내일 떠난다고 하기대문에 원래는 어제 시간을 내어 만나려고 하였는데 다른 일이 급하게 제기되어 그 계획이 오늘로 변경되었습니다.  여사가 하루를 떼운셈입니다.  나는 처음에 현지지도를 끝내고 평양에 올라가서 여사를 만나려고 계획하였지만 여사와 무슨 격식을 갖추면서 덩실하게 큰 사무실에서 만날 멋이야 있겠는가 생각하고 여기 원산에서 만나자고 하였습니다.  여사와 하루쯤 같이 있으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려고 하였는데 내일 떠나야 한다고 하니 그렇게는 안되겠습니다.  우리가 여사의 출발날자를 늦추어놓은데 대하여 미안하게 생각합니다.

우리는 이번에 북남역사상 처음으로 북과 남 수뇌들의 상봉을 실현하고 북남공동선언을 채택하였습니다.  이것은 북과 남이 서로 이해를 증진시키고 북남관계를 발전시키며 조국의 자주적 평화통일을 이룩하는데서 사변적 의의를 가집니다.

이번에 평양에서 여러 남측성원들을 만났는데 총적인 인상은 다 좋았습니다.  김대중대통령은 언론들에서 북조선은 똘똘뭉쳤다고 하기에 자기는 처음에 그것이 무슨 말인가 하였는데 이번에 평양에 와서 연도환영이랑 하는 것을 보고 그 뜻을 잘 알 게 되었다고 하였습니다. 김대중대통령이 평양에 와서 뜻밖의 환경에 부닥치고 보니 생각되는 바가 많았던 것 같습니다.  그가 이번에 평양에 와보고 우리의 일심단결에 대하여 깊이 느끼었을 것입니다.   이번에 남측대표단이 평양에 오는 것과 관련하여 다른 나라 사람들도 그러하였겠지만 우리 사람들도 처음에 연도환영 같은 것은 생각하지 못하였습니다.  우리는 이번 6.15상봉을 통하여 예의도덕은 예의도덕대로 지키면서 세상사람들에게 조선공산주의자들이 어떤 민족적 양심을 지니고 있는가 하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리고 북과 남이 만나면 제기되는 문제들이 해결되고 감정이 통하기 때문에 조선의 통일은 먼 장래의 일이 아니라는 인상을 국제사회에 옳게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조선의 통일문제는 우리 민족내부문제이며 민족지상의 과업입니다.  조선의 통일문제를 해결하는데서 우리가 시종일관 주장해온 것이 자주문제이고 또 이번 북남공동선언에도 조선의 통일은 조선민족이 주인이 되어 우리 민족자체의 힘으로 해결한다고 명백히 밝혔습니다.  북남공동선언에서는 나라의 통일문제를 그 주인인 우리 민족끼리 서로 힘을 합쳐 자주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한 조항이 기본입니다.  이 문제에 대하여 많은 사람들이 공감을 표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서로 반목질시하던 사람들이 만나 겨우 2박 3일밖에 안되는 짧은 기간에 어떻게 화해가 되어 좋은 선언이 나왔는가 하면서 놀라워 하는 사람들도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는 공동선언을 작성할 때 남측성원들에게 7.4북남공동성명도 발표하였고 그후에 북과 남의 합의서들도 채택하였는데 다 얼마나 좋은 문건들인가, 그런데 어디 제대로 실현된 것이 있는가,  하나도 없다,  당신들이 제기한 것은 흩어진 가족,  친척들의 상봉문제와 경제협력문제, 당국사이의 회담재개문제인데 그보다 먼저 선언에 나라의 통일문제를 그 주인인 우리 민족끼리 서로 힘을 합쳐 자주적으로 해결해 나가기로 하였다는 것과 연방제방식에 의한 통일을 지향해 나가기로 하였다는 것을 1항과 2항으로 밝혀야 한다,  공동선언은 어디까지나 통일지향적이고 인민들에게 통일에 대한 희망을 안겨주는 것으로 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뭐니뭐니 해도 기본이 통일문제인 것만큼 통일문제를 선언의 앞 조항에 높아야 한다.  나라의 통일은 새 세기에 들어서서 반드시 우리 민족끼리 힘을 합쳐 자주적으로 실현해야 한다,  외세가 조선문제에 간섭해서는 절대로 안된다고 하였습니다. 이렇게 하여 북남공동선언이 채택되게 되었습니다.

문제는 공동선언을 어떻게 이행하는가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나는 마지막 날 송별오찬회때 이번에 좋은 공동선언이 나갔는데 우리는 그 이행에 충실하겠다,  그러나 누구든 공동선언을 어길 때에는 민족앞에 그에 대하여 책임져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그때 여사가 참가하여 증견자로서 옆에 있었으면 좋았을 것입니다.

