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 재개합의 배경과 향후 정세 전망

(박경순 / 한국진보운동연구소 상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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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 우다웨이() 중국 외교부 부부장,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 등 6자회담 북.중.미 수석대표는 10월 31일 베이징에서 비밀리에 만나 7시간 동안 마라톤협상을 벌인 끝에 6자회담을 재개하기로 합의했다. 10.31베이징 합의로 북핵실험이후 전면전 대결로 치닫던 한반도 정세는 새로운 대화와 협상국면이 창출되면서 매우 복잡하고 역동적인 국면으로 접어들게 되었다. 6자회담 재개 합의 배경과 향후 정세전망을 분석해 본다.

@ 6자회담 재개합의는 미국의 정치적 굴복의 산물

31일 베이징 북중미 합의는 e북한의 6자회담 복귀 합의f가 아니라, 6자회담 재개 합의이다. 일부언론에서는 e북한의 6자회담 복귀f라 칭하면서 북한이 국제사회 압력에 굴복해 6자회담에 무조건 참가하기로 결정한 것처럼 보도하고 있는데, 이는 진실의 왜곡이다. 크리스토퍼 힐 미국무부 차관보도 기자회견에서 g북한이 아무런 전제조건 없이 6자회담에 참가하기로 했다h고 답변함으로서 이러한 분위기를 부추겼다.
그리고 이러한 가정 하에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하게 된 배경에 대해 여러 가지로 분석하고 있다. 그중에서 가장 많이 거론되는 것은 중국의 압력설이다. 중국이 대북압력을 통해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끌어냈다는 것이다. 하지만 중국의 대북압력설은 하나의 확인되지 않은 가정에 불과하다. 중국의 대북압력이 있었는지 유무는 좀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그것이 북한의 6자회담 복귀에 결정적 역할을 했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북한이 중국의 강력한 반발(북미사일 발사에 대한 유엔 안보리 비난 결의안 동의)이 있는 조건에서 핵실험을 감행했다는 것은 이미 중국변수를 고려했을 것이다.

31일 베이징 북중미 합의는 북한의 일방적 무조건적인 6자회담 복귀가 아니라, 6자회담 재개를 위한 북미협상의 결과물인 것이다. 협상은 항상 그렇듯이 어느 일방의 요구가 100%관철되는 경우가 드물고, 각자의 양보를 통해 접점을 찾아 양측의 이익의 균형을 취하기 마련이다. 그런 면에서 볼 때 북미양자의 이해관계의 일치 속에서 6자회담개개합의가 이루어졌을 것이다.
북한은 선 금융제제 해제 요구를 양보하고 선 6자회담 참가를 결정함으로서 미국의 입장을 살려주고, 미국은 금융제재 해제 문제에 대한 기존의 정책(법집행의 문제이므로 협상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을 수정해 전향적 조치(6자회담의 틀 내에서 금융제재 문제를 다룰 실무 협상 팀을 구성해 금융제재 문제를 협의 해결한다는 약속)를 취할 것을 약속함으로서 북한의 요구사항을 수용하는 유연성을 보여줬다. 이로서 미국은 명분을 얻었고 북한은 실리를 얻었다.

