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적 대선 전략을 통해 민주노동당을 획기적으로 강화하자.


 

박경순(한국진보운동연구소 소장)


 

 민주노동당 제2차 중앙위원회가 3월 31일 열렸다. 이 회의에서는 진보진영의 단일후보 선출을 위해 노력하기로 하는 사업계획안과 함께 8월 20일부터 대선 후보선출을 시작해 8월 15일 선출을 마감하기로 하는 대선 선출 일정을 확정했다. 지난 대의원 대회에서 개방경선제 당헌개정안이 부결돼, 당원직선제 안이 확정되고, 이번 중앙위원회에서 선출시기가 확정됨으로서 민주노동당 후보선출방식과 일정이 마무리되었다. 하지만 진보진영의 단일후보를 선출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사업계획안이 통과됨으로서 진보대연합론을 둘러싼 논란이 여전히 불씨로 남았다. 이러한 시점에서 2007년 대선을 맞은 민주노동당의 기본 목표와 전략, 그리고 그를 위한 대선투쟁의 과제와 방향을 정리해 본다.


1. 2007년 대선의 중심목표는 민주노동당의 강화.


  2007년 대선정국은 매우 복잡하고, 주변정세도 예사롭지 않다. 특히 2.13합의로 북미평화공존을 위한 대화와 협상이 본격화됨에 따라 북미관계를 비롯한 동북아시아지역의 정치군사적 역학관계가 구조적으로 바뀔 가능성이 농후해지고 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미국은 내년 초반까지 북 핵 폐기와 북미수교를 포함한 한반도 평화체제 실현을 끝내겠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한다. 그 결정이 과연 얼마나 진정성이 있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진정성이 있다 해도, 한반도에 대한 기득권을 전부 포기하겠다는 것은 절대 아닐 것이다.

  오히려 한반도에 대한 기득권을 수호하기 위한 방편으로 그러한 선택을 했을 것이다. 북한은 미국의 이러한 전략(북미수교를 통한 기득권 유지전략)에 맞서, 현상타파적인 북미평화공존전략을 구사함에 따라 향후 한반도 질서는 현상유지전략과 현상타파전략의 대결전이 어떻게 귀결되는가에 따라 좌우될 것이다.

  이처럼 한반도 정세가 중대한 전환적 고비로 접어들고 있는 와중에 2007년 대선이 치러진다. 새로운 한반도 평화체제의 성격과 내용을 둘러싸고 펼쳐지고 있는 새로운 갈등과 대결 과정에서 2007년 한국의 대선결과가 미치는 영향력은 거의 절대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만큼 2007년 대선이 차지하는 정치적 역사적 비중은 막강하다.

  다른 한편, 대선을 둘러싼 국내 정치상황은 매우 복잡하고 심각하다. 반북대결세력, 반 평화 전쟁세력이라 할 수 있는 한나라당의 예비 대선후보가 여론의 압도적 지지를 받고 있는 반면에, 그에 상대할 수 있는 개혁정치세력들은 사분오열되어 정치적 구심을 형성하지 못하고, 대중적 지지를 전혀 획득하지 못하고 있다. 이대로 가다간 반북대결세력의 집권은 떼 논 당상이라 할 형국이다. 한반도 평화와 민족의 자주를 지향하는 진보개혁 세력들은 이러한 정치현실에서 낙담하고, 깊은 패배감에 빠져 있다.

 이러한 정치적 상황과 조건 때문에, 민주노동당내에는 2007년 대선의 목표와 방향을 둘러싸고, 여러 가지 주의주장과 견해가 난무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반보수대연합을 강조하는가 하면, 일부에서는 진보대연합을 강조하고 있고, 진보대연합론도 여러 갈래 서로 다른 정치적 의도를 갖고 주장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후보문제에 있어서도 여러 가지 주장들이 나오고 있는 형편이다. 따라서 현 시점에서 2007년 민주노동당 대선 전략의 원칙과 목표를 보다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민주노동당은 여타 정당과는 질적으로 다른 진보적 대중정당이다. 무엇이 질적으로 다른가?


