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신]

미국 보스턴에 거주하는 김광섭 박사는 4일 <프레시안>과의 인터뷰를 통해 "합조단의 수중폭발실험은 온도, 압력, 버블의 존재 시간 등에서 어뢰의 수중 폭발 상황을 제대로 재연하지 못했다"며 "잘못된 실험을 바탕으로 천안함이 북의 어뢰에 피격됐다고 내린 합조단의 결론은 무효"라고 말했다.

인터뷰전문은 다음과 같다

천안함 합조단 실험 엉터리

"합조단, 휘발유 드럼통 내 폭발과 단순 연소 비교한 격"

- 흡착물질 논란은 왜 중요한가?

"합조단의 여러 조사 중 흡착물과 관련된 내용을 제외한 모든 조사는 어뢰피격설의 간접적인 증거를 제공하지만 결론을 직접 입증하지는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합조단에서도 흡착물 분석 결과를 결정적인 증거라고 강조했다. 나 역시 알루미늄 함유 흡착물에 대한 조사만이 어뢰설을 입증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나는 합조단의 결론을 강력히 비판해 왔다. 어뢰설을 입증하기 위해 실시한 합조단의 수중폭발실험은 부적절했다."

- 어떤 점에서 부적절했나?

"한마디로, 합조단의 실험은 어뢰가 수중에서 폭발하는 조건을 재연하지 못했다. 왜 그런지를 설명하려면 우선 어뢰의 수중 폭발 상황에 대한 설명부터 해야 한다.

합조단은 어뢰의 폭약 중량이 200~300kg이라고 추정했다. 폭약이 터지면 폭약제와 산화제는 즉시 온도와 압력이 매우 높은 가스로 바뀐다. 탄두 외피는 그 가스의 압력 때문에 팽창하다가 산산조각 난다. 외피를 둘러싸고 있는 바닷물은 압력을 받고 충격파는 바닷물로 전달된다. 고성능 폭탄이 터지면 20만 기압과 5000℃의 열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되어 있다. 물속이라면 훨씬 더 높은 열과 압력이 나올 것이다.

탄두는 외피가 산산조각 나기 전에 폭약제의 분해가스와 금속 알루미늄 입자들이 가능하면 많이 반응하도록 설계되어 있을 것이다. 폭발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그 반응이 완전하지 않다면 나머지 금속 알루미늄은 탄두 외피가 산산조각 난 후에라도 버블 안에서 폭발제의 분해가스와 지속적으로 반응해 오랫동안 높은 온도와 압력이 유지되도록 되어 있을 것이다. RDX, HMX, TNT 등에 알루미늄 입자가 추가되면 폭발 효과를 크게 증가시킬 수 있다. 일부 알루미늄 입자가 물, 특히 폭발열 때문에 만들어진 증기와 반응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합조단이 그런 실험 조건을 만들지 못했다는 말인가?

"합조단은 금속 알루미늄 분말이 포함된 적은 양(15g)의 폭약을 바닷물로 채워진 수조(2m×1.5m×1.5m)속에 넣었다. 알루미늄 입자의 양은 3g 이하일 것으로 보인다. 폭약제와 산화제, 그것들을 뭉쳐주는 물질등 통상 화약에 들어가는 물질들을 구형으로 만든 다음 모양을 유지하기 위해 실러로 외부를 코팅했을 것이다.

이런 조건이라면 폭약의 양도 매우 적은 것이고 특히 실제 어뢰의 경우와 달리 탄두에 외피가 없어 폭약이 폭발하자마자 즉시 분산했기 때문에 높은 압력과 온도를 얻지 못했을 것이다. 이는 휘발유를 드럼통에 넣어 폭발시키는 것을 휘발유를 땅에 뿌린 다음 연소시키는 것과 비교하는 것과 같다.

수중에서의 실제 폭발과 비교했을 때 알루미늄 입자들과 반응하는 분해가스의 압력과 온도는 훨씬 더 낮았을 것이고, 반응 시간은 더 짧았을 것이다. 합조단의 실험에서는 어뢰의 수중 폭발 경우보다 훨씬 적은 비율로 첨가된 알루미늄 분말이 폭발할 때 생성된 가스들과 반응했을 것이다. 어뢰 폭발과 전혀 다른 조건인 것이다. 한국국방과학연구소가 과거 그보다 훨씬 많은 폭약(3000g)을 사용해 비슷한 실험을 했는데 최고 압력이 1000기압보다 낮았다고 학술지에 발표한 적이 있다. 합조단의 실험에서는 그보다 더 낮은 압력이 얻어졌을 것이다."

- 이승헌 교수의 주장은 어떻게 평가하나?