6자회담 재개합의는 분명 북미양자의 협상과 타협의 산물이지만, 양자 모두가 승리한 윈윈게임이었다고 말할 수 없다. 겉으로 보기에는 양자의 적절한 타협의 결과물처럼 보이지만, 깊이 들어가 보면 승패가 확연히 갈린다. 승패는 협상내용 그 자체에 따라 좌우되는 것이 아니라, 중장기적 흐름에서 누구에게 유리한 판이 짜여졌는가 하는 데 따라 결정된다.
미국의 원래의 구상대로라면 북한핵실험에 대한 국제적 반발과 비난여론을 최대한 이용해 강력한 대북제제망을 튼튼히 구축하는 것이 선차적 과제일 것이며, 북과의 대화와 협상은 그 이후에나 생각해 볼 것이다. 강력한 대북제재가 작동하게 되면 아무래도 북미협상에서 유리한 입장에 서게 될 것이기 때문에 대화와 협상을 원했더라도 대북제제가 본격화되기도 전인 현 시점은 북미대화재개의 적절한 시점은 아니었다.
북미관계의 측면에서 보면 어느 모로 보다 현시점은 미국에게 결코 유리한 협상 시기라 할 수 없다. 미국에게 유리한 시점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6자회담 재개에 합의할 수밖에 없었던 미국으로서는 당연히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많았다. 북한의 추가 핵실험 중단약속을 받지도 못한 상태에서 6자회담재개라는 카드를 받아들였고, 6자회담이 열리게 되면 금융제재 문제를 다룰 실무협상그룹을 구성해 이를 협의 해결해 나가기로 약속해 줬다. 또한 대북제제망을 구축하기도 전에 대화와 협상국면이 창출됨으로서 대북제재분위기가 일거에 약화되었다.
이처럼 불리한 조건에도 불구하고 6자회담재개를 합의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코앞으로 닥쳐온 중간선거에 대한 염려 때문이며 다른 한편으로는 제재의 한계를 절감했기 때문이다. 유엔제재결의안을 통과시킬 때만해도 중국이 적극적으로 동조한데 한껏 고무 받았다. 하지만 구체적 제재방안 협의를 위한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의 동북아 순방은 미국의 기대가 얼마나 허망한 것인가를 절감하게 했다. 기대했던 한국 중국으로부터 실효성 있는 대북제재방안 약속을 받아내지 못한 채 빈손으로 워싱턴에 돌아온 콘돌리자 라이스는 허탈하지 않을 수없었다.
반면에 북한은 지금이야말로 6자회담에 참가할 가장 적기라고 할 수 있다. 핵실험성공으로 핵무장국가로 지위가 달라졌다. 미국의 핵 선제공격에 대한 강력한 억지력을 보유했음을 내외에 과시했다. 이러한 변화된 조건에서라면 미국의 금융제재가 계속 된다 해도 6자회담 내에서 유리한 위치에서 협상을 벌일 수 있게 됐다. 이런 조건에서 핵실험에 대한 국제적 제재가 본격화되기 전에 적극적 대화공세를 통해 제재국면을 돌파하는 것도 북미대결에서 승리할 수 있는 한 방법이다. 국제적 제재가 무력화되면 북미 e대결f과 e협상f 어느 경우에도 북한은 유리한 입장에 서게 될 것이다. 북한은 이러한 판단으로 중국의 탕자쉬안 특사를 받아들여 과감하고 유연한 제안을 함으로서 전면적인 대화공세를 펼친 것이다.
미국이 북한의 이러한 의도를 간파해 초기에는 강력하게 반발하였지만, 별 수가 없었던 데다가 중간선거까지 더욱 불리해지자 어쩔 수 없이 북의 대화공세를 수용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결국 6자회담 재개합의는 북미대결에서 미국이 굴복이며 북의 승리이다. 베이징 북한대사관의 당국자가 한겨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e6자회담 재개합의는 미국이 굽히고 들어온 것f이라고 말한 것은 타당하다.

A 6자회담의 구체적 쟁점과 북미양자의 전략적 대응방향

북중미 삼개국이 6자회담 재개에 합의함으로서 6자회담은 빠르면 11월 중하순경에 열릴 것이다. 6자회담의 재개는 전면적 대결국면으로 치닫고 있는 한반도 긴장을 부분적으로 완화시키면서, 대화와 협상에 대한 기대감을 높일 것이다. 하지만 6자회담이 재개된다고 해서 한반도 핵문제 해결의 획기적 전기가 빠른 시일 내에 마련된다고 속단할 수 없다. 6자회담에 임하는 북미양자의 기존정책이 변경되었다고 판단하기 어려울뿐더러 6자회담 자체가 풀기 어려운 난제들로 가득 차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6자회담이 재개되면 다음과 같은 쟁점들을 중심으로 북미간의 치열한 외교적 대결전이 펼쳐질 것이다.

