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0 이후 정세를 어떻게 볼 것인가?

'광우병쇠고기 수입저지투쟁 완전승리!
진지를 구축하고 전선을 확장해가며 비약과 폭발을 대비하자'


출범 100일을 갓 넘긴 이명박정부를 궁지로 몰아넣고 있는 거대한 촛불의 힘, 대중저항운동이 6월 10일 100만 촛불 대행진과 6월 20-22일‘48시간 비상국민행동’정부의 추가협상(?)결과 발표를 경과하면서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국민대책회의는 기만적인 재협상결과를 수용할 수 없으며 정부가 기어코 수입고시를 강행할 경우, 더 큰 국민저항에 부딪칠 것임을 단호히 경고하였고 7월초에는 광우병위험미국산쇠고기수입반대 민주노총 총파업이 예정되어 있다. 반면 이명박정부는 그 동안의 관망에서 벗어나 분주한 대응에 나서는 것처럼 보였지만 사실은 시간 끌기와 기만책을 통해 협상무효 없이 수입고시를 강행한다는 돌파계획을 확정(후술)하였을 뿐이다. 

한편 6.10 100만 촛불대행진이후 투쟁방향과 관련, 지금 당장 정권퇴진투쟁을 전면화해야한다는 문제가 논쟁이 되고 있는데 과연 이러한 정세판단과 전술운용은 맞는 것일까?

이에 대한 답은 ‘아니다’이다. 
그 이유는 아직 정권퇴진투쟁을 전면에 내걸고 끝장을 낼 때까지 밀고 나가기에는 객관조건의 성숙, 특히 주체역량의 준비가 충분치 못한 상황에서 행동전만 앞세우게 된다면 정권퇴진투쟁은 국민대중들에게 희망이 아니라 부담으로 다가서기 때문이다. 때문에 지금 전개되고 있는 논쟁자체를 비생산적이라고 규정할 수는 없지만 이 논쟁이 자칫 ‘광우병위험미국산쇠고기수입저지범국민투쟁전선’을 분열시키는 후과를 가져올 수 있음을 경계해야 한다. 

당연한 귀결이겠지만 이렇게 상황이 전개될 경우 투쟁동력은 떨어지고 투쟁전선은 국민대중들로부터 분리될 수밖에 없으며 전선의 확장은 멈추게 된다. 지금은 미국산쇠고기수입반대투쟁이 주전선이고 이 전선을 중심으로 사회적 의제가 확장되는 시기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따라서 지금 중요한 문제는 광우병쇠고기 수입저지투쟁을 범국민적 승리로 결속하는 것이다.

정권퇴진투쟁은 여타투쟁과 달리, 권력의 주인자리를 놓고 펼치는 고도의 정치투쟁이다. 일단 이 국면이 전개되면 양측의 모든 역량이 총동원되며 투쟁의 성패여부에 따라 그 결실과 후과는 권력을 지키려는 세력, 새로운 권력을 수립하려는 세력의 운명을 갈라놓게 된다. 

따라서 정권퇴진투쟁 전술운용이 주체의 준비정도를 무시한 채, 이후에 일어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는 가능성에만 의존한다면 이는 자칫 전략적 목표로 나아가는 전술적 승리마저 무위로 돌리는 중대한 후과를 맞이할 수 있음을 상기해야 한다. 이명박정부와 한나라당이 오늘까지도 협상무효 없이 수입고시를 강행한다는 방침을 포기하지 않는 것은 전술적 수세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전략적 우위에 있다는 점(아직은 여유가 있는)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광우병쇠고기 문제와 상관없이 현재의 저항투쟁을 강력하게 뒷받침하고 있는 반이명박정서와 동력이 상당한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은 현정부가 가중되는 민생고를 해결(광우병미국산쇠고기수입은 반대하지만)하기를 바라는 대중적 정서와 기대 역시 강하게 상존하고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이런 조건에서 주체의 준비태세 없이 대중의 자발성, 정세의 역동성만 믿고 정권퇴진을 전면에 내세우는 것은 위험한 주관주의이다.