"이승헌 교수는 흡착물에 관한 합조단의 주장이 틀렸을 가능성을 처음으로 제기했다. 이 때문에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이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다. 더 중요한 것은, 이승헌 교수로 인해 합조단이 비밀의 장벽을 조금 열고 외부 사람과 과학·기술적 대화를 처음으로 시작하게 됐다. 그 결과, 합조단이 당초 발표한 분석 결과의 일부가 잘못됐음을 인정하고 새로운 결과를 발표했다. 또한 합조단이 이 교수의 결론을 비난하는 과정에서 합조단이 어떠한 사고 과정이나 논리를 이용해 주요한 결론을 (틀리게) 내렸는지를 보여줬다. (이는 알루미늄 물질에 대한 이해가 깊지 못해서인데 곧 자세한 내용을 발표하겠다)

그러나 알루미늄을 용융·냉각시킨 이 교수의 실험 역시 적절한 건 아니었다. 이 교수는 300메시의 결정질 금속 알루미늄 파우더(최대 입자 크기 85 마이크로미터)를 1100℃에서 40분간 가열한 후 물속에 넣어 급랭시켰는데, 그건 수중 폭발을 재연하는 게 아니었다. 300메시의 알루미늄 입자는 알루미늄 폭약에 쓰기엔 너무 크다. 이 교수는 실험에서 결정성 알루미늄 산화물이 생성됐다는 것에 큰 의미를 부여했는데, 그런 실험 조건에서 나오는 당연한 결론이다. 따라서 이제부터는 내가 제기하는 쟁점들에 관해 논쟁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방과학연구소 학자들 자유로운 발언 가능했을지 의심스러워"

- 어떤 쟁점들이 있나?

"어떤 물질이 나노미터(10억 분의 1) 크기의 파우더로 만들어졌을 때 그 화학적·물리적 특징은 큰 덩어리 때와는 다르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또한 나노미터 크기 파우더의 화학적·물리적 특징은 제조 방법과 보호막을 생성시키는 방법과 조건, 입자의 크기와 모양, 표면 면적, 결정성의 정도, 입자 내 또는 입자간 구멍(공간) 등에 따라 달라진다. 어뢰 제조자들은 높은 반응성 때문에 나노미터 크기의 알루미늄 파우더를 최적화시켜 사용할 것이다. 합조단은 어떤 금속 알루미늄 분말을 사용했는지를 명시하고 왜 그런 분말을 선택했는지 설명해야 한다. 이승헌 교수는 어떤 분말을 이용했는지를 명시했다.

어뢰가 수중에서 폭발할 때 분해가스와 반응하는 알루미늄 파우더가 합조단의 실험에서 발생한 분해가스와 반응한 알루미늄 파우더와 화학적·물리적 특징이 다를 수 있다. 또, 어뢰 속에서 폭약의 분해가스와 반응한 알루미늄 파우더의 비율, 그리고 합조단의 실험에서 폭약의 분해가스와 반응한 알루미늄 입자의 비율이 다를 수 있다는 것도 또 하나의 중요한 쟁점이다. 합조단은 이런 점들을 이해하고 실험을 했는지를 대답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흡착물의 화학적·물리적 성질을 철저히 규명해서 발견된 어뢰가 천안함을 침몰시키는데 책임이 있는지 없는지를 규명하는 것이다. EDS(에너지 분광기)나 XRD는 초기 조사를 하는데 적합하지만 더 자세한 정보를 제공하지는 못한다. 알루미늄 분말의 화학적·물리적 성질을 규명하는데 도움 준다고 증명된 많은 분석 기술들이 있다."

- 어뢰 수중폭발실험은 가능한가?

"막대한 연구 자금과 인력을 투입하더라고 불가능하다. 우선 의심되는 어뢰에 사용된 폭약의 성분(특히 알루미늄 분말)과 제조 방법을 알아야 하는데 이는 어뢰 제조자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하다. 따라서 재연 실험에 시간과 인력을 쓰기 보다는 현존하는 흡착물의 화학적·물리적 성질을 포괄적으로 연구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본다."

- 합조단에 대해 강하게 비판해 왔는데

"알루미늄 함유 흡착물에 대해 화학적·물리적으로 포괄적인 분석을 수행할 능력과 관심이 합조단에 있는지 의심스러웠다. 이 문제에 대해 합조단이 해온 일과 일부 비판자들에 대한 답변을 볼 때 합조단은 매우 무능력하고 이 문제를 잘 이해하지 못했다.

