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6년 2월 11일 

요즘 날씨도 찬데 려선생이 이렇게 먼길을 오느라고 수고하였습니다. 선생의 건강은 어떻습니까? 이제부터 새 조선 건설을 위하여 할 일이 많은데 무엇보다도 건강하여야 합니다.

나는 선생이 보낸 편지들도 받아보았고 인편으로 보내준 소식도 여러번 들었습니다.

그래서 선생과 한번 만나려고 하였는데 선생이 이처럼 찾아와주니 정말 반갑습니다. 우리는 과거 산에서 일본제국주의자들과 싸울 때 선생과 련계를 가지려고 공작원을 파견하였던 일이 있습니다. 그러나 뜻하지 않은 사고로 하여 유감스럽게도 선생과 련계를 맺지 못하였습니다.

려선생은 우리가 과거 산에서 일제와 싸우느라고 수고하였다고 하는데 국내에서 일제를 반대하여 싸운분들이 고생을 많이 하였습니다. 우리는 려선생이 일제의 박해속에서도 민족적지조를 굽히지 않고 조선의 독립을 위하여 싸웠다는것을 잘 알고있습니다.

우리는 작년 10월에 남조선에서 조선인민당이 조직되였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조선인민당이 나온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벌써 적지 않은 남조선인민들의 지지를 받고있는것은 좋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선생의 지도밑에 조선인민당이 앞으로 새 조선 건설에 크게 기여하기를 바랍니다.

우리 인민은 장기간의 간고한 항일혁명투쟁을 통하여 일제를 격멸하고 조국을 광복하였습니다. 이제는 해방된 조선을 어떻게 건설하겠는가 하는것이 문제입니다. 선생도 말하였지만 해방된 조선이 나아갈 길에 대하여 지금 많은 사람들이 저마다 자기의 주장을 내놓고 떠들고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민주주의》간판을 들고 우리 인민을 낡은 미국식《민주주의》의 길로 이끌려고 하는데 그것은 조선이 나아갈 옳은 길이라고 볼수 없습니다. 미국식《민주주의》는 소수 특권계급에게는 무제한한 자유와 권리를 주지만 로동자, 농민을 비롯한 광범한 근로대중에게는 초보적인 정치적자유와 권리도 주지 않습니다. 결국 미국식《민주주의》는 부르죠아제도, 부르죠아정권의 반동성을 가리우기 위한 하나의 위장물에 지나지 않습니다. 만일 우리가 이러한 길을 따른다면 조국과 민족의 번영을 이룩할수 없을뿐아니라 나라의 완전독립도 성취할수 없습니다. 우리 인민은 절대로 일부 사람들이 부르짖는 미국식《민주주의》의 길을 걸어서는 안됩니다.

남조선의 일부 사람들은 우리 나라에서 당장 사회주의혁명을 하여야 한다고 주장하고있습니다. 이것은 우리 나라의 현실을 무시하고 혁명발전단계를 뛰여넘으려는 그릇된 주장입니다. 혁명의 성격과 임무는 개별적사람들의 주관적욕망에 의하여 규정되는것이 아니라 사회발전의 필연적요구에 의하여 규정되는것입니다. 조선의 현실을 무시하고 혁명발전단계를 제멋대로 뛰여넘으려 하여서는 안됩니다. 우리 나라에서 당장 사회주의혁명을 하여야 한다는 사람들의 주장이야말로 《좌익소아병》이라고 말하지 않을수 없습니다. 우리가 이 초혁명적인 《좌익소아병》을 극복하지 않는다면 많은 군중을 잃어버리게 되며 결국 조선혁명을 성과적으로 수행할수 없게 될것입니다.

일제식민지통치에서 해방된 우리 나라는 다른 나라가 나아가는 길을 그대로 따라가서는 안됩니다. 우리는 어디까지나 조선식으로 건국사업을 해나가야 합니다. 조선사람에게는 미국옷도 맞지 않고 쏘련옷도 맞지 않습니다. 우리는 맞지도 않는 다른 나라의 옷을 입을것이 아니라 우리에게 맞는 조선식옷을 만들어 입어야 합니다.