  첫째, 변혁지향적인 합법정당이라는 점에서 다른 정당과는 질적으로 다르다.

  기존의 모든 정당들은 한국사회의 정치경제사회문화 구조를 근본적으로 변혁하지 않은 채 체제 내에서의 개량만을 추구하는 개량주의 정당에 지나지 않는다. 신자유주의 체제, 식민주의 체제를 그대로 둔 채 몇 가지 개량적 조치만으로 한국사회의 구조적 모순이 해결되고 민중들의 인간다운 삶이 보장되리라고 생각하는 것은 유치하고 우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모든 정당들은 민중들에게 그러한 장밋빛 환상을 주는 개량주의 정당들에 지나지 않는다.

  반면에 민주노동당은 기존의 신자유주의 체제, 식민주의 체제의 구조적 변혁을 통해서만 민중들의 근본적 요구와 이익을 실현할 수 있으며, 민중들을 정치의 주인, 삶의 주인으로 내세울 수 있다고 보고, 한국사회의 구조적 변혁을 지향하는 변혁지향적인 합법정당인 것이다.


  둘째,  비타협적인 노선을 견지한다는 점에서 다른 정당과는 질적으로 다르다.

  기존의 모든 정당들은 계급화해와 계급적 타협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 하고, 기득권을 갖고 민중들을 억압 수탈하고 있는 지배세력(기득권세력)과의 비타협적 투쟁을 포기하거나 거부하고 있다. 그런데 계급 화해, 계급 타협노선은 결코 기득권 세력들의 권력을 그대로 보장해 준채 개혁을 하자는 것으로, 그것은 필연적으로 개혁의 좌절 또는 중도반단으로 귀결된다.

 반면에 민주노동당은 기득권 세력과의 비타협적인 투쟁을 통해 승리해야 변혁을 이룩할 수 있다고 보고, 계급 타협노선, 계급 화해 노선을 단호히 반대하고, 비타협적인 노선을 견지하고 있으며, 이것이 다른 정당들과의 근본적 차이이다.

  변혁지향적 합법정당이며, 비타협적인 노선을 견지하는 민중의 정당이라는 점, 이것이 바로 민주노동당의 정체성이며, 다른 정당들과의 질적 차별성인 것이다. 그리고 바로 이점이 민주노동당의 존립근거이며, 대중적 지지의 원천인 것이다. 민주노동당이 이러한 정체성을 상실하게 된다면, 그것은 기존의 정당들과의 차별성이 상쇄되어 대중적 지지기반을 상실하게 될 것이며, 결국에는 당의 파멸로 귀결될 것이다.

  민주노동당은 그 어떠한 정치적 환경과 조건아래에서도 당의 정체성을 절대로 잃어버리지 않아야 하며, 이러한 당의 정체성을 모든 당 활동의 근본원칙으로 내세워야 한다. 그리고 바로 이러한 당의 정체성을 견지한다는 것을 2007년 대선 전략의 근본원칙으로 내세워야 하며, 이러한 원칙에 기초해서 민주노동당을 강화 발전시켜 나간다는 것을 대선 전략의 중심목표로 내세워야 한다.

  민주노동당은 이러한 중심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기존 제도권 정당들과의 정치적 차별성을 명확히 하고, 그들과 질적으로 구별되는 진보적 정책과 노선, 선거강령을 제시함으로서 광범한 대중들의 지지를 획득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또한 이를 위해서는 기존 제도권 정당들과의 선거연합을 배제하고 독자적 후보전술을 확고히 견지해야 한다. 그래야 당의 변혁적 비타협적 성격도 고수 강화해 나갈 수 있고, 당의 지지기반을 확장해 진보정당을 강화 발전시켜 나갈 수 있다. 

 

 2. ‘진보대연합론’의 함정을 경계해야 한다.


 민주노동당은 31일 열린 제2차 중앙위원회에서 올해 대선에서 ▲3강구도 형성을 통한 정치적 승리와 진보정당 위상 강화 ▲사회발전의 변화의 담론 주도를 통한 대중 지지 확보 등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진보진영의 단결과 단일 후보 마련을 위해 적극 노력"하기로 결정했다. 여기에서 “진보진영의 단결과 단일후보 마련을 위해 적극 노력”하기로 하자는 것은 최근 당내 외에서 한참 논란이 되고 있는 ‘진보대연합론’을 당 차원에서 공식 논의하기로 한 결정이라고 볼 수 있다.

