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변하는 정세

 


현재 진행형 격변의 시작


수면 아래서 전개되던 정세의 흐름은 대 격변을 향해 빠르게 수면위로 부상하고 있다. 18일 힐은 한반도 평화 교섭본부장 천 영우와 협의 후 “올 연말까지 조선과 관계정상화 하는 방안을 협의했다”고 밝혔다. 또한 21일 일본외상 아소 다로는 미국무부장관 라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일본이 조선과 수교협상을 할 용의가 있다는 뜻을 힐을 통해 조선에 전달해줄 것을 요청했다. 그리고 바로 미공군비행기를 타고 도쿄기지에서 오산기지를 들러 평양으로 급히 날아갔다. 동시에 중국 언론들은 연내 조-미, 조-일, 관계정상화가 이루어 질것이라고 보도하고 있다. 

조선이 영변핵시설 가동을 중지하기도 전에 힐이 급하게 평양으로 날아갔다. 2.13합의에서는 초기행동조치 이후 다음단계로 '핵불능화'를 걸어두고 있는데 그는 ‘잃어버린 시간을 메우기 위해서’ 평양을 간다고 급하게 평양을 향해 갔다. 

그리고 그는 7월초 6자회담, 8월초 아세안지역안보포럼에서의 6자 외무장관급회담 개최뿐만 아니라 조미 직접대화를 통한 2.13합의에서 제기한 '핵불능화' 라는 다음단계 행동조치를 뛰어 넘는 '연내 관계정상화'를 타진하고 온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은 조선신보 내용을 보면 짐작이 간다. "현재처럼 부시정권이 상대방의 '핵무장 해제'를 선차적 목표로 내걸지 않고 두 나라의 관계개선에 의한 '포괄적인 문제해결'을 지향한다면 조선도 보조를 재빨리 맞춰나가는 일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리고 “조선이 목표달성을 위한 합의이행을 일부러 미루고 시간을 끌어야 할 이유가 없다”면서 특히 이에 대한 “미국 측 태도도 적극적”이라고 평가했다. 힐이 “문제의 포괄적인 해결(comprehensive solution)을 원하고 있고 조선반도비핵화는 그 중요한 요소(key element)”라고 했다.

또한 조선신보는 1월 베를린조미회담의 전례를 들어 “조선과 미국의 직접대화는 6자회담을 진전시키는 중요한 계기 점을 마련해왔다”면서 평양에서 이루어진 조미회담에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조선과의 관계를 개선하고 국교수립을 지향한다면 임기가 얼마 남지 않는 부시정권으로서는 서둘러야 한다.”고 설명했다.

결국 힐은 평양에 가서 연내 조-미간 관계 정상화에 대한 로드맵을 제시하고 온 것이다. 로드맵에 따라 북의 국제 금융거래 정상화를 통한 경제 재재 해제와 6자 회담 및 6자 외무장관회담 뿐만 아니라 직접 협상을 통한 조-미간 관계정상화가 순차적으로 진행될 것이다. 


그리고 힐의 평양행 이후 9.19 공동 성명에서 제기됐던 4자 포럼 및 6자 외무장관급회담, 코리아평화체제와 동북아평화체제가 연일 제기되고 있다. 이것은 ‘연내 조미관계정상화’와 연동되어 진행되는 것이다.

조미간의 국교수립 관계정상화는 조-미간 두정상이 만나 국교수립 란에 싸인만 해서 되는 일이 아니다. 그것은 조선반도 평화체제의 법적 제도적 장치를 구축하면서 비핵화를 실현하는 복잡한 과정이다. 하지만 이 과정들을 포괄적으로 진행하자는 것이다.

이것은 실로 엄청난 상항이다. 연내 한반도 지형이 어떤 형태로 변해 갈지 가히 짐작 할 수 없는 대 사건인 것이다. 한번 도 패배를 모르던 세계 유일 패권국이던 제국주의 미국이 조선 앞에 무릎을 꿇고 한반도에서 동북아에서 명예롭게 퇴진하길 이북에게 제의 한 것이다. 미국의 제국주의 본질인 정치 군사적 패권을 통한 적대정책을 철회하고 평화 공존정책으로의 정책적 전환을 의미하는 것이다.