려선생도 알고있는바와 같이 우리 나라는 장기간 일제의 식민지로 있었기때문에 해방이 되였지만 사회의 모든 분야에 악독한 일제잔재와 봉건잔재가 그대로 뿌리깊이 남아있습니다. 일제잔재와 봉건잔재를 청산하지 않고서는 나라의 완전독립도 사회의 민주주의적발전도 이룩할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현단계에서의 조선혁명의 성격을 반제반봉건민주주의혁명이라고 규정하였습니다.

조선혁명의 이러한 성격으로부터 출발하여 우리는 오늘 우리 나라의 실정에 맞는 조선식민주주의의 길로 나아가야 합니다. 조선식민주주의는 인민대중이 정권의 주인으로 되게 하고 전체 인민이 누구나 다 동등한 정치적권리를 가지게 하며 인민의 리익을 철저히 옹호하는 진정한 민주주의입니다. 우리 인민은 오직 이 길을 따라 나아가야만 나라의 완전자주독립과 조국의 무궁한 번영을 이룩할수 있으며 진정한 자유와 행복을 누릴수 있습니다.

조선식민주주의를 실현하려면 악독한 일제잔재와 봉건잔재를 숙청하여야 하며 외래제국주의자들의 식민지화정책을 철저히 반대하여야 합니다. 조선인민은 조선식민주주의의 요구에 맞게 진정한 인민의 정권을 수립하고 반제반봉건민주주의혁명을 철저히 수행함으로써 부강한 민주주의자주독립국가를 건설하여야 합니다.

우리는 건국사업에서 절대로 외세에 기대를 걸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미국사람들이 우리 인민에게 완전독립을 가져다주지는 않을것입니다. 우리는 외세를 믿을것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조선민족의 단합된 힘을 믿어야 합니다. 려선생이 얼마전에 미군정의 고문직을 사퇴한것은 아주 옳은 처사라고 생각합니다. 미국사람들은 남조선에서 자기들의 반동적인 군정통치를 정당화하며 애국적인민들의 민주주의적진출을 가로막아보려는 목적으로부터 선생과 같은분을 고문으로 임명하였던것입니다. 선생은 미국사람들의 이러한 검은 속심을 제때에 간파하고 미군정의 고문직을 사퇴함으로써 그들에게 큰 타격을 주었다고 볼수 있습니다. 나는 선생이 앞으로도 이러한 견결한 립장을 계속 견지하리라고 믿습니다.

건국사업을 성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하여서는 전민족이 하나와 같이 굳게 단결하여야 합니다. 공산주의자이건 민족주의자이건, 정견의 차이가 있건 없건 관계없이 제국주의와 봉건을 반대하며 나라와 민족을 사랑하고 민주주의를 요구하는 각계각층의 모든 애국적인민들이 굳게 단결하여야 새 민주조선을 건설할수 있습니다.

각계각층의 모든 애국적민주력량을 튼튼히 묶어세우려면 민주주의적인 통일전선을 굳게 형성하여야 합니다.

해방후 우리 나라에는 각이한 계급과 계층의 리익을 대표하는 여러 민주주의적 정당, 사회단체들이 나왔으며 또 계속 나오고있습니다. 북조선에서는 이미 공산당과 민주당, 청우당이 창건되고 민주주의적사회단체들이 결성되여 활동하고있으며 남조선에서도 진보적 정당, 사회단체들이 조직되였습니다. 그런데 지금 이 정당, 사회단체들은 제각기 분산적으로 활동하기때문에 하나의 위력한 전선을 형성하지 못하고있으며 각계각층 인민대중을 건국사업에 힘있게 조직동원하지 못하고있습니다.

우리 나라의 민주주의적 정당, 사회단체들과 각계각층의 애국적인민들은 모두다 부강한 민주주의자주독립국가 건설을 지향하고있는것만큼 능히 단결할수 있으며 강력한 통일전선을 형성할수 있다고 봅니다. 우리는 남북조선의 민주주의적 정당, 사회단체들을 비롯한 모든 애국적민주력량을 망라하는 민주주의적인 통일전선을 형성하기 위하여 적극 힘써야 합니다.