이런 점에서 현 시기 광우병쇠고기수입반대투쟁에 있어 핵심은 수입고시를 못하게 하는 것이며 ‘협상무효, 고시반대, 검역주권 쟁취, 광우병쇠고기수입반대’구호를 끝까지 들어야 한다. 한 가지 부언하면 현재 외치고 있는 구호 중 ‘고시철회’는 ‘고시반대’로 되어야 맞다.  

- 2008년 투쟁의 특징: 싸우면서 진지를 구축하고 대중적 정치구심을 세워나가는 투쟁 

정세를 밀고 나가는 동력은 주체역량의 준비정도에 의해 결정되는데 지금 전개되고 있는 투쟁의 최대 취약점은 맹렬하게 진출하고 있는 선진대중들조차 이 투쟁을 폭발시키면 새로운 세상이 열릴 것이라는 강렬한 확신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이것이 현 시기 정세판단과 투쟁목표를 가늠하는 핵심척도이다.

이는 지금까지 전개된 투쟁양상을 살펴보면 쉽게 알 수 있다. 5.25일 촛불이 광장에서 가두로 진출하고 5.29일부터 6.10일까지 하루도 거르지 않고 청와대 진출시도가 이루어졌지만 높아지는 투쟁기세와 규모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전국으로의 투쟁확산 속도가 더디고 진출의 격렬성이 상승하지 않는 까닭은 지금 이 투쟁을 폭발시키면 새로운 세상이 열릴 것이라는 강렬한 확신이 부족하기 때문인 것이다.

무릇 모든 투쟁의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은 주체역량이며, 그 중에서도 투쟁의 중심에 서 있는 중심부대가 얼마만큼 승리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있는가의 문제인데 정치의식이 높은 선진대중을 포함, 반이명박 정서가 뚜렷한 대중들이 한 달 넘게 완강하게 싸우면서도 불끈불끈 솟는 흥(?)이 나지 않는 것은 바로 이러한 연유이다. 

이점이야말로 1987년 6월 민주항쟁과의 결정적 차이이다. 2008년 5월6월 투쟁은 투쟁이 폭발하기 이전부터 대중적 정치구심이 있었던 87년 상황과 다르게 대중적 정치구심이 없는 상태에서 투쟁이 촉발되었고 6월 22일 오늘까지도 투쟁양상은 크게 달라지지 않고 있다. 때문에 정권퇴진투쟁에만 초점을 맞춰보면 현 상황은 1987년 당시보다 훨씬 열악한 조건인 셈이다. 2008년을 달구고 있는 5월6월 투쟁은 현실 그대로 싸우면서 진지도 구축해야 하고, 대중적 정치구심도 세워내야 하는 복합공정을 한꺼번에 요구받고 있다. 

이런 점에서 현 시기 가장 대중적이면서도 강력한 이명박정권반대투쟁인 광우병위험미국산쇠고기수입저지투쟁을 완전한 승리로 결속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데 이는 국민대중이 이명박정권을 궁지에 몰아넣는 전술적 승리를 통해 자신감을 가지고 이후 전략목표를 실현하는 범국민투쟁전선을 만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한편 일각에서는 2008년 5월6월 투쟁을 두고서 과거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진출하는 대중들의 이색(?)적인 겉모습에 주목하면서 1987년과 다른 시대상황, 세대의 변화, 미디어의 발전 등을 끌어들이면서 국민대중이 새로운(?)민주주의를 만들어가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데 이는 현상에 대한 설명일 뿐 본질을 제대로 밝혀내는 분석은 아니다. 