 이 결정은 진보진영의 유일한 정치적 대표체이며, 진보운동진영의 통일단결의 구심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민주노동당으로서 마땅히 추구해야할 기본적인 역할과 사명을 정식화해 놓은 것이라고 볼 수 있으며, 정당한 결정이라고 할 수 있다. 민주노동당은 대선이라는 정치적 대결전 국면에서 마땅히 이 땅의 억압받고 수탈당하고 있는 민중들의 정치적 경제적 이익을 위해 투쟁하고 있는 모든 진보적 정치세력과 대중단체들에 문호를 개방하고, 진보진영의 통일단결과 정치적 연대를 강화 발전시키기 위해, 기득권에 얽매이지 않고, 살신성인의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이러한 점에서 볼 때 ‘진보대연합론’은 일상적으로 민주노동당이 추구해야할 정치활동의 기본 방향과 방법을 정식화해 놓은 것으로 하등의 문제될 것이 없다. 특히 그동안 민주노동당이 당내정치에 매몰되어 있었다는 비판이 있었던 점에 비추어 볼 때, 민주노동당의 강화발전을 위해 기득권에 얽매이지 않고 진보진영의 통일단결을 위해 복무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 자체는 매우 바람직하며, 민주노동당의 외연을 확대하는 사업의 중요성에 대해 당내 공감대가 형성된 점도 매우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민주노동당내외에서 논란되고 있는 ‘진보대연합론’을 마냥 긍정적으로만 평가할 수 없는 위험한 요소가 있다는 점만을 지적해야 할 것 같다. 일부에서는 ‘진보대연합론’이라는 미명아래 제도권 정치세력과의 선거연합을 추구하려는 흐름이 있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으며, 이것은 간과할 수 없는 중대한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원래 민주노동당이 추구해야할 ‘진보대연합’은 민주노동당의 정체성에 입각해 ▲ 변혁지향성과 ▲ 비타협적 노선을 견지하고 있는 진보적 변혁세력들의 통일단결과 정치적 결집을 위한 것으로 국한해야 한다.

  제도정치권 정치세력들이나, 또는 그 주변에 있는 시민운동세력들은 어느 모로 보나 개량주의, 계급화해노선을 극복하지 못한 정치세력들이며, 이들과의 정치연합이나 선거연합은 변혁 지향적이며 비타협적 노선을 추구하는 진보정당인 민주노동당의 강화발전에 아무런 도움도 되지 못할 뿐 아니라, 심지어는 민주노동당의 정체성마저 훼손할 위험성이 매우 크다는 점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누구의 눈으로 보더라도 제도정치권 일부세력(열린우리당의 좌파세력)이 변혁지향성과 비타협적 노선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은 명백하며, 그들이 민주노동당 후보를 지지할 가능성은 전무 하다 할 수 있다. 그들이 민주노동당과 선거연합을 실제로 할 생각이 있는가 하는 자체도 의문이거니와 설령 민주노동당과 선거연합을 할 의사가 있다하더라도 어디까지나 민주노동당을 일시적으로 활용하려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이들 세력과의 선거연합을 통해 민주노동당이 얻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겠는가? 이들과의 선거연합으로는 얻을 것은 거의 없는 반면에 가장 소중한 것을 잃어버린다는 점을 명확히 알아야 한다. 제도정치권 세력과의 선거연합은 우선 그 목적 자체가 모호하다. 집권을 위한 것인가 아니면 진보진영의 득표력을 높이기 위한 것인지 부터가 불분명하다.