향후 조미 관계 정상화 와 맞물려 진행될 평화협정체결은 동시에 주한미군의 주둔명분이 상실되는 것을 의미하며 한반도에 주둔한 주한 미군은 철군해야 한다. 또 한 조선의 핵 억제력 포기는 미국의 ‘핵우산’ 포기에 상응되는 조치이다.  이것은 동북아 평화체제를 의미하며 동북아에 펼쳐진 미국의 ‘핵우산’을 거두는 것이다. 또한 중요한 것은 한반도 통일에 대한 불간섭과 식민지 남한 지배력의 현저한 약화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혹자는 이런 정세의 흐름이 1994년 제네바 합의 때도 있었고, 2000년 10월 조-미 공동코뮤니케 때도 있었다고 할지 모른다. 하지만 그때와는 완전히 다르다. 작년 7월 미사일 발사 시험과 10월 핵 시험 이후 미국의 민주당이나 부시정부 뿐 아니라 네오콘 까지 이북의 선군역량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고, 정치 군사적인 패배를 시인 할 수밖에 없었다. 

뿐만 아니라 더 이상 시간 끌기를 하거나 적대정책을 해서는 반미 국가들에 대한 핵 확산 및 미사일수출 막을 수 없고, 미국은 단기간에 심각한 위기가 올수밖에 없다는 것을 그들은 정확하게 인식 하였던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억울하지만 차선책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것이 BDA 동결 자금을 미국 중앙은행을 통해 송금 하면서 국제 금융 거래 정상화를 합법적으로 보여 주는 것이고, 조-미간 관계정상화를 이루기 위한 로드맵 제시를 위한 힐의 전격적 평양행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번 힐 방북에 대해 미국의 가장 보수 세력인 존 볼튼 전 유엔주재 미국대사는 VOA와 인터뷰에서 "북한이 여전히 북 핵 협상에서 우위를 갖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북한이 2.13합의에 따른 의무사항을 전혀 이행하지 않은 상황에서 북한에 관리를 보낸 것은 매우 나쁜 신호"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헤리티지재단의 존 타식 연구원도 "북한이 영변 핵시설을 폐쇄하지 않았는데 힐 차관보가 방북한 것은 BDA의 북한 불법자금 송금에 이은 너무 많은 미국의 양보조치"라고 주장 하고 있다. 이것이 미국의 가장 보수적인 네오콘 들의 대응이다.

부시행정부, 민주당, 네오콘 등 미국의 모든 세력은 이미 패배를 인정하고 있고 어떤 형태로 자국민들이 패배를 인식 하지 않는 수준에서 외교적 성과로 결실 맺으며 명예롭게 퇴진 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는 것이다.


대격변기를 주동적으로 맞이하자!

조미관계가 기본축이라면 남북관계는 그와 맞물려 돌아가는 보조축이라 할 수 있다. 2.13합의 지연의 이유로 미국이 쌀 지원 중단을 요구하자 곧 바로 쌀 지원 유보를 했던 노무현 정부는 힐의 방북 후 바로 쌀 지원을 한다고 한다. 이와 같이 자주성이란 눈곱만큼도 없는 노무현 정부이다.

허세욱 열사가 분신으로 목숨까지 바쳐가며 협정 체결을 반대하는 가운데 남한의 노동계급과 근로민중의 격렬한 저항을 악착같이 무시하면서 2007년 4월 2일 한미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한 노무현 정부인 것을 우리는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이런 인식을 기저에 두고 우리는 조-미간 관계 정상화에 따른 남-북 관계의 진전을 바라보아야 한다. 조-미간 관계 정상화에 따른 남-북 관계의 진전은 남북수뇌회담을 통해 남북연방연합제 형태로 낮은 단계 통일로 진입 할 것이 예측된다. 그것은 국가보안법 개정과 민족 통일 기구 수립 등으로 나타 날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노무현 정부의 통일에 대한 의지가 있어서 라기 보다. 6.15공동선언의 합의, 발표와 남북해외의 6.15공동선언실천운동에 의한 것이다. 