특히 남조선에서 민주주의적인 통일전선을 굳게 형성하는것은 매우 절박한 문제입니다. 미군의 비호밑에 친일파, 민족반역자들이 되살아나 온갖 반민주주의적책동을 다하고있는 남조선의 실정에서 민주주의적인 통일전선을 형성하기 위한 사업을 다그치지 않고서는 애국적민주력량의 분렬을 막을수 없으며 인민대중을 옳은 길로 인도할수 없습니다. 남조선의 현실은 나라와 민족의 장래를 우려하는 모든 정치활동가들에게 하루빨리 통일전선을 형성하고 각계각층 군중을 묶어세우기 위한 사업을 힘있게 전개할것을 절박하게 요구하고있습니다. 우리는 남조선인민들속에서 영향력이 있는 선생과 같은분들이 이 사업에서 많은 역할을 하여야 하리라고 생각합니다.

민주주의적인 통일전선을 형성하는데서 중요한 문제는 통일전선에 대한 옳은 인식을 가지고 이 사업을 바로해나가는것입니다.

지금 남조선의 일부 사람들은 아무런 원칙도 없이 친일파, 민족반역자들까지 통일전선에 끌어들이려 하고있는데 이것은 본질에 있어서 친일파, 민족반역자들의 지반을 닦아주는 리적행위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말하는 통일전선은 반제반봉건민주주의혁명을 수행하며 조선에 진정한 민주주의사회를 건설하기 위한 통일전선입니다. 그러므로 새로운 민주주의사회 건설을 방해하는 친일파, 민족반역자들은 절대로 통일전선에 끌어들이지 말아야 합니다. 통일전선에는 친일파, 민족반역자들을 내놓고 로동자, 농민, 인테리, 종교인을 비롯하여 민주조선건설을 념원하는 각계각층의 모든 애국적력량을 망라시켜야 합니다.

려선생은 자본가들도 통일전선에 인입할수 있는가고 하였는데 자본가들에 대해서는 매판자본가와 민족자본가를 엄격히 구분하여 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매판자본가는 과거 일본제국주의자들에게 충실히 복무한 친일주구로서 투쟁대상으로 되지만 량심적인 민족자본가들은 통일전선에 망라시켜야 합니다. 민족자본가들은 과거 일제와 매판자본가들에 의하여 끊임없이 파산몰락의 길을 걸어왔으며 반일반제감정을 가지고있으며 반제반봉건민주주의혁명에 리해관계를 가지고있습니다. 우리는 그들을 혁명의 편에 전취하여야 합니다. 려선생과 같은분들이 남조선의 민족자본가들을 포함한 중간세력을 통일전선에 묶어세우는데서 큰 역할을 하여야 합니다.

남조선에서 민주주의적인 통일전선을 굳게 형성하려면 파쟁을 결정적으로 없애야 합니다.

파쟁은 우리 나라에서 력사적으로 고질화된 악페입니다. 우리 인민이 이 고질화된 파쟁때문에 얼마나 커다란 불행과 시련을 겪었습니까. 과거 우리 나라의 반일민족해방운동에 커다란 해독을 끼친 파쟁분자들이 해방된 오늘 또다시 파쟁을 계속함으로써 인민대중의 단결에 지장을 주고있습니다. 남조선에서 종파분자들의 파쟁으로 하여 민주력량이 통일단결되지 못하고있는것은 참으로 가슴아픈 일입니다. 파쟁은 새 조선 건설사업을 파탄시키려는 친일파, 민족반역자들을 도와주는 결과밖에 가져올것이 없습니다.

오늘 단결하는가 분렬하는가 하는것은 건국을 하는가 못하는가 하는 매우 중요한 문제입니다. 참말로 나라와 민족을 위하고 후손들의 장래를 위하는 사람이라면 파쟁을 그만두고 단결하기 위하여 노력하여야 할것입니다. 친일파, 민족반역자들이 민주력량을 분렬시키며 우리 인민을 반민주주의길로 끌어가려고 온갖 책동을 다하고있는 지금이야말로 민주주의적인 각 당, 각 파들과 각계 민주인사들이 협애한 생각을 버리고 굳게 단결하여나갈 때라고 생각합니다.