  집권을 위한 것이라면, 진보대연합(열린우리당의 좌파 또는 미래구상 등 시민사회단체와의 선거연합)만으로 대선에서 승리할 수 없다는 것은 명확하다. 집권을 목표로 한 것이라면 진보대연합을 거쳐 반수구대연합(반보수대연합)으로 선거연합을 확장해야 하며, 이것은 과거의 ‘비판적 지지’의 변종에 지나지 않는다. 물론 이러한 주장을 하는 사람들은 비판적 지지와 달리 민주노동당이라는 독자적 정당을 갖고 정책연합에 기초한 연립정부에 참가하는 것이기 때문에 정치적 조직적 독자성은 유지될 수 있다고 볼 것이다.

  그렇다면 신자유주의 정치세력과 연립정부를 구성한다는 것인데, 그것이 과연 타당한 것이며, 그렇게 될 경우 민주노동당의 정체성이 유지되겠는가? ‘당은 있으되 당이 없는’ 기이한 상황이 초래되지 않겠는가? 그것은 비판적 지지보다 더욱 비참한 결과가 초래될 것이다. 우리들이 십 수 년 동안 힘들여 일구고 가꿔온 변혁지향적 비타협적 진보정당은 사라지고 몇 가지 진보적 정책(떡고물)에 당의 정체성을 팔아버린 추한 몰골의 정당만이 남을 것이다.

  이들은 이렇게 항변할지 모른다. 현 정세에서 반북대결세력의 집권저지는 역사적 요청이며, 민중들의 절박한 요구라고! 물론 반북대결세력의 집권저지는 절박한 전술적 과제임에 분명하다. 그리고 우리들은 어떻게든지 반북대결세력의 집권을 저지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하지만, 그것이 아무리 절박한 정치적 전술적 과제라 하더라도 ‘민주노동당을 강화 발전시킨다’는 전략적 과제보다 더욱 소중할 수 없다. 선거의 패배는 일시적인 전술적 패배이지만 민주노동당의 정체성 훼손은 전략적 패배로 귀결될 것이다. 민주노동당을 선택할 것인가 반한나라당을 선택할 것인가에서 민주노동당을 선택하는 것이 변혁적 요구이며, 올바른 판단이다.

 반북대결세력들의 집권저지를 위해 진보대연합을 거쳐 반한나라당 연합을 실현시키고, 민주노동당이 그 선거연합에 참여한다면, 당의 정체성을 결정적으로 훼손시킬 것이며, 당대열의 분열을 초래할 것이 명백하다. 당내 많은 정치세력들과 다수 당원 대중들은 소위 3정립론(진보 개혁 보수 세 정치세력이 균등한 정치적 힘을 갖는 정치적 역학구조를 형성하는 것)을 뛰어넘어 진보세력과 개혁세력의 대연합을 실현하는 데에 반대하고 있는 것은 움직일 수 없는 현실이다. 이러한 현실을 무시하고 선거연합을 강행하는 것은 당내분열을 부추기는 분파적 행동이라 규정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진보대연합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3정립론을 뛰어넘어 반한나당 연합을 주장하지 않는다. 대다수는 진보진영의 단일 후보론을 주장하고, 진보 개혁 보수 세  후보의 대결전을 주장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선거연합을 통해 민주노동당에 돌아올 것이란 무엇인가? 다행히 민주노동당 후보가 진보대연합의 후보로 결정되고, 제도 정치권 일부세력들이 민주노동당 후보 지지운동에 참여한다면, 그것은 민주노동당 강화로 귀결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반대로 민주노동당 후보가 아닌 제도정치권 후보가 진보대연합의 후보로 결정된다면, 그것을 통해 민주노동당에게 돌아올 것이란 무엇인가? 그들이 약속을 어기고, 범여권 후보단일화(반한나라당 후보단일화)에 나서지 않는다는 것을 어떻게 보장할 것이며, 설령 그 후보가 대선 끝까지 후보로 남는다 하더라도 그 후보 지지운동이 진보진영의 역량의 강화로 귀결되지 않는다는 것은 명백하다.