나는 그때 남측성원들에게 이제 10일 있으면 우리 나라에서 전쟁이 일어난 6.25일인데 이번에는 다른 해와 달라서 50돌이다,  내가 알기에는 남쪽에서 많은 행사들을 벌이자고 하고 또 미국에서도 행사를 크게 하려고 한다고 하는데 공동선언을 채택하고 10일 있다가 6.25전쟁문제를 다시 거론하면서 우리를 자극하면 공동선언에 수표한 것이 무효로 된다,  남쪽에서 약속을 어기면 되겠는가고 하였습니다.  우리는 6.25에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고 하였습니다.

6.15상봉과 회담 때 다음으로 이야기한 것은 군사분계선에서 쌍방이 하고 있는  비방방송문제였습니다.  나는 그들에게 군사분계선에서 서로 상대방을 비방하는 방송을 하고 있는데 공동선언의 내용에는 없지만 우리가 모범을 보여 그런 방송을 하지 않겠으니 남에서도 그만두는 것이 어떤가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날로 나는 해당 부문에 남측에 대한 일체 방송을 중지할 데 대하여 명령하였습니다.  지금까지는 북과 남이 다 비방방송을 중지한 상태에 있습니다.

6.15북남수뇌상봉과 회담을 통하여 남측성원들이 평양에 와서 우리가 요구하는 것과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가 하는 것을 충분히 요해하고 또 우리가 한번 아니다 하면 아니고 한다면 한다는 것을 똑똑히 알았을 것입니다. 

이번 평양상봉과 회담은 서로 이해하고 신뢰를 쌓는 방향에서 진행되었습니다.  남측성원들도 한번 와보는 것이 다르고 두 번 와보는 것이 다를 것입니다.  우리는 그들의 과거역사가 어떻든 이번 기회를 통하여 북남관계를 개선해보겠다는 개진경향성만 보여도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김일성주석님께서는 생전에 정견과 신앙의 차이를 초월하여 민족의 이익을 앞에 놓고 온 민족이 단결하여야 한다는데 대하여 늘 말씀하군 하시었습니다.  그러므로 나는 어제까지는 우리를 나쁘게 대하였지만 오늘은 우리와 만나 화해하자고 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굳이 지나간 과거를 들추며 사죄하라는 식으로 대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의 의식이 언제나 고정불변한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그리고 또 그들도 목석이 아니고 지각이 있는 이상 직접 와서 보고 들었으니 생각하는 것도 있고 감동되는 것도 있을 것입니다.  우리로서는 그들이 지난날의 그릇된 편견을 버리고 우리에 대한 인식을 바로 가지게 되면 그보다 더 기쁜 일이 없다고 봅니다.

비전향장기수송환문제는 북남수뇌회담에서 합의한 것이기 때문에 지키리라고 생각합니다.  원래 남측에서 제기하였던 공동선언초안에는 비전향장기수송환문제가 없었습니다.  그런 것을 우리가 주장하여 북남공동선언의  한 조항에 비전향장기수송환문제와 가족, 친척방문단교환문제를 병렬로 넣도록 하였습니다.

6.15수뇌회담때에는 8.15에 즈음하여 비전향장기수송환과 가족, 친척방문단교환사업을 동시에 하는 것으로 합의를 보았었는데 그후 남측에서 8.15에 즈음하여 비전향장기수송환을 못하겠다고 하면서 먼저 8월에는 가족, 친척방문단교환만 하고 비전향장기수송환은 9월에 하자고 하기 때문에 우리가 크게 양보하여 그에 동의를 주었습니다.  우리가 남측에 할 수 있는 껏 다 양보해보자는 것입니다.  북과 남이 공동선언에 수표를 한 것이 불과 한달도 못되는데 이렇게 남측에서는 또 그것을 희석시키려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남측에서 자꾸 그렇게 나오면 공동선언을 파기한 것으로 간주하겠다고 이야기하였더니 그들이 무조건 9월초에 비전향장기수들을 보내겠다고 하였습니다.  오늘 금강산에서 북남적십자회담이 끝나는데 이 문제가 타결될 것입니다.

이번 회담때에 대미관계문제에 대해서는 크게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대미관계문제를 꺼내면 남측에서 매우 난처해 하였을 것입니다.  사실 남측사람들은 미국사람들한테도 잘 보여야 하는 처지에 있는 것만큼 대미관계문제를 거론해야 그들이 힘들어 할 것은  뻔합니다.  이번 상봉과 회담에서 어떤 의제들을 가지고 토의하겠는가 하는 것을 사전에 합의할 때 나는 남측에서 제기하는「평화공존」문제와「평화정착」문제를 토의하려면 자연히 주변국들문제가 거론되기 때문에 그 문제는 피하는 것이 좋다,  우리가 제 코도 제대로 씻지 못하고 있으면서 주변국들문제까지 논의하겠는가,  그러므로 1단계에서는 우리 민족문제를 조선사람들끼리 자주적으로 해결하기로 한다는 것만 합의보고 그 다음단계에서 주변국들문제를 논의해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그 문제는 이번 회담 때 토의되지 않았습니다.