첫째는 미국의 금융제재와 북한의 핵실험 문제에서 야기되고 있는 쟁점들이 존재한다.
북한은 미국에게 금융제재 해제를 강력하게 촉구할 것이고, 더 나가 핵실험을 핑계로 한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안의 취소를 요구할 것이다. 반면에 미국은 북한에게 유엔안보리 결의안에 따른 핵실험 중단 및 미사일 발사 유예선언을 촉구할 것이며, 핵무기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핵 포기를 요구할 것이다. 이러한 쟁점들은 작년 9.19공동성명이후 발생한 사태들로부터 제기된 문제들로서 이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하느냐에 따라 본격적인 9.19공동성명이행문제가 논의될 수 있을 것이다.

둘째는 9.19공동성명 이행을 둘러싼 쟁점들이 있다.
가장 핵심적 쟁점으로 부각되었던 문제는 경수로 제공시기와 방법문제인데, 6자회담이 재개되어 9.19공동성명 이행문제가 본격적으로 협의될 경우 여전히 핵심 쟁점으로 될 것이다. 또한 북한의 핵무기 포기와 핵관련 시설의 폐기와 그에 상응한 미국의 보상 문제(경수로 제공, 북미관계 정상화,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경제협력제공)의 동시행동조치의 절차와 순서, 방식문제들이 복잡하게 제기될 것이다.

셋째는 북한 핵실험으로 북한의 지위변경에 따른 요구도 쟁점이 될 것이다.
북한은 핵실험이 성공했기 때문에 실질적인 핵무장 국가로 되었다고 주장하면서 그에 걸맞게 한반도 핵군축문제를 협의할 것을 제기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북한의 핵군축 요구를 어떻게 다룰 것인가를 둘러싼 팽팽한 긴장과 대결이 예상된다.
이상에서 살펴본 대로 각각의 쟁점들에 대해 북미양자는 한 치도 양보할 수 없는 팽팽한 주장을 펼칠 것이며, 그에 따라 6자회담장은 매우 격렬한 논쟁과 외교적 대결장으로 될 것이다.

이 외교적 대결전에 임하는 북미양국은 전략은 다음과 같다.

미국은 e제제와 대화 병행전략f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부시 미국대통령은 회담 재개 발표직후 "회담 재개를 일단 기쁘게 생각 한다"고 하면서 회담 재개를 이끈 중국의 노력에 감사한다고 찬사를 보내는 한편, 유엔안보리 대북결의안의 이행을 논의하기 위해 특별 팀을 한국과 중국, 일본에 파견하겠다고 밝혔다.
부시대통령의 이러한 발언은 북과의 대화를 수용하면서도 다른 한편 대북제재를 더욱 강력하게 추진하겠다는 것으로 제재와 대화를 병행하겠다는 전략적 의도를 밝힌 것이다. 미국은 제재를 무기로 해서 북한의 양보(또는 굴복)를 회담장내에서 받아내겠다는 속셈을 갖고 있다.
이러한 속셈은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의 발언에서 노골적으로 드러났다. 그는 "북핵 6자회담이 재개되면 북한의 핵폐기 용의에 대한 구체적 증거를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6자회담은 어디까지나 북한 핵 폐기를 위한 회담인 만큼 그 증거로 영변의 5메가와트 원자로나 영변의 플로토늄 재처리 시설 해체 등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미국은 지금까지의 대북정책의 전면적 전환에 기초해서 한반도 핵문제를 대화와 협상을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하려는 적극적 의지를 갖고 6자회담 재개를 받아들인 것이 아니다. 미국은 아직까지 대북정책을 둘러싼 미국 내 혼란과 논쟁을 전혀 수습하지 못하고 있으며, 일관된 대북정책 없이 과거의 낡은 대북정책(대북적대정책, 체제붕괴전략)을 고수하고 있는 상태이다. 그러한 미국이 금융제재 해제에 전향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대화에 적극적인 태도로 나서는 것은 대북정책의 변화에 기초한 것이 아니라 대화와 협상에 대한 국내외적 압력에서 벗어나기 위한 것일 따름이다.
6자회담이 재개되면 미국은 6자회담 내에서 미국의 기본목표(북한의 선핵포기)를 관철하기 위해 라이스 국무장관의 말처럼 북한에 대해 북한의 핵폐기 용의에 대한 구체적 증거를 요구할 것이며, 구체적으로 영변의 5메가와트 원자로나 영변의 플로토늄 재처리 시설 해체 등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이것은 6자회담 공동성명의 원칙에 해당되는 말 대 말 행동대 행동의 동시행동의 원칙에 어긋나며 북한의 일방적 핵포기를 요구하는 것이다. 미국은 자신들의 주장을 정당화하기 위해 유엔안보리 결의안 1718호를 들고 나올 것이다.
미국은 6자회담 내에서 미국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회담장 밖에서 북한에 대한 제재를 더욱더 강화하려 할 것이다. 기존의 금융제재를 부분적으로 완화하면서도 안보리 결의안을 근거로 한 대북금융제재를 실질적으로 더 강화할 것이며, 북한에 대한 경제제재와 해상봉쇄도 계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다.