 그것이 진보진영의 역량강화로 귀결되려면 불가피하게 대통령 선거이후 그 정치세력과 민주노동당이 통합하여야 하는데, 그것이 과연 민주노동당의 강화일까 아니면 민주노동당의 소멸일까? 통합된 ‘소위’ 통합된 진보정당이 대중적 지지도는 조금 올라가고, 당세는 커질지라도 그 당은 이미 민주노동당의 정체성이 유지되는 변혁지향적 비타협적 노선의 변혁적 합법정당이 아니라, 기존 열린우리당보다는 다소 진보적 성격이 강화되겠지만 제도정치권내의 정당으로 전락할 것은 명백하다. 여기서 우리들은 미래구상이나, 민생정치모임 등에서 민주노동당의 한계를 지적하며 그것을 극복해야 한다고 떠드는 얘기의 본질이 무엇인가를 정확히 간파해야 한다. 그들은 대중성 운운 하지만 사실은 민주노동당의 노동계급성, 변혁적 성격, 비타협적 노선을 문제시 삼고 있는 것이며, 그러한 그들과 정치적 연대와 통합을 모색한다면, 그것은 필시 노동계급성, 변혁적 성격, 비타협적 노선의 포기 또는 변질을 초래하리라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결론적으로 기존 정치세력과의 선거연합을 추구하는 ‘진보대연합’은 변혁 지향적, 비타협적 노선을 갖고 있는 변혁적 합법정당인 민주노동당의 정체성을 부정하는 것으로 올바르지 않다.


3. 민주노총은 민주노동당에 대한 배타적 지지원칙을 고수해야 한다.


 지난 대의원 대회에서 ‘개방형 경선방침’ 당헌개정이 부결됨에 따라, 개방형경선제를 주장해왔던 민주노총은 심각한 충격에 빠져 들었으며, 일부에서는 즉자적 반발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리고 민주노동당에 대한 배타적 지지방침에 대한 문제제기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민주노총의 당혹과 반발은 충분히 이해할 만하다. 원래 민주노총의 지도부는 개방형 경선을 통해 민주노총의 조합원 대중들을 선거투쟁의 주체, 정치의 주체로 내세우고, 그 힘을 민주노동당의 강화로 귀결시키려 했던 민주노총 지도부로서는 민주노동당의 결정에 반발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고 할 수 있겠다.

 원래 민주노동당 후보의 경선방식을 둘러싼 양 견해는 모두 일장일단을 갖고 있었다. 당원직선제는 당의 정체성을 고수하고 당원들을 당 활동의 주체로 내세울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 의의가 있지만, 반면에 광범한 진보진영 대중들의 적극적 참여를 제한한다는 점에서는 한계가 있다. 반면에 개방형 경선제는 진보적 대중들의 관심을 높이고, 민주노동당의 선거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시킴으로서 민주노동당의 대중적 지지기반을 확장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에 진성당원제의 근본적 취지를 약화시킬 수 있다는 한계를 갖고 있다.

 어쨌든 어떤 경선방식이 절대적으로 옳고 다른 방식은 틀렸다고 주장할 수 없는 조건에서 민주노총의 입장을 민주노동당의 당원동지들이 수용했더라면 당과 민주노총의 통일단결을 강화하고, 민주노총의 조합원 대중들 내에 민주노동당의 지지기반을 확대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삼을 수 있었다는 점에서 매우 아쉬운 것이 사실이며, 민주노총의 섭섭함도 충분히 이해할만하다.

 하지만 당원직선제를 주장하는 견해가 원칙적으로 크게 틀렸다고 할 수 없고, 민주노동당의 대의원들이 당원직선제를 유지하기로 결정한 이상 당과 민주노총의 통일단결 더 나가 진보진영의 통일단결을 위해 민주노총이 당의 결정을 대승적으로 수용하고, 다른 대안을 찾는 것이 올바른 태도라 할 수 있다. 그렇지 않고 당의 결정에 반발해 당과 민주노총의 통일 단결에 심각한 장애가 조성된다면, 그것은 쥐를 잡으려다 독을 깨는 우를 범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그리고 그것이 초래한 부정적 후과에서 민주노총도 예외가 될 수 없다.