조미관계문제는 해결해야 할 중요한 문제인데 미국사람들은 아무리 이야기하여도 우리 나라에 대한 오해와 불신을 가시지 못합니다.  그래도 남조선사람들은 우리가 이러저러하게 이야기하면 같은 민족이 되어서 그런지 이해하는 면이 있는데 미국사람들은 도무지 먹어들어가지 않습니다.

지금 미국사람들은 우리 나라와의 평화협정체결을 한사코 반대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미국이 내세우고 있는 주장을 보면 먼저 북남당사자들끼리 만나고 그렇게 되면 차후에 미국이 거기에 보조를 맞추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들의 주장대로 한다고 해도 이제는 북과 남이 서로 만났고 북남공동선언도 좋은 것이 나온 것만큼 미국이 우리에게 어떻게 실천적으로 보여주는가 하는 것만이 남았습니다.  미국이 진정으로 우리 나라의 통일을 바란다면 우리와의 관계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며 그들이 평화를 바라고  냉전을 종식시키려 한다면 자기들부터 모범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우리는 1992년에 미국에 대표단을 보내면서 단장에게 미국사람들을 만나는 기회에  당신들은 왜 남조선만 그러안고 일변도정책을 실시하는가, 미국이 「안보」를 위한다고 하면서 남조선만 끼고 자꾸 일변도정책을 쓰는데 당신들이 조선의 통일에 도움이 되는 행동을 해야지 편견을 가지고 한쪽만 좋다고 하면 되는가,  이것을 명백히 이야기해주라고 하였습니다.  그때로부터 이제는 8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습니다.  클린턴이 집권한 다음 핵문제와 관련한 조미회담때 우리 대표단 단장도 미국사람들에게 이와 유사한 이야기를 많이 하였습니다.  그런데 미국사람들이 우리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미사일문제」도 미국사람들이 이해 못하는 것 중의 하나입니다.  미국사람들은 우리가 인공지구위성을 쏴 올린 것을 보고 미사일을 쏘았다고 합니다. 내가 이번에 중국을 방문하면서도 이야기를 하였는데 그것은 미사일이 아니라 인공지구위성입니다.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과학위성입니다.  그에 대해서는 우리「노동신문」에도 났습니다.  지금은 과학과 기술의 시대인 것만큼 우리도 마땅히 과학기술분야에서 선진국들을 따라가야 하지 않겠습니까,  우리가 과학과 기술을 발전시키자고 하니 그런 위성을 만들었고 또 그것을 만든 과학자, 기술자들이 이왕 쏠바에는 보통날보다 공화국창건기념일을 계기로 쏘는 것이 좋지 않겠는가 하는 의견을 제기하기 때문에 그렇게 한 것이었는데 지금 일부 사람들은 우리가 몇천km의 사거리를 가진 탄도미사일을 발사하였다고 벅적 떠들고 있습니다.  미국이 우리의 인공지구위성을 미사일이라고 떠드는 것도 역시 우리 나라를 압살하기 위한 편견입니다.  미국사람들에게는 우리 나라에 대한 적대시감정이 고질화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 세계무역에서 손꼽히는 자리를 차지한다는 미국이 남조선에 해마다 많은 무기를 팔아 먹고 있습니다.  미국이 남조선에 신형무기를 자꾸 팔아주면 우리는 우리대로 그에 대처할 준비를 할 수밖에 없습니다.

미국사람들은 1994년 10월에 제네바에서 맺은 조미기본합의문도 어느 하나 이행한 것이 없습니다.  모든 사실로 미루어보아 미국사람들이 지금 우리에게 강도논법을 적용하려고 하는 것같습니다.  미국사람들이 지난 50여년동안 남조선을 지배하고 있으면서 남조선의 친미분자들이 아첨하고 발라 맞추는데 습관되어 그런지 우리에게도 그렇게 하기를 바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미국사람들에게 이해할만 한 말들은 충분히 하였다고 봅니다.

미국사람들이 진실로 국제사회에서 응당한 역할을 하자면, 그야말로 편견없이 세계의 평화와 자유를 바란다면 우리에 대한 적대시정책을 버리고 우리와의 관계를 개선하는 길로 나와야 합니다.  우리는 북과 남이 수뇌회담을 하고 공동선언도 채택한 조건에서 미국이 어떻게 나오는가 하는 것을 보자고 합니다.

나는 미국사람들에 대하여 크게 기대를 가지지 않습니다.  우리는 우리 나라에 대한 미국의 입장과 태도가 하루아침에 돌아서리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미국과의 관계에서 절대로 우리의 자존심을 버리고 비굴하게 머리를 숙이어 풀리는 그런 문제해결은 바라지 않습니다.

앞으로 여사의 활동에서 성과가 있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아무쪼록 건강에 유의하여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