미국의 이러한 전략에 맞서 북한은 자위적 핵 억지력을 무기로 e제재와 대화병행 전략f을 무력화시키기 위한 e대화와 협상전략f을 구사할 것이다.
특히 북한은 핵실험으로 핵무기보유국가가 되고 국제적 지위가 격상된 것만큼 그에 걸맞게 6자회담을 핵군축회담으로 발전시킨다는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핵군축회담은 핵무기 보유를 기정사실화하고 그에 기초해서 상호 핵위협을 대등하고 평등한 원칙에 따라 동시행동으로 감축할 것인가 하는 회담이며, 그것은 동결 또는 핵 포기의 대가로 정치경제적 양보를 요구하는 기존의 회담과는 그 성격이 근본적으로 다른 것이다.
북한의 e대화와 협상전략f이란 대등하고 평등한 입장에서 평화공존관계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것은 압력을 통한 굴복을 요구하는 방식을 반대하고 오직 대화와 협상을 통한 평화적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이 전략을 관철하기 위한 관건은 상대방의 제재와 압력에 굴복하지 않을 수 있는 힘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그리고 상대방이 제재와 압력을 가중시키게 된다면 그에 맞서 대응할 수 있는 실질적인 무기를 확실히 확보하느냐의 여부이다. 이러한 무기가 없다면 상대방의 전략을 무력화시킬 수 없게 된다.
북한은 e대화와 협상전략f을 관철할 수 있는 무기로 핵 억지력을 내세우고 있다. 이번 6자회담을 재개하면서도 핵실험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약속을 하지 않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북한이 핵실험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는 것은 미국의 제재와 압력을 억제할 수 있는 수단과 무기 하나를 포기하는 것이며 대화와 협상전략을 밀고 나갈 수 있는 힘을 그만큼 상실하는 것이다.

북미양자의 이러한 전략으로 6자회담이 재개된다 해서 북미간의 극적인 타협이 쉽사리 있을 것 같지 않다.
이것은 대다수의 언론들의 일치된 분석이다. 연합뉴스는 1일자 기사에서 g미국과 북한이 6자회담 재개를 앞두고 한반도 비핵화와 대북 금융제재 등 핵심쟁점에 대한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며 전혀 양보할 의사를 보이지 않아 난항을 예고하고 있다h고 보도한 것은 이러한 기류를 반영한 것이다. 이러한 분석은 미국의 대북정책의 근본적 전한이 없는 현재의 조건에서는 지극히 당연한 판단이다.
그렇다고 6자회담이 아무런 결론을 도출하지 못한 채 곧바로 파산할 것으로 보는 것도 무리이다. 북미양자는 6자회담 장에 참여한 이상 쉽사리 6자회담 장을 박차고 뛰쳐나갈 수 없다. 북한은 핵실험(핵억지력)이라는 무기를 틀어쥐고 미국이 대화와 협상을 거부하는 순간 미국에 대해 강력한 군사적 압박을 행사할 것이 명백하며, 국제사회도 6자회담을 박차고 나간 미국에 대해 엄중한 비난이 쏟아질 것이다.
북한으로서도 대화와 협상 자체가 자체의 전략적 방침이며, 스스로의 이익을 지켜 나가기 위한 유리한 공간일뿐더러 미국의 제재와 압력을 약화시킬 수 있는 수단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에 6자회담을 외면할 이유가 없다. 특히 핵실험으로 핵무장국가가 된 마당에 회담장 밖에서 가해지는 미국의 부당한 압력에 대해 두려워할 필요도 없으며, 미국의 시간 끌기 전략을 염려할 필요도 없다. 시간 끌기 전략이 필요한 쪽은 이제 미국이 아니라 북한이라고 볼 수도 있다. 시간을 끌면 끌수록 핵무기 보유가 기정사실화되면서 국제적으로 핵무장국가로 자연스럽게 인정받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시간은 어느 모로 보나 미국편이 아니라 북한편이다.

