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  설]


 

이북은 한반도에 조성된 엄중한 정세와 관련하여 정부, 정당, 단체 연합회의를 소집하고 우리 민족의 힘으로 현 난국을 타개하고 평화와 통일의 새 국면을 열어나가기 위한 연합성명을 채택한데 이어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 담화를 발표하였다.

자자 구구 민족애가 흘러 넘치고 민족대단결정신과 평화통일의지가 맥박치는 이북의 연합성명과 대변인 담화는 지금 우리 변혁운동가들은 물론 각계 민중의 가슴속에 새로운 희망과 신심을 안겨주며 커다란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지금 남북관계는 대결이냐 대화냐, 전쟁이냐 평화냐 하는 중대한 기로에 놓여있다.

우리 민족이 세기와 년대를 넘으며 아직까지 통일을 이루지 못한 것도 가슴 아픈 일인데 세계 면전에서 서로 싸우는 것은 참을 수 없는 비극이고 수치이다.

날로 격화되는 대결과 긴장상태를 수수방관한다면 나라의 통일은 고사하고 온 민족이 핵 전쟁에 휘말려드는 것을 피할 수 없게 될 것이다.

더 이상 동족간의 소모적인 대결에 시간과 민족의 재부를 낭비하고 통일과 번영이 지체되는 현실을 용납할 수 없는 것이 오늘 7천만 겨레의 의지이다.

연합성명에서 밝힌 바와 같이 남북 사이의 긴장완화와 관계개선을 비롯하여 민족의 중대사와 관련한 모든 문제들은 반드시 대화와 협상, 접촉을 통해서만 해결할 수 있다.

민족의 중대사와 관련한 모든 문제를 남과 북이 대화와 협상, 접촉을 진행하면서 최대한 합의점을 모색하고 그것을 협의해결해 나간다면 우리 민족의 이익과 공동의 발전, 평화와 번영을 위한 많은 문제들이 순조롭게 풀려 나갈 수 있다.

남북간에는 대화와 협상을 통하여 제기되는 문제들을 슬기롭게 해결한 좋은 전례가 있고 이미 채택한 훌륭한 원칙과 선언들이 있다.

남과 북이 과거를 불문하고 진정으로 대화와 협상을 통한 문제토의에 나선다면 한반도에 조성된 대결과 전쟁의 기운은 가셔지게 될 것이다.

오늘의 엄혹한 현실에서 남북관계가 어느 길로 가고 민족의 전도가 어떻게 되는가 하는 것은 연합회의제안에 대한 당국의 태도여하에 달려 있다.

지금 일부 보수계층들 속에서는 그 무슨 『진정성』을 운운하는 한편 남과 북 사이의 있었던 불미스러운 과거들을 계속 들추어내며 이북의 대화제의를 한사코 외면해 나서고 있다.

특히 대화당사자인 당국은 『북측이 수신인을 남측당국으로 하는 전통문을 보내지는 않았다』느니, 『구체적인 행동으로 대화에 대한 진정성이 먼저 확인되어야 한다』느니 뭐니 하며 이북의 성의있는 대화제의에 먹칠을 하려하고 있다.

이것은 민족의 지향과 염원에 대한 모독일 뿐 아니라 이북의 진정성을 짓밟는 반민족적, 반통일적 행위이다.

진정으로 민족의 화해와 협력, 평화와 통일을 바라는 사람이라면 이북의 성의있는 아량과 동포애적인 제안을 외면할 수 없다.

만약 당국과 정당, 단체들이 21세기의 새로운 10연대를 희망과 번영의 연대, 통일의 연대로 만들려는 이북의 중대제안을 외면하고 대화와 협상을 거부한다면 두고두고 평화와 통일의 파괴자, 민족반역자의 수치스러운 오명을 벗지 못할 것이다.

나라의 통일을 바라고 민족의 운명을 걱정한다면 당국을 포함한 각 정당, 단체들은 이제라도 대결정책에서 대담하게 벗어나 이북의 대화와 협상제의에 적극 호응해 나와야 한다.

여기서 실권과 책임을 가진 당국의 역할이 자못 중요하다.

당국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민족적 화해와 통일번영을 이룩하기 위해 이북의 대화와 협상제안에 지체없이 무조건 응해 나서야 한다.

또한 이러저러한 조건을 내세우며 정당, 단체들의 대화와 협상요구를 거부하거나 가로막는 부당한 행위를 하지 말아야 한다.

비방중상과 자극적인 행동은 남북관계를 해치는 불씨이며 군사적 충돌을 유발할 수 있는 위험한 도화선이다.

서로의 비방중상이 난무하고 자극적인 행동이 벌어지는 속에서는 대화와 협상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없고 설사 마주 앉는다고 해도 순조롭게 추진될 수 없다.

남과 북은 이미 7.4공동성명과 공동선언들을 통하여 서로 비방중상을 중지하며 상대방을 자극하는 행동을 하지 않을데 대해 확약하였다.

현 당국은 오해와 불신을 증폭시키고 대결과 적대감을 고취시키는 비방중상과 자극적인 행동을 걷어치움으로써 대화와 협상에 유리한 분위기를 마련해야 한다.

남북 사이의 긴장상태를 해소하고 평화통일을 이룩하기 위한 중대한 사업은 우리 민족외에 그 누구도 대신해줄 수 없다. 남북관계개선과 조국통일운동의 주체는 우리 민족자신이며 그것을 이끌어갈 힘도 우리 민족에게 있다.

우리 민족이 굳게 손을 잡고 나아갈 때 조국통일의 앞길에 가로놓인 시련과 난관은 문제로도 되지 않으며 자주통일과 평화번영도 반드시 실현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