예컨대, 흡착물의 EDS 분석 결과의 비판에 대한 합조단의 답변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 합조단이 쉽게 얻을 수 있는 알루미늄 수산화물, 산화 수산화물과 수산화물의 EDS 결과를 가지고 있었다면 이 문제를 간단히 해결할 수 있었을 것이다. 실험실에서 4시간 정도만 실험하면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이런 EDS 결과는 흡착물의 주성분이 알루미늄과 산소라고 발견했을 때 즉시 시행했어야 했다.

이를 볼 때 합조단이 추가적인 화학적·물리적 조사를 한다고 해도 진짜 의문에 답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 합조단은 얻을 수 있는 최선의 정보를 얻어내는 능력이 없거나 관심이 없거나 혹은 둘 다였다.

이미 일어난 사건에 대해 사후에 그 이유를 알아내는 건 언제나 어렵다. 케네디 암살을 조사한 워런위원회는 최선의 결과물을 만들어 냈고 그에 기초해 결론을 냈기 때문에 이후 수많은 새로운 가설과 문제제기가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흔들리지 않았다. 워런위원회는 정부 안팎에 있는 최고의 전문가들을 기용했고, 가용한 모든 정보를 수집했으며, 적절한 방식으로 모의실험을 했다. 전문가들이 직장에서 쫓겨날 걱정 없이 자유롭게 증언할 수 있는 환경도 만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워런위원회의 보고서를 믿지 않는 사람들이 일부 있지만 대부분은 믿는다.

그러나 천안함 최종 보고서에 대해 과연 얼마나 많은 과학자들이 믿을 거라고 보는가? 흡착물 관련 조사를 한 국방과학연구소 사람들이 합조단의 공식적인 입장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자신들의 의견을 얼마나 자유롭게 피력했을지 의심스럽다. 나는 국방과학연구소의 과학자들이 그렇게 무능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알루미늄 흡착물과 관련된 합조단의 결론을 만약 오늘 법정으로 가져가 능력 있는 과학자와 공학자들이 재판에 참여한다면 합조단은 아마 패소할 것이다. 간접적인 증거만으로는 법정에서 승소하기 힘들다. 재판에서는 재판관의 승인을 받아 재판 이전에 기술적인 증거의 책임을 갖는 과학자나 공학자를 증인으로 채택해 심문하고 그 자료를 자세하게 검토할 수 있다. 그러나 합조단은 그런 정밀 조사를 받지 않았다.

합조단의 결론을 입증해야 할 책임은 물론 합조단에 있다. 그러나 내가 보기에 합조단은 얻을 수 있는 최선의 결과를 가지고 있지 않고, 조사 활동은 수준 이하였다. 나는 독립적인 조사를 할 것을 권한다. 최소한 알루미늄 함유 흡착물에 대해서 만이라도. 합조단은 해체됐기 때문에 국방부는 책임지고 그 물질을 보관해야 한다."

- 무슨 일을 했나?

"1964년 서울대 공대 화공과를 졸업하고 한국화약 신사업개발부에서 2~3년 일했다. 67년에 미국에 와 1970년에 퍼듀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고 계속 금속의 표면 산화에 관한 연구를 했다. 엑손 R&D 회사에서 물질을 분석하는 연구실을 세웠고, 부식과 촉매에 관한 연구를 했다. 그 후 미국과학재단에서 표면과학, 나노 분말, 촉매, 부식 등을 포함한 분야의 프로그램을 책임지고 자금 지원 심사를 했다.

이후 폴라로이드사에서 물질 분석 연구실을 확장해 운영하고 알루미늄을 사용하는 필름을 개발하는 일을 했다. 이 때 알루미늄 분말의 화학적·물리적 성질을 연구했다. 당시 알루미늄 폭약을 개발하는 전문가들과 많은 접촉이 있었다. 은퇴 후에는 귀국해서 LG화학의 기술고문으로 2년간 일했다.

미국과학재단에 근무할 때와 은퇴 후에는 컨설턴트로, 기업 근무 때는 직원으로 물질과 관련된 특허 법적 분쟁 분야의 일을 해왔다. 양측에서 법정에 제출한 증거물을 검토하고 상대측의 기술적 취약점을 찾아내고 내 쪽의 증거를 보강하도록 자문하는 게 내 역할이었다.

내가 알루미늄 함유 흡착물과 관련한 합조단의 보고서를 검토한 이유는 단순하다. 그 분야의 전문 지식과 경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재판의 경우와 달리 합조단이 자세한 정보를 다 공개했다고 보지 않는다. 그러나 합조단이 5월 20일 발표한 내용과 이에 대한 반박, 그리고 합조단의 이에 대한 답변으로 보충한 자료를 공정하게 검토하려고 노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