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치, 그것이 알고 싶다

 

1. 2007년 대선에서 누가 당선될 것인가. 인물 중심으로 대선판도를 보는 한 날마다 바뀌는 여론지지율에 갈수록 헷갈릴 뿐이다. 정세는 인물 중심이 아니라 세력 중심으로 보아야 한다. 한국정치에 대한 영향력면에서 1위인 미국정부, 특히 미중앙정보국이 실제로 이렇게 보고 있다. 그럼 어떤 세력들인가. 친미수구, 친미개혁, 반미진보, 이렇게 3대세력이다. 각각 대자본과 수구층, 중소자본과 중산층, 노동자-농민과 서민층을 대변하는 한나라당, 범여권, 민주노동당이다. 지난 대선, 총선이 그러했듯이 이번 대선, 총선도 이렇게 획분될 것이다. 부익부 빈익빈의 양극화가 심화될수록 중간세력은 분화와해되는 것은 필연이지만 그렇다고 한나라당이 집권할 경우 분신까지 하며 격분하고 있는 한국민중을 개량화시킬 수는 없다.

2. 한나라당의 후보는 누가 되는가. 최근 이명박과 박근혜의 지지율 차이가 줄었다고 연일 호들갑인데, 그건 당연한 것이다. 4.25재보선결과가 나오면 이 차이는 더 줄 것이다. 친미수구정당인 한나라당 후보경선에서 나날이 힘을 얻는 것은 그 정체성을 대변하는 후보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박근혜가 일말의 ‘개혁’가면도 벗어던지고 철저히 수구화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과연 ‘유신공주’가 ‘유신잔당’의 후보가 되어 이 양극화시대에 분신하는 노동자, 죽창 드는 농민을 달랠 수 있겠는가. 또 선거의 승패를 가르는 수도권과 중간층이 열린우리당의 실정에 고개를 돌려 이명박을 쳐다보고 있는 때에 박근혜를 선택하는 것은 자살골이 된다. 서청원을 박근혜캠프로 보낸 김영삼이 김덕룡으로 하여금 유신을 공개비판하게 하는 것은 이명박이 유리한 줄 모르지 않기 때문이다.

3. 범여권은 단일후보를 낼 수 있는가. 범여권이란 친미개혁세력을 표현한다. 그런데 한미협정(한미자유무역협정)이 이 세력을 분화시키고 있다. 범여권은 한미협정을 지지하는 세력과 반대하는 세력으로 갈라져서 이 양대세력을 포괄하는 단일후보를 내기 어려울 듯싶다. 25일간이나 단식투쟁을 벌이고는 막상 대선에서 한미협정을 지지하는 후보를 지지할 수는 없다. 그러므로 범여권의 후보군은 잘해야 정동영, 정운찬, 손학규다. 이 3강구도에 다크호스가 있다면 한명숙, 강금실, 유시민이다. 이들은 결국 이러저러한 이합집산을 거듭하다가 경선이나 여론조사로 범여권단일후보를 만들어낼 것이다. 지금 어려워보이는 그만큼 이 단일화드라마는 관객의 관심을 집중시키며 ‘제2의 노무현’을 만들어낼 것이다. 유시민에 정계와 언론이 계속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4. 한미협정을 반대하는 세력은 단일후보를 낼 수 있는가. 최근 열린 ‘미래구상’의 대선토론회가 보여주듯이, 개개명창이다. 미래구상은 양극화로 분화와해되는 중간세력의 공백지점에서 민주노동당과 범여권 사이에 존재하는 가교일 뿐이다. 그리고 그 가교를 지탱하는 중심기둥은 평화도 아니고 비정규도 아니라 한미협정이다. 미래구상의 초점이 ‘평화’가 아니기에 손학규와 거리두기가 생기고 ‘비정규직’이 아니기에 민주노동당과 거리두기가 생긴다. 다만 한미협정반대노선이 있어 민주노동당이 진보대연합의 스펙트럼에 미래구상을 넣어주고 있을 뿐이다. 민주노동당이 자기 정체성을 훼손하며 내부분열로 와해될 생각이 아니라면, 한미협정을 반대한다는 그 이유만으로 그 개혁세력들과 어리석은 후보단일화 토너먼트를 벌이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천정배, 김근태, 김원웅 정도가 한미협정 반대 개혁세력만의 경선을 벌일 공산이 크다. 6월과 11월의 한미협정반대투쟁이 중요 변수가 될 것이다.

5. 민주노동당의 대선후보는 누가 되는가. 지금 민주노동당 후보경선에서 중요한 것은 누가 되는가가 아니라 누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후보경선이 어떤 의의를 가지는가이다. 친미보수세력의 정당들과 결정적으로 구별되는 반미진보세력의 정당으로서의 독자성을 견지하고 주도성을 발휘할 수 있는 후보가 되어야 한다. 즉, 민주노동당은 자신의 기본대중인 노동자, 농민의 확고한 지지를 이끌어내고 나아가 대선과 변혁의 승패를 가르는 중간세력을 끌어당길 수 있는 그런 경륜과 품격을 가진 후보를 세워야 한다. 이는 민주노동당 내 계열간, 그룹간의 대립구도를 극복하고 통합의 리더십을 오랜 기간 실천으로 보여준 검증된 후보를 의미하기도 한다. 이런 후보가 아니라면 민주노동당은 하나로 단결하여 대선과 총선에서 약진의 신화를 이루어낼 수 없을 것이다. 좋은 후보를 세우며 당의 단합을 이루어내고 진보대연합의 전망을 펼쳐보이는 것이 후보경선의 의의가 아니겠는가.

6. 남북수뇌회담은 언제 어떻게 개최되는가. 남북수뇌회담은 민족의 숙원인 통일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결정적 고리이다. 문제는 이 고리를 풀기 위해 무엇보다도 남측이 미국에게서 자주적이어야 하는데, 6월말 한미정상회담의 일정이 말해주듯이 이전의 비자주적 태도에서 전혀 달라진 것이 없다. 방코델타아시아은행에 치명상을 입힌 미국의 태도에서 알 수 있듯이 미국은 조선과의 관계에서 여전히 정책전환의 결정적 행동을 주저하고 있다. 미국의 ‘행동’이 더디고 미지근한 만큼 조선의 ‘행동’도 늦춰지지 않을 수 없다. 조미관계가 풀려야 남북관계도 풀린다. 5월 6자외무장관회담에 이어 6월 한미정상회담, 그 다음이 초점이다. 북측(조선)은 남북관계와 조미관계를 분리시키는 것이 일관된 정책이다. 부시가 아무리 다자게임을 좋아한다고 해도 그렇게는 안될 것이다.

7. 한미협정은 항쟁까지 이어질 것인가. 양극화의 결과가 얼마나 비참한 것인가는 미국에서 벌어진 최근 ‘버지니아텍사건’의 ‘이스마엘 엑스’가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미국과 한국이 다른 점은 마주 오는 기관차처럼 민중과 반민중, 민족과 반민족 사이의 화해할 수 없는 모순의 폭발로 일어날 것이라는 점이다. 한국역사에서 한미협정만큼 폭발성이 강한 뇌관은 있어본 적이 없다. 한미협정은 그간 쌓이고쌓인 민중, 민족의 한이 미국과 친미세력을 향해 폭발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5월 국회청문회에서 한미협정의 실상이 폭로되고 6월말 한미정상회담이 민중을 격분시킬 것이다. 한미협정을 반대하는 민중의 6월, 11월의 함성은 대선판도를 크게 바꿔놓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