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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을 우롱모독하는 행위

지난 28일 새누리당 대선후보 박근혜가 서울 종로구 창신동에 있는 전태일 재단을 찾아가 열사를 「추모」하는 꼼수를 부리려다가 유족과 관계단체의 강한 항의로 문전거절당했다.

오직 대선을 겨냥한 그의 「민심행보」는 만사람의 비난과 배격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에 앞서 있은 김대중, 노무현 전대통령의 묘역에 대한 참배도 마찬가지이다.

나라와 민족앞에 공헌한 전직 대통령들을 정치적으로 타살하고 비명횡사하게 만든 당사자들이 저들의 범죄적 정체를 가리우고 장기집권야망을 실현하기 위해 이른바 「국민대통합」이라는 구호를 들고 어울리지 않는 「참배」놀음을 벌이는 것도 가증스럽지만 국민적 원한의 상징인 「유신」독재자의 범죄를 무마시키고 대권욕을 이루기 위해 열사에 대한 「추모」극을 벌이려 했던 것도 분격을 금할 수 없는 일이다.

전태일 열사로 말하면 「유신」독재집단의 살인적인 노동정책에 의해 무참히 희생된 수천 수만의 근로민중 가운데 한사람이다.

그는 열악한 노동환경을 개선할 것을 요구하여 파업과 시위를 단행하던 가운데 1970년 11월 13일 온 몸에 휘발유를 붓고 분신자살한 민주열사이다.

그것이 기폭제가 되어 이 땅에는 전태일 열사의 희생을 헛되이하지 않게 하려는 시위가 요원의 불길마냥 타번졌지만 노동조건의 개선은 고사하고 노동자들에 대한 노예노동과 무자비한 탄압만이 가중되었다.

그때로부터 많은 세월이 흐르고 정권교체도 여러번 이루어졌지만 지금도 우리 민중은 「유신」독재정권의 야만적인 파쇼독재행위를 끝없이 저주하며 다시는 그러한 폭정의 시대가 되풀이되지 않게 하려고 마음다지고 있다.

그런데 「유신」독재자의 딸인 박근혜가 지금 애비의 후광을 받아 권좌를 차지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며 민심을 끌어당기는데 혈안이 되어 날뛰고 있으니 참으로 기막힌 일이 아닐 수 없다.

박근혜가 열사의 재단을 찾아다니며 「추모」극을 벌인다고 해서 구천에 사무친 「유신」독재자에 대한 국민적 원한이 가셔질 수 있고 화해의 손길로 이어질 수 있겠는가.

또 박근혜가 속에 품은 칼을 감추고 「위로」광대극을 벌인다고 해서 독재자의 혈통을 이어 받은 자기의 체질을 가리울 수 있겠는가.

실제로 박근혜는 절대다수 근로민중과 시대의 지향과 요구는 안중에 없이 오직 대권욕에 광분하는 권력야심가이고 냉혈한에 지나지 않는다.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의 비정규직반대를 비롯한 생존권투쟁에 아무런 관심이 없는 것은 물론 억울하게 숨진 희생자들과 용산참사 희생자와 유가족들을 무관심과 냉대로 대처한 것이 박근혜이다.

박근혜는 미국산 광우병 쇠고기수입 반대시위투쟁에 대해서는 「불순분자들의 난동」으로 모독하며 파쇼폭압을 선동했고 대학생들의 반값등록금 요구에 대해서도 가장 악질적으로 반대해 나섰다.

최근에 이르러 그가 대학생들의 반값등록금 요구를 수용할 듯한 냄새를 피우고 있는 것은 그것을 받아들일 의사가 있어서가 아니라 오직 대선을 노리고 젊은 층의 지지표를 긁어모으려는데 그 목적이 있다.

전태일 재단에 찾아가 열사에 대한 「추모」극을 벌이려 했던 것도 국민을 기만하고 한표라도 더 받아보려는 오그랑수에 지나지 않는다.

박근혜가 진정 열사에 대한 추모의사가 있다면 「유신」독재정권시기에 감행된 반민족, 반민주, 반통일행위들을 진심으로 사죄하고 자기의 독재체질을 반성하며 대선후보는 물론 정계에서 물러나는 것이 옳은 처사이다.

그러한 정신적 준비는 전혀없이 열사를 찾아다니며 속에 없는 빈말공부질만 하려는 것은 열사를 욕되게 하고 국민을 기만하면서 권력을 강탈하고 또다시 이 땅에 제2의 「유신」독재체제를 세우려는 것으로 밖에 되지 않는다.

우리 국민이 이것을 모를리 없다.

이번에 박근혜의 속심을 본 유가족을 비롯한 국민들이 그를 문전에서 배척하는데 그쳤다면 앞으로 그런 어리석은 시도를 다시 할 경우 결코 무사치 못할 것이라는 것이 국민의 일치한 생각이다.

「유신」독재자의 5.16 군사쿠데타를 「불가피한 최선의 선택」으로 미화분식하고 우리 민중의 의로운 애국운동을 범죄시하는 박근혜는 열사를 추모할 체면도 자격도 없는 완전히 숙청해야 할 「유신」독재의 잔뿌리이다.

서투른 기만극으로 국민을 우롱모독하는 박근혜는 그 대가를 톡톡히 치르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