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신]


 

부산저축은행 부산 본점 점거농성이 열흘 가까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피해자로 이루어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은행직원들이 지속적으로 증거를 빼돌려 온 것으로 보인다』며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17일 부산저축은행 비대위는 부산시 동구 초량동 본점 농성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훼손된 은행직원의 다이어리와 각 사무실의 열쇠꾸러미 등을 공개했다.

비대위는 『16일 검찰의 증거 확보 과정에서 은행 관계자가 서류뭉치와 열쇠를 빼돌리는 사건이 발생했다』라며 『이외에도 현장에서 발견된 훼손된 다이어리를 보면 지난 2월 17일부터 증거자료를 인멸해온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김옥주 비대위 위원장은 별관 쪽 출입구 열쇠를 은행 측이 확보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곳으로 드나들며 자료를 빼돌렸을 것으로 본다』고 강한 어조로 목소리를 높였다.

피해자들은 현재 은행 본관에서 점거농성 중인데 이곳과 별도로 별관 건물이 바로 옆에 붙어 있다. 사실 확인을 위해 김옥주 비대위 위원장은 『별관 출입구 쪽 폐쇄회로 영상(CCTV)를 공개해야 한다』 고 수사 당국에 요청했다.

비대위는 이날 오후 2시 폐쇄회로 영상을 확인하기 위해 검찰과 경찰, 은행, 금융당국 관계자 간 회동을 제안했으나 경찰과 예금보호공사 측의 난색 표시로 결국 무산됐다.

앞서 예금보호공사는 열쇠(마스터키)를 탈취 당했다며 16일 밤 부산 동부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하고 수사를 의뢰한 상황. 예보 측은 『직원을 폭행하고, 마스터키를 탈취한 것은 절도행위』라며 즉각적인 공권력 투입을 촉구했다. 또한, 부산지법에 농성자들을 상대로 「초량 본점 접근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해 압박을 가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 「조선일보」는 『부산저축은행 점거시위자들이 마스터키를 훔치면서 도를 넘었다』고 단독 보도해 파문이 일었다.

이 같은 소식을 접한 비대위는 『어이없다』는 반응이다. 김옥주 비대위 위원장은 『열쇠는 물론 자료까지 마음대로 빼가는데 어떻게 수사가 제대로 되겠냐』며 『이를 가볍게 다루는 예보는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질 수 없다』고 말했다. 덧붙여 『은행 매각하는데만 신경을 쓰고 증거자료를 없애는지, 빼가는지는 전혀 관리하지 않고 있다』며 비판한 뒤 『이왕 고소했으니 나도 맞고소해 CCTV를 공개하고 진실을 밝히자』고 주장했다.

「조선일보」의 마스터키 탈취,폭행 보도에 대해서도 비대위 한 관계자는 『옥신각신이야 있었지만, 탈취나 폭행은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며 『열쇠를 훔쳐간 사람이 누군데 그런 말이 나오느냐』고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