지금 대중들이 전개하는 투쟁형태는 언론매체의 얼빠진 칭찬처럼 국민의식의 성숙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어떤 조건에서 어떤 수준까지 진출해야하는가’를 정확하게 판단하고 있는 대중들의 높은 정치적 식견과 통찰력이 작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진출하는 국민대중은 정치투쟁으로 발전하는 현 상황을 진두지휘하는 믿음직한 정치세력을 갈망하고 있지만 불행하게도 상황은 그렇지 못하다. 선거는 너무 멀고 정권퇴진을 전면화하기에는 준비정도가 부족한 상황에서 대중들은 현재 조성된 힘의 관계를 타산하면서 여기에 맞는 투쟁수위와 독창적인 시위방법을 창조해가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지혜와 힘의 원천은 두말할 나위 없이 지난 시기 민주화투쟁에서 체득된 역사적 경험을 통해 높아진 주권의식과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에 기인하고 있다. 때문에 지난 40일간 우리가 보아왔던 새로운 모습의 정체는 성숙한 시민문화가 아니라, 정치투쟁의 지휘부가 없는 상황에서도 묵묵히 역사의 전진을 준비해가는 민중의 무한한 지혜, 민중의 무궁무진한 힘이다.

- 국민대책회의, 긍정성을 살리고 제한성은 이후 범국민투쟁전선으로 극복되어져야 

현재의 준비정도에 비춰 볼 때 6.10 100만 촛불대행진 이후 국민대책회의에서 발표한 6.20까지 재협상 최후통보와 ‘48시간 비상국민행동’‘재협상결과에 대한 대응방침 발표’등은 긍정적이다.

국민대책위의 발표와 대국민실천제안은 광우병위험미국산쇠고기수입반대라는 투쟁목표를 명확히 하면서 ① 그 동안 축적된 촛불투쟁의 성과를 총화하면서 한 단계 높은 투쟁으로의 상승을 도모하고 있다는 점 ② 진출하는 선진대중들의 요구와 미국산쇠고기수입에 반대해온 광범한 국민대중의 요구를 적절하게 담고 있다는 점 ③ 의료 및 공기업 민영화, 물사유화, 교육, 대운하, 공영방송 사수 등 5대 의제를 포함하는 전선의 확장을 꾀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후 투쟁기조와 방향을 잘 담아낸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런 측면에 주목해 볼 때 국민대책위의 정권퇴진투쟁 경고는 지금 곧바로 정권퇴진을 전취목표로 하는 행동전의 돌입이라기보다는 한 단계 높은 투쟁으로의 전진, 투쟁전선의 확장을 꾀하기 위한 전환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광우병위험미국산쇠고기수입반대투쟁을 계기로 이명박정권에 대한 저항이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고 가중되는 민생고에 시달리는 민중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지만, 아직까지 주 전선은 여전히 광우병위험미국산쇠고기수입반대이기 때문이다. 지금의 저항투쟁이 항쟁으로 전환되려면 아직은 전면화 되지 못하고 있는 정권심판투쟁과 분출하는 국민대중들의 민생민권투쟁이 하나로 결집되는 범국민투쟁전선이 형성되어야 한다.

이 전선은 미국산쇠고기수입반대투쟁이 소강상태에 접어들 경우 투쟁동력이 떨어지는 것을 예방하는 것으로 되며, 범국민투쟁전선의 형성과정에서 전개되는 투쟁은 민생, 민권, 민주주의 문제를 포괄하는 전선을 심화,발전시키는 것으로 된다.

- 현재의 대중저항투쟁이 정권퇴진투쟁으로 폭발할 가능성!

현재(앞으로도 상당기간) 조성된 내외부의 여건을 볼 때 이명박정부는 남북관계에서 돌파구를 열지 않는 한 탈출구는 한반도대운하와 한미FTA 두 가지 밖에 없다. 그러나 반이명박 정서와 그 실체가 광범하게 존재하는 현실에서 국민대중의 저항투쟁으로 이마저도 막힌다면 이명박정부는 지금보다 훨씬 심각한 위기국면에 처하게 될 것임은 자명하다. 