따라서 6자회담이 재개된다 해도 곧바로 가시적 성과를 거두기 어렵지만, 그렇다고 6자회담이 쉽게 파산하지 않는다.
6자회담이 열리게 되면 수많은 우여곡절과 진통을 거듭하겠지만 중장기적으로 미국의 대북적대정책을 점차적으로 무력화시키면서 대화와 협상전략이 관철되어 나가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이다. 대화와 협상전략이 관철된다는 것은 6자회담 공동성명의 이행문제가 구체적으로 논의되고 협상이 진전되면서 핵군축협상으로 발전하고 한반도 비핵화의 구체적 결실을 도출하는 방향으로 발전해 나갈 것이라는 뜻이다.


B 6자회담 재개이후 한반도 정세와 과제

6자회담이 재개된 이후 한반도 정세는 어떻게 발전할 것인가?

6자회담이 재개된다고 해서 북한핵실험이후 조성된 한반도 전쟁위기국면은 근본적으로 달라지지 않는다.
한반도 전쟁위기 국면이라는 것이 전쟁발발이 직면했다는 의미로 쓰는 개념이 아니라 전면적이고 총체적 대결국면(양자가 전략적 최종 목표를 놓고 벌이는 마지막 대결전)으로 이 국면이 전면적인 대화와 협상국면으로 전환되지 않고 더욱 격화되게 된다면 물리적 충돌과 전쟁으로 발전할 수 있는 매우 비상한 정치상황이며, 전쟁과 평화의 중대한 갈림길에 놓여 있는 국면이라는 의미로 쓰고 있는 개념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전쟁위기 국면이라는 정세규정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본다. 그렇게 보는 것은 미국의 6자회담 참가가 대북정책의 근본적 변화 없이 여전히 무장해제노선에 기초하고 있다는 점, 북 핵실험에 대한 유엔안보리 제재가 계속되고 있다는 점, 미국은 제제를 기본으로 하면서, 제재를 무기로 6자회담에 임하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이러한 점으로 볼 때 북미간의 현재 상황은 여전히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있는 격렬하고 결정적이며 치열한 총체적 대결전을 펼치는 상황이라고 보아야 하며, 그로인해 한반도 정세도 매우 격렬하게 전개될 것이고 급격하게 요동치는 상황이 계속될 것이다.
그렇다고 6자회담 재개가 정세변화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규정하는 것은 명백히 오류이다. 분명히 6자회담의 재개는 현재의 북미대결국면에서의 중대하고 의미 있는 변화를 수반하고 있다. 6자회담의 재개는 북한의 대화공세의 결실이며, 6자회담이 재개됨으로서 전면적 대결로 치닫던 북미관계가 대화와 대결이 병존하는 국면으로 바뀌고 있다.

전체적으로는 여전히 총체적이고 전면적 대결국면이 지속되는 가운데, 북의 주도적 대화공세로 대화와 대결이 병존하는 국면이 조성됨으로서 대화와 협상을 통한 한반도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 가능성이 희미하게 열리게 됐다.
그리고 이로 부터 대북제재와 압력이 부분적으로 완화되고, 대화와 협력의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또한 6자회담이 재개됨으로서 미국도 감히 6자회담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노골적인 적대적 행동을 함부로 할 수 없게 됐고, 그로 인해 자연히 안보리 결의안 1718호에 의거한 대북제재도 어느 정도 완화될 수밖에 없게 됐다. 금융제재 해제문제가 본격적으로 협상되는 것 자체만 하더라도 대북금융제재 완화분위기에 매우 긍정적 작용을 할 것이다.
결국 6자회담이 재개됨으로서 한반도 전쟁위기는 부분적으로 완화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가 미국의 대북정책의 변화에 따른 것이 아니라, 어떤 측면에서 미국은 미국 나름대로 6자회담 공간을 이용해 대북압박(유엔안보리 결의안을 준수하도록 압박하는 것)을 강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려는 속셈을 갖고 있는 것만큼 한반도 핵문제의 평화적 전망이 열렸다고 볼 수 없으며, 한반도 전쟁위기가 사라졌다고도 볼 수 없다.