 특히 신임 집행부가 현장대장정을 내세우며 노동운동의 혁신과 진보진영의 통일단결을 비약적으로 강화 발전시키기 위한 원대한 구상과 사업을 막 시작한 지금, 경선문제로 당과 민주노총 더 나가 진보진영 전체가 심각한 내홍에 빠져든다면 민주노총 자체의 사업에도 커다란 장애가 조성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배타적 지지방침은 민주노총의 정치세력화 방침의 전략적 원칙이며, 진보정당운동의 핵심기둥이다. 이것이 무너지게 된다면, 민주노총은 심각한 정치적 내분에 휩싸이게 될 것이며, 더나가 민주노동당도 파국적 상황에 빠져들지 않을 수 없다. 현재 지배계급 내에서 민주노총의 민주노동당 배타적 지지방침을 눈에 가시로 보고, 민주노동당을 민주노총당이라고 비아냥거리면서 민주노총과 민주노동당의 분열을 조장하기위해 혈안이 되어 있는데 대선방침을 둘러싼 견해차이로 이것이 흔들린다면 지배계급들만 회심의 미소를 지을 것이다.

 배타적 지지방침은 조건적이고 타산적인 것이 아니며, 민주노총의 요구를 수용한다는 전제로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다. 그것은 민주노동당이 진보적 대중정당, 민중의 합법정당으로서의 역할과 사명을 수행하는 한 무조건적이고 절대적으로 지지한다는 방침인 것이다. 민주노총의 요구를 수용하고 입맛에 맞을 때에만 지지한다면 그것은 지배계급들이 조롱하는 민주노총당에 불과할 것이며, 그렇다면 광범한 근로대중들을 대변하고 결집하여 미래의 대안정당으로 성장할 수 없을 것이다. 물론 당과 민주노총은 뗄 수 없는 관계로서 끊임없이 협력하고 협조하고 협의하면서 발전해 나가야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 민주노총의 의사와 다른 당의 결정이 나오더라고 대승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올바른 태도라 할 수 있다.

 민주노총은 개방형 경선 불발로 인한 충격을 빨리 추스르고 민주노동당의 결정을 존중하면서, 개방형 경선의 대안을 모색해 보아야 할 것이다. 민주노동당의 지도부와 민주노총의 지도부가 머리를 맞대고 대안을 모색한다면 대안이 반드시 나올 것이라 본다.


4. 민주노동당은 흔들림 없이 독자적인 대선행보를 해나가야 한다.


 앞에서도 언급한 바 있듯이 올해 대선정국은 그 어느 때보다 복잡하고 혼란스럽게 진행될 것이다. 한반도 정세가 급변하면서, 대선정국에 직접적 영향력을 미치고 있으며, 국내 대선후보를 둘러싼 대선판도도 매우 복잡하고 어지럽다. 그러다보니 기성 정당의 이합집산과정에 휘말려 당의 내실을 차분하게 강화하려 하기보다 ‘뭔가 획기적인 그 무엇’을 기대하는 심리가 확산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앞에서 언급한 소위 선거연합을 지향하는 ‘진보대연합론’이 바로 그러한 경향의 대표적인 것이다.

 민주노동당은 이러한 주변 환경에 휩싸여 우왕좌왕하기보다 주체적인 대선 전략을 통해 민주노동당을 내실 있게 강화해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일확천금을 꿈꾸는 모험적 대선 전략이 아닌, 자체의 힘으로 민주노동당의 대중적 지지기반을 꾸준히 확대발전시켜 나가려는 자력갱생의 대선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주변 환경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차분하게 자체의 독자적인 정책과 노선을 제시하고, 대중들 속에 깊이 들어가 민주노동당의 정강정책과 민주노동당 후보의 지지기반을 확장하는 사업에 몰두해야 한다.

 특히 대선이 다가올수록 정치정세는 더욱 복잡해지며 수없이 많은 유혹들이 민주노동당내로 쏟아져 들어올 가능성이 매우 높으므로 그 어떤 환경과 조건에도 흔들리지 않고 꿋꿋하게 독자적인 노선을 걸어 나가야 한다. 수구적 정치세력들을 폭로 규탄하는 한편 개혁세력들의 정치적 계급적 한계를 대중들 속에 폭로하고 민주노동당만이 진정으로 민중의 이익을 대변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 정치세력임을 설득해 나가야 한다. (2007.04.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