노무현 정부는 미국의 대 조선평화공존전략의 한국판인 경제적 통합을 통한 흡수 통일을 충실히 수행 하였다. 하지만 조미관계 변화에 따라 북.남.해외 통일 역량에 의해 전술적인 공조가 이루어지면서 견인이 되는 측면이 더욱 크게 나타 날 것이다.  

따라서 낮은 단계 연방제와 연합제의 공통성을 살리는 6.15공동선언의 통일은 범여권의 친미부르주아개혁정당의 정권도 가능하다. 그러나 자주적인 군사, 외교 관계까지 나아가는 높은 단계 연방제는 오직 자주적이고 진보적인 민주정권만이 가능하다. 남한에서는 유일하게 민주노동당만이 그 담당자가 될 수 있다. 민주노동당은 비록 이번 대선에서 바로 집권할 가능성은 낮다고 하더라도, 현재 진행형으로 진행되는 한반도 대격변기에 급성장하게 될 것이다. 

앞으로 조-미관계 정상화와 남북과계의 급진전은 미국의 식민지 지배에 심대한 파열 구를 내고 남한에서 힘의 역관계에 대한 변화를 초래 할 것이다. 하지만 미제는 끝까지 남한에서의 지배수탈체제를 안정화시키기 위해 필사적으로 발악할 것이 분명하다. 연합 연방제 방식의 낮은 단계통일을 용인하지만 식민지 수탈을 진행할 수 있는 한미FTA체결을 강압적으로 진행 할 것이며, 진보세력의 결집을 막고 민중들을 개량 화 시킬 수 있는 친미 개량 정권을 창출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정치 군사적 지배체제의 이완 속에서 친미 세력들은 이합집산 화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또한 역설적이게도 한미FTA반대 투쟁은 통일 정세와 맞물려 노동계급과 근로민중의 혁명적 진출과 주체 역량 축성 강화에 결정적 투쟁이 될 것이다. 즉 미국이라는 중심이 흔들리면서 내부적으로 혼란이 가중되고, 통일 정세와 한미FTA 반대 투쟁을 통해 변혁주체 마련과 변혁의 결정적 시기는 성큼 우리 앞에 다가 올 것이다. 그리고 이제 그리 멀지 않은 미래에 전민중적 대항쟁이 폭발할 것이라는 예측을 큰 무리 없이 할 수 있다고 본다. 식민주의체제를 무너뜨리는 가장 빠르고 확실한 방법이 전민중적 대항쟁이라는 것은 누구나 공감하는 분명한 사실이고 그 방식, 경로, 형태는 창조적 과정을 예고하고 있다.

항상 진리는 민중 속에 있다. 한미FTA가 우리 민중들에게는 대재앙이지만 반대로 이것을 저지하기 위한 투쟁은 우리 민중들과 진보진영의 확실한 활로이고 해결책이라는 역설이 존재한다. 각 지역과 부문에서 투쟁을 조직하는 우리들은 앞으로 가열 차게 전개될 투쟁 속에서 목적의식적으로 주체역량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조직적 성과를 튼튼히 하는데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 

또한 민주노동당은 헌신적으로 한미FTA저지투쟁의 선봉에 서야 하며 현재 맹아적 단계에 있는 한국진보연대의 추진주체로 한국진보연대의 대중적 지반을 단단하게 하고 넓혀나가는 사업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그리고 대선 투쟁이라는 역동적 정세 속에서 상층의 정치투쟁과 맞물려서 당과 전선, 대중조직을 강화한다는 전략적 원칙대로 주체역량을 준비하고 강화시켜 나간다면 머지않은 시기에 우리는 꿈이 아닌 현실로 변혁 승리를 볼 것이다. 

론스타라는 미국계 금융 자본이 7조-8조의 차액을 챙겨서 남한에서 빠져 나간다고 한다. 알맹이만 다 빼 먹고 안전한 투자처를 찾아 떠나고 있는 것이다. 그들의 정보력은 굉장히 앞서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스스로 판단했을 때 더 이상 남한은 식민지로서의 안전한 투자처가 아닌 것이다. 하나 둘씩 그들 자본이 빠져 나갈 때 우리 민중들의 피와 땀방울이 사라져 가지만 통일혁명은 멀지 않은 것이다.

2007.6.25 김명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