이러한 점으로 볼 때 현 시기야말로 그 어느 때보다 총체적인 반미반전투쟁이 절박하게 요구된다고 볼 수 있다.
어쨌든 미국이 강경대응방침을 부분적으로 수정해 대화와 협상의 장에 들어오게 되었고, 대북금융제재도 부분적으로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고 있는 것은 그 만큼 강경압박정책의 한계를 절감했다는 것을 의미하며, 기존의 대북정책의 실패를 자인하는 것으로 6자회담장에서 함부로 날뛰거나 뛰쳐나갈 수 없게 됐다. 결국 미국은 물러설 수밖에 없는 처지지만, 물러서지 못하는 상태이다. 이러한 미국의 처지를 놓고 볼 때 효과적인 반미반전투쟁을 적극적으로 펼쳐 나가게 되면 미국의 대북압박정책은 결정적으로 파산되고 평화공존정책을 수용하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6자회담은 새로운 활로가 열리게 될 것이다.

결국 회담의 성패는 회담장 안에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미국의 대북강경정책에 대한 전 민족적 투쟁력에 따라 결정된다.
지금이야말로 승리의 가능성이 열린 시점이고, 이 시기를 잘 이용하고 활용하는 것이 결정적으로 중요한 순간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이야말로 반미반전 투쟁에 모든 힘과 역량을 집중해서 미국의 대북정책을 결정적으로 무력화시키고 한반도 평화와 통일에 결정적 국면을 반드시 열어놓아야 한다. 이러한 조건과 상황으로 볼 때 회담장 밖에서 대북강경대결세력과 평화애호세력사이에 격렬한 장외투쟁이 펼쳐질 것이고, 그 투쟁의 성패에 따라 회담의 운명이 결정될 것이다.

한국의 진보운동진영은 현 정세의 본질을 직시하고 더욱 더 힘과 역량을 집중해서 미국의 대북강경대결정책을 파탄시키기 위한 총체적인 반전평화투쟁에 떨쳐나서야 할 것이다. 현 시점에서 한반도 평화와 통일의 결정적 전기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투쟁방향과 과제를 적극적으로 실천해야 할 것이다.

첫째, 현 시기 반전평화투쟁의 화력은 미국의 대북제재론을 파탄시키기 위한 투쟁에 집중해야 한다.
대북제재는 대화와 협상의 직접적 장애물이며, 제재와 압력을 통해 양보와 굴복을 강요하는 것은 대결과 전쟁을 불러오고, 6자회담의 파탄을 가져온다는 점을 명백히 해야 한다. 유엔안보리 제재도 6자회담의 성공에 걸림돌로 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 미국의 e제재와 대화병행론f의 본질은 전쟁전략의 산물이며, 대화와 협상이 아닌 제재와 압력을 통한 굴복을 목표로 한 것이며, 대화와 협상을 파괴하는 노선이다. e제재는 대결을 부르고, 대결은 전쟁을 부른다f,e6자회담 성공을 가로막는 미국의 대북제재정책을 반대한다f는 구호를 높이 들고 미국의 대북제재 정책을 반대하기 위한 광범위한 대중 행동전 선전전을 펼쳐야 한다.

둘째 미국의 노골적인 내정간섭행위를 폭로 규탄하는 대중행동전을 적극 펼쳐나가야 한다.
북 핵실험을 계기로 미국의 내정간섭 행동은 우리국민들이 인내할 수 있는 한계를 뛰어넘고 있다. 금강산 관광 개성공당사업 PSI참가 문제를 놓고 벌어지고 있는 미국 정부 관료들의 내정간섭 발언은 이미 인내할 수 있는 한계를 지나쳤다. 오직했으면 집권여당의 대표가 공개적으로 미국 관리들의 내정간섭 발언을 규탄했겠는가? 미국의 내정간섭행위에 대해 분노하지 않고 투쟁하지 않는 자는 민족적 양심과 자각이 없는 사람이며, 민족구성원의 자격이 없는 자이다. 민족적 자존심을 깡그리 깔아뭉개는 미국의 내정간섭행동을 폭로 규탄하는 반미투쟁을 적극적으로 조직해야 한다.