남조선에서 파쟁을 없애고 민주력량의 통일단결을 이룩하는데서 려선생에 대한 우리의 기대가 큽니다. 나는 선생이 민주정당의 지도자의 위치에서, 통일전선을 강화하는 립장에서 각 당, 각 파들속에서 나타나는 파벌적경향에 대하여 원칙적으로 충고하여주고 그것을 제때에 바로잡아주었으면 합니다. 선생은 남조선의 많은 공산주의자들과 가까운 사이인것만큼 그들과 힘을 합쳐 민주주의적 정당, 사회단체 일군들을 여러모로 도와줄수 있을것입니다.

민주주의적인 통일전선을 튼튼히 형성하고 그 역할을 높이는것이 중요합니다.

통일전선을 형성하는 목적은 건국사업을 잘하자는데 있습니다. 통일전선을 형성하고 그 역할을 높이지 않는다면 그것은 무기력하고 쓸모없는것으로 되고말것입니다. 우리는 통일전선을 형성하는것으로 그칠것이 아니라 대중을 조직동원하여 새 조선을 건설하기 위한 투쟁을 힘있게 전개하여야 합니다.

남조선 민주정당의 일부 당원들가운데는 우리의 통일전선이 새 조국 건설을 위하여 투쟁하는 전선이라는것을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는것 같습니다. 그들은 통일전선을 한다고 하면서도 인민대중의 혁명기세와 적들의 눈치를 살피면서 투쟁하지 않고 그저 온건하게 지내려고 하는데 그래서는 안됩니다.

통일전선은 자기의 강령을 실현하기 위하여 언제나 적극적으로 투쟁하는 전선으로 되여야 합니다. 그러자면 통일전선에 망라되는 모든 정당, 사회단체들이 자기의 특성에 맞게 행동강령을 제시하고 각종 형태의 투쟁을 전개하여야 할것입니다.

민주주의적인 통일전선은 정세의 요구와 인민대중의 준비정도에 맞게 옳은 투쟁구호를 제시하여야 합니다. 남조선에서는 당면하게 《친일파, 민족반역자들을 숙청하자!》는 등의 구호를 내세우고 투쟁할수 있을것입니다.

우리는 민주주의적인 통일전선의 역할을 부단히 높임으로써 적들에게 커다란 타격을 주고 새 조국 건설을 앞당기며 그 과정을 통하여 민주력량의 통일과 단결을 더욱 강화해나가야 합니다.

지금 선생이 남조선의 일부 사람들의 편협한 사업태도로 말미암아 여러가지 고충을 겪고있는것 같은데 우리는 선생의 립장을 충분히 리해할수 있습니다. 앞으로 민주력량의 단결을 이룩하기 위한 투쟁에서 더 많은 고충과 시련을 겪으리라고 생각합니다. 나는 선생이 조선혁명의 전반적리익의 견지에서 큰 도량을 가지고 분렬이 아니라 단결을 위하여 적극 힘쓰리라고 믿습니다. 선생은 남조선의 공산주의자들과 굳게 손을 잡고 민주주의적 정당, 사회단체 일군들과 인민들에게 통일전선형성에서 나서는 원칙적문제들을 잘 일깨워주어야 합니다. 그리하여 통일전선사업에서 나타나고있는 편향들을 바로잡고 하루빨리 남조선에서 민주주의적인 통일전선을 튼튼히 형성하도록 하여야 할것입니다.

나는 려선생이 친일파, 민족반역자들의 온갖 책동을 용감히 물리치고 남조선의 모든 애국적민주력량의 단결을 강화하며 민주주의자주독립국가를 건설하기 위한 사업에서 커다란 성과를 거두리라고 굳게 믿습니다.

려선생이 이제 서울에 돌아가면 선생에 대한 미군과 반동들의 모략책동이 심하여질수 있습니다. 나는 선생이 언제나 반동들의 악랄한 모략행위에 경각성을 높이며 부디 건강에 류의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