향후 정세에 직접 영향을 미칠 주요변수로는 시장화사유화정책의 폭과 속도, 물가폭등에 대한 관리통제 여부가 될 것이다. 특히 이명박정부가 치솟는 물가폭등에 대한 관리통제를 실패할 경우 정세는 폭발적인 상황으로 발전할 수 있다. 

소결하면 현 정세는 정권퇴진투쟁이 전면화되는 결정적 투쟁시기가 아니라, 중첩된 모순이 상승작용을 일으키며 비약과 폭발로 향하는 축적기라 할 수 있다. 때문에 진보진영은 이후 투쟁이 전면적으로 폭발할 수 있는 가능성은 항상 열어두고 가되, 지금은 전략적 목표에 대한 국민대중의 일치성을 높여가면서 ① 대중의 정치의식을 높이고 정치적 진출을 보장, 확대하는 문제 ② 범국민투쟁전선의 구축 ③ 대중적 정치구심을 세워내는 사업에 속도를 높여야 한다. 

특히 대중의 정치의식을 높이고 정치적 진출을 확대하는 문제는 광우병위험미국산쇠고기수입반대를 포함, 국민대책위가 제안한 5대 사회의제를 중심으로 대중투쟁을 확산해나가되, 거리뿐만이 아니라 가가호호(家家戶戶)까지 전달되는 대국민 선전사업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이후 구축되는 범국민투쟁전선은 이명박정권반대, 신자유주의반대, 남북공동선언 실천에 동의하는 모든 세력을 아우르는 것이 되어야 하며, 대중적 정치구심을 세우는 문제는 민주노동당이 전선구축에서 어떤 역할을 하느냐! 민생투쟁의 중심에 서느냐! 그렇지 못하느냐에 의해 결정되게 될 것이다.

(새벽길  6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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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 이명박정부와 한나라당의 대응전략

- 6.10 이후에도 아직은 여유 있는 이명박정부와 한나라당!

6월초부터 6월10일까지 제법 부산하게 움직인 듯 했지만 사실은 협상무효선언! 재협상 없이 수입고시 강행한다는 방침확정을 위한 작업을 열심히 하고 있었던 것. 이유는 단 하나 미국요구를 거스르지 않고 한미FTA인준까지 가야하기 때문. 아무튼 협상무효! 재협상을 제외한 모든 것을 동원하여 돌파한다.

아직은 버틸만하다. 지금당장 어려움이 있지만 지금의 촛불정국이 항쟁수준으로 발전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판단. 6월5일 재협상 없다 선포 → 6월6일 보수단체동원 맞불집회 개최 → 6월 8일 대국민담화문 발표 → 6월10일 보수단체동원 맞불집회 개최 → 6월12일 미국과 추가협상 발표 → 6월13일 보수단체 동원 촛불시위 방해 → 촛불 소강상태, 6월 15일 이후 보수진영 집결 및 다방면에 걸쳐 역공세강화 → 6월 19일 대국민 특별기자회견 발표 → 30개월 이상 완전하게 차단해냈다는 추가협상(?) 결과 발표

이명박정부와 한나라당이 당장 별 영향력도 없어 보이는 보수(진영)단체를 다방면에 걸쳐 진출시키고 있는 것은 ① 쇠고기 이외에 새로운 쟁점 만들기 ② 보수진영의 위기감을 조성하여 총단결 촉구 ③ 본격적으로 국민저항투쟁을 분리, 교란하기 위한 수순에 돌입하였음을 의미함. 

<반정부와 쇠고기분리 /쇠고기와 FTA분리 / 비폭 옹호(?) 폭력부각을 통한 사회 불안감 조성 / 친미자유 대 반미친북(반미자주) 쟁점화 / 진보진영과 국민대중의 분리 시도 / 경제 어렵다 여론전 강화 등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