셋째 일본의 대결주의를 폭로 규탄해야 한다.
일본만이 전 세계가 환영하고 있는 6자회담 재개에 떨떠름해 하면서 제재 만능론을 고창하고 있다. 일본의 집권세력들은 한반도의 대결과 긴장을 즐기면서 그것을 빌미로 군국주의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민족의 불행을 기뻐하고 그것을 즐기는 일본지배층의 뱃속은 일제시대에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일본의 제재만능 주장에 숨겨져 있는 군국주의적 야망을 폭로하고 일본의 대북제재방침을 규탄하는 대중 행동을 적극적으로 펼쳐나가야 한다.

넷째 남북화해협력(6.15공동선언)을 고수하고 발전시켜 나가기 위한 투쟁을 적극적으로 펼쳐나가야 한다.
금강산 살기기, 개성지키기 운동을 대중적 펼쳐나가야 하며, PSI참가 반대투쟁에 힘을 집중해야 한다. 특히 PSI참가는 한반도 무력충돌을 부르는 뇌관이라는 점을 대중적으로 알려 어떤 일이 있어도 남북의 물리적 충돌을 야기할 수 있는 PSI참가를 막아내야 한다.
특히 6자회담이 재개된 조건에서 남북관계를 정상화시키기 위한 당국과 민간의 적극적인 노력과 역할이 긴급히 요구된다. 앞에서 거론했다시피 6자회담이 재개된다고 해서 한반도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구체적 해법이 곧바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미국의 제재와 대화병행론을 약화시키고 대화와 협상 흐름을 대세화하기 위해서는 6자회담 내에서 한국정부의 주도적이고 적극적인 역할이 요구된다. 한국정부의 주도적이며 적극적인 역할은 북한에 대한 일방적 양보를 촉구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대화와 협상을 완강하게 거부하고 있는 미국의 강경대결정책을 완화하고 북미간 공정하고 대등한 대화와 협상을 이끌어내기 위해 필요하다. 이러한 역할을 위해서는 남북간의 정치적 신뢰가 조성되지 않으면 안된다. 이를 위해서 단절되어 있는 남북당국관계를 시급히 복원하고 민족공조를 강화해나가야 한다.

다섯째 반북수구세력들의 반북대결주의 행동을 폭로 규탄하는 투쟁을 적극적으로 펼쳐야 한다.
핵실험을 계기로 반북대결세력들은 물 만난 물고기처럼 6.15공동선언을 파탄시키고 남북화해협력 흐름을 차단하여 냉전적 대결구조를 되살리려 혈안이 되어 날 뛰고 있다. 그들은 미국의 부추김에 장단을 맞춰 금강산관광사업 개성공단 사업의 즉각적 중단을 요구하고 민족상잔의 전쟁을 초래할지 모르는 PSI참가를 외치고 있다. 그리고 모든 남북화해협력과 교류흐름을 싸잡아 공격하고 있다. 이러한 그들의 행동을 저지하지 않고서는 6.15공동선언이행은 물거품으로 될 것이다. 따라서 반북수구세력들의 반북대결주의 행동을 폭로 규탄하는 대중행동을 적극 벌여 나가야 한다.

6자회담의 재개는 상황의 끝이 아니라 새로운 투쟁의 시작이다. 6자회담 재개로 조성된 긴장완화분위기에 안도하고 있을 때가 아니라, 모처럼 주어진 기회를 한반도 평화와 통일의 결정적 전기로 만들기 위한 적극적인 활동과 투쟁이 필요할 때이다. 사태를 안이 하게 생각하지 말고 높은 경각성을 갖고 긴장을 늦추지 말고 더욱 더 강력한 반전평화투쟁을 펼쳐나가자.(2006.1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