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리제재결의안은 미국의 허장성세에 불과

 

19일 서울에서 한, 미, 일 3국 외상회담이 열린다. 라이스미국무장관을 비롯한 3개국 외무장관은 유엔안보리대조선결의 1718호에 대한 각국의 의견 교환과 대조선제재 수위 조절을 논의할 것이라고 한다. 라이스국무장관은 일본과의 사전조율을 거친 후 서울에 와서 한국의 대량살상무기확산방지구상(PSI) 참여와 남북경협 축소를 요구할 것이라 알려지고 있다.

조선의 핵시험공세 이후 미국 등 핵독점국가들의 대조선반격은 결국 안보리의 비군사적 제재 ‘만장일치’로 정리됐다. ‘만장일치’라고 하지만 이 과정에서 중국과 러시아가 보여준 격렬한 대조선군사제재 반대의지는 이후 미국의 대조선국제고립전략이 제대로 먹히지 않을 것을 확인시켜준다. 

중국은 조선의 핵시험 직후 “조선이 제멋대로 핵시험을 실시했다”고 불만을 터뜨렸지만 “대화를 통한 평화적인 해결 원칙”을 철저히 고수했다. 유엔안보리의 대조선제재안 결정과정에서도 중국은 대조선군사행동과 철저한 해상검문에 일관되게 반대했다. 무기금수대상도 구체적으로 명시해 전면적인 조선봉쇄만은 하지 않는 입장을 견지했다. 결국 중국의 대조선제재란 일시적인 경제적, 외교적 압력 행사 수준에서 머물 것이다. 

핵시험 직후 평양을 방문한 러시아 알렉산드르 알렉세예프 외무차관 겸 6자회담 수석대표는 김계관 외무성부상 겸 6자회담 수석대표를 만난 후 14일 베이징회견에서 조선의 협상의지를 강조했다. 15일 서울에서 천영우 한반도평화교섭본무장 겸 6자회담 수석대표를 만나서도 이러한 뜻을 전달했으며 외교적으로 핵문제를 해결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이에 앞서 중국의 탕자쉬안국무위원도 러시아 푸틴대통령을 만나 코리아반도정세완화가 중국과 러시의 ‘전략적 이익’과 관련 있다는 의견을 전했다고 한다. 러시아 미하일 프라드코프 총리는 17일 한국을 공식방문해 한명숙총리와 조선핵시험과 안보리결의와 관련된 회담을 한다. 중국과 러시아의 조선핵정세와 관련된 외교행보가 그 어느 때보다도 활발하다.

주지하는 바, 안보리결의안 중 국제적 관심은 화물의 해상검색 부분이다. 결의안은 모든 회원국에 조선의 불법거래를 막기 위해 조선을 출입하는 화물검색을 포함한 협력적 조치를 국제적, 국내 권한 및 법에 따라 실시하도록 명시했다. 미국은 이 대목을 이번 결정의 최대성과로 꼽고 있다.

그러나 이 조항은 최고의 구속력을 뜻하는 ‘decide(결정한다)’가 아니라 ‘call upon(요청한다)’로 물러서있다. 나아가 유엔회원들이 ‘필요하다면 화물조사를 포함한 협력조치를 취할 것을 요청한다’는 내용으로 되어 있다. 결국 화물조사에 대한 협력여부 판단을 회원국에 일임한 것인 것이다.

왕광양 유엔주재중국대사는 “중국은 선박검색에 반대한다”고 명확히 천명했으며 회원국들에게도 도발적 조치를 취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이에 존 볼턴 유엔주재미국대사는 “중국도 분명히 결의에 찬성했고 (화물조사조항도) 당연히 회원국에 구속력이 있다”고 반박했다. 존 볼턴은 이 조항을 대조선 대량살상무기확산방지구상의 국제법적 근거로 활용할 뜻을 내비쳤다. 

조선은 미국 등 핵독점국가들의 국제적, 지역적 패권에 결정타가 되는 핵시험을 전격 실시했다. 적어도 동북아시아에서 일본, 한국, 대만의 ‘핵도미노’현상을 야기하고 중동과 남미, 동남아에서도 핵확산금지조약(NPT)이 무력화될 수 있는 세계적인 초대형이슈가 만들어진 것이다. 그런데 국제패권을 쥐고있다는 미국은 중국, 러시아를 설득하지 못해 이번 결의안은 비군사적 제재로 한정되고 말았다. 

사실 미국이 조선선박을 해상에서 봉쇄하고 검색한다는 것은 조선입장에서는 선전포고와 같다. 조선은 안보리 결의 후 박길연 유엔주재조선대사가 “안보리결의는 깡패같은 행위”라며 “미국의 추가적 압력이 가해질 시 이를 전쟁선포로 간주하고 물리적 대응을 하겠다”고 강력히 반발했다. 조선외무성도 11일 대변인담화에서 “만일 미국이 우리를 계속 못살게 굴면서 압력을 가중시킨다면 이를 선전포고로 간주하고 연이어 물리적인 대응조처들을 취해나가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김정일국방위원장의 비공식대변인으로 불려지는 재일동포 조미평화센터 김명철소장은 12일 KBS라디오에 출연해 미국의 압력에 맞서는 조선의 첫 물리적 대응조치로 추가핵시험을 꼽았다. 김명철소장은 조선이 핵무기의 소형화에 성공했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다면서 2003년에는 미국이 일본에 조선이 핵탄두의 소형화에 성공했다는 사실을 통보했다고 주장했다. 김명철소장은 12일 KBS ‘안녕하십니까 이몽룡입니다’와 MBC ‘손석희의 시선집중’을 통해 “수소폭탄 실험도 할 수 있다”고 발언하여 내외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미국은 조선과 핵전쟁을 불사하며 미국본토가 핵참화를 당할 것을 각오하지 않는 한 해상봉쇄와 선박검색을 전격 실시할 수 없다. 조선은 그동안 보여준 강고한 모습과 최근의 성명에서 확인되듯이 미국의 해상봉쇄는 말할 것도 없고 보다 포괄적인 의미의 추가압력을 조선에 대한 선전포고로 간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조선을 옥죄일수록 조선의 대응수위는 높아진다. 

가령 조선은 선박을 통한 해외무역을 상당기간 중단할 수도 있다. 그러나 조선의 수소폭탄을 포함한 추가핵시험과 ‘백두산2호’를 비롯한 미사일 발사를 미국은 도저히 감당할 수가 없다. 이로써 미국의 동북아패권전략 나아가 전세계군사패권은 종언을 고하게 된다. 해상봉쇄정도의 대조선제재전술로는 조선의 대미핵미사일공세에 맞대응할 수 없다는 것은 자명하다. 딜레마에 처한 것은 조선이 아니라 미국이다. 결국 유엔안보리제재안이란 미국의 허장성세에 불과한 것이다.

2006.10.16
인터내셔널 기자 김은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