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퍼할 권리마저 앗아가고 있다"

민생민주국민회의 "경찰계엄 해제, 서울광장을 시민 분향소로"

 2009년 05월 25일 (월) 14:02:54                          박현범 기자  cooldog893@tongilnews.com

▲ 민생민주국민회의(준)는 25일 12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 시청광장을
'시민분향소'로 만들 것을 요구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사흘째인 25일 전국 각지에서 추모 행렬이 계속되는 가운데, 500여 시민사회단체가 모인 민생민주국민회의(준)는 "정부는 경찰을 동원해 추모행사에 참여하려는 국민들을 철저히 가로막는 반인륜적이며, 반민주적인 작태를 보이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서울 시청광장을 '시민분향소'로 만들 것을 요구했다.  

  국민회의는 이 날 낮 12시 분향소가 차려져 있는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경찰은 대한문 앞에 설치하려는 분향소 천막을 폭력으로 훼손하고 빼앗았으며, 항의하는 시민들을 방패로 밀어내고, 험악하게 협박했다"고 경찰의 대응을 비판했다.  

  경찰은 서울 시청광장을 30여 대 경찰버스를 동원해 '원천봉쇄' 했고, 대한문 앞 분향소에서 서울특별시의회까지의 세종로 역시 30여 대를 늘어뜨려 막아 놨다. 이밖에 태평로 쪽에도 십여 대의 경찰차량과 살수차를 대기시켜 놓고 있다.

  국민회의는 "지금도 경찰은 대한문 앞 분향소를 경찰차벽으로 철저히 봉쇄해 자유로운 추모공간을 빼앗고 있으며, 조문에 참여하는 시민들의 기나긴 행렬을 지하철 역 계단으로 몰아넣어 일부러 불편을 주고 있다"면서,"추모행렬을 가로막는 경찰계엄을 즉각 해제하라. 그리고 서울광장을 시민 분향소로, 추모의 광장으로 즉각 개방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드넓은 서울광장을 경찰버스로 완전히 차단하고, 대한문 앞 분향소마저 경찰병력으로 틀어막고, 참여하는 시민을 죄인 취급하는 것은 명백한 추모방해이며, 고인에 대한 가장 극단적인 결례일 뿐 아니라, 국민에 대한 참을 수 없는 모욕"이라고 비판했다.  

  정진후 전교조 위원장은 "저희는 아이들에게 슬픔도 같이 슬퍼하고, 기쁜 일도 같이 기뻐하면서 더불어 살라고 교육하고 있다"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함께 슬퍼할 권리마저 앗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조문을 마친 권 아무개(49, 회사원) 씨는 "인간적이지 못 하다. 막으면 안 된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한편, 대한문 앞 분향소에는 노 전 대통령 서거 사흘째인 이 날도 추모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낮 12시가넘자 점심시간을 이용해 분향소를 찾은 '넥타이 부대' 등 수 천명의 발길이 덕수궁 좌우 돌담길을 휘감았다.  

  분향소에는 민주당 송영길 최고위원, 정범구 대외협력위원장 등이 상주 역할을 했고, 찌는 듯한 무더위 아래추모 행렬 속에선 아직까지 노 전 대통령의 서거가 믿기지 않는 듯 흐느낌이 흘러나왔다.

 

 

서울시청 광장 '원천봉쇄', 시민 분노 '폭발'

[미디어오늘 2009-05-27 20:03]

  경찰버스, 광장 출입 봉쇄…"5공 때보다 더하다" 항의 잇따라 시민들이 27일 서울시청 광장에 추모를 하려 왔지만, 경찰이 광장을 원천봉쇄했다.

  경찰은 이 날 7시께 경찰버스 수십 여대로 서울시 태평로 시청 광장을 둘러싸고 원천봉쇄해 참여연대, 환경운동연합 등 25개 시민사회단체들이 이 날 시청 광장에서 열기로 한 시민추모행사를 무산시켰다. 경찰은 또 원혜영, 강기정 등 민주당 의원단과 함께 온 시민추모문화제 차량을 포위하고 출입을 저지하기도 했다.

  시민추모 행사에 참석차 온 시민들은 시청광장이 봉쇄된 것을 보자 경찰에게 달려가 고성을 지르는 등 불만을 표시했다. 한 시민은 "시민들이 낸 세금으로 광장을 쓰겠다는데 왜 그러냐"라고 목청을 높였고, 다른 시민은 "5공

때보다 더하다"라고 말했다. 일부 시민들은 도로로 뛰어들어 잠시동안 교통이 마비되기도 했다. 이내 수십여 명의 전경들이 시민들을 막아 서자 한 시민은 "당신들이 모시던 대통령이 죽었는 데"라며 돌아서기도 했다.

  김아무개(55?서울시 상계동)씨는 "오늘 시민추모 행사 있다고 해서 왔는데 이게 뭔가"라며 "이럴 때일수록 국민의 마음을 달래줘야 하는 게 아닌가"라고 말했다. 한 시민은 "국민의 여론이 안 좋아졌는 데 보수단체에는 광장을

열어주고 시민들에게 안 열어 주는 게 말이 되냐"며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그러나 한 시민은 도로로 나간 시민들에게 "오늘 같은 날 이렇게 하는 게 오히려 빌미를 준다"며 자제를 촉구하기도 했다.

  일부 시민들은 근처에 있던 송영길 민주당 최고위원에게 달려가 시청 광장이 원천봉쇄한 것에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한 시민이 "민주당이 힘이 없는 것 이제 알았어"라며 답답함을 표시하자 다른 시민은 "그럼 왜 한나라당을 찍어줘요?"라고 반문하며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한편, 이 날에도 덕수궁 앞에는 시민들의 추모 행렬이 끊이지 않았다. 또 대한문 부근에서 자원봉사자들은 시민들로부터 '29일 영결식 1000만 명 돌파'라고 씌어진 피켓을 들고 '이명박 탄핵소추 국민서명'을 받았고, 시민들의서명이 잇따랐다. 시민단체들은 이 날 시민추모행사를 정동 서울시립 미술관으로 자리를 옮겨 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