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제민전 대변인 2.19 논평

 

내외의 커다란 기대를 모았던 남북고위급 군사회담이 실무토의단계에서 결렬되고 말았다.

지금 우리 민중과 온 겨레는 모처럼 마련된 대화의 장을 깨어버린 이남 당국의 불성실한 태도에 분노를 금치 못하고 있다.

민족의 기대를 저버린 현 정권의 저의는 다른데 있지 않다.

남북관계를 대결국면으로 더 깊숙이 몰아가는 한편 외세와 공조하여 어리석게도 북을 와해 시켜보려는데 있다.

동족을 와해시킬 때만이 『자유민주주의 체제하의 흡수통일』을 실현할 수 있다는 것이 현 정권의 이른바 대북관, 통일방안이다.

그것은 지난해 8월에 내놓은 「3단계 통일방안」에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이론적 바탕을 보면 노태우 정권의 「한민족공동체 통일방안」과 저들의 대북정책인 「비핵, 개방, 3000」이다. 물론 전자와 후자 다 분열주의적 대결각본이라는 데서는 차이가 없는 것들로서 내외 여론의 뭇매를 맞을 대로 맞은 것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국은 분열을 고착화하고 대결과 전쟁만을 부르는 저들의 「통일방안」에 대한 국제적 지지까지 구걸하며 동분서주하고 있다.

통일을 향해 함께 가야 할 남과 북이 서로 다른 통일방안을 고집한다면 동족대결과 민족참화밖에 가져올 것이 없다.

서로가 자기의 사상과 제도를 양보하려 하지 않는 여건에서 우선 상호 인정과 존중이 필요하다. 그러한 기반위에서 실현 가능하고 공명정대한 통일방안이 합의됐을 때에야 비로소 남과 북 모두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통일의 설계도, 온 겨레를 통일위업수행에로 불러일으키는 통일의 참다운 이정표로 될 수 있는 것이다.

우리 민족에게는 이미 남북의 수뇌분들이 합의하고 온 겨레가 지지찬동하였으며 세계가 공인한 가장 합리적인 통일방안이 있다.

6.15 이후 남북관계가 화해와 단합의 관계로 급전환하고 통일운동에서 자랑스런 성과들이 연이어 이룩된 것은 연방제 통일방안의 당위성을 웅변으로 증명해주고 있다.

현 정권이 6.15공동선언에 대한 부정적 태도를 가지지 않았더라면 좋게 발전하던 남북관계가 풍지박산나고 정세가 전쟁접경으로 치닿지 않았을 것이다.

남과 북이 합의한 연방제 통일방안을 부정하고 『자유민주주의 체제하의 통일』을 주장하는 것은 그 착상과 시도부터가 잘못된 것이다.

당국이 앞으로도 계속 연방제 통일방안을 부정하고 체제통일론에 매어 달린다면 정세가 어떻게 흐를지 누구도 알 수 없으며 그 책임은 전적으로 현 정부가 지게 될 것이다.

당국은 이제라도 동족에 대한 적의에 기초하고 북의 붕괴를 전제로 하는 시대착오적 흡수통일방안을 철회하고 화해와 단합에 기초하는 연방제 통일방안을 인정하며 6.15공동선언을 존중하고 이행하는 길로 나와야 한다.

그 길만이 한반도의 긴장을 가시고 남북관계를 개선하며 민족의 평화적 통일을 이룩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