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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자위대 끌어들여 동족 말살노리는 PSI 훈련

-유영재(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미군문제팀장) -
 

9월 26~27일 부산에서 대량파괴무기 확산방지구상(PSI)의 핵심적 요소인 ‘해양차단훈련(Eastern Endeavor 12)’을 실시한다고 외교통상부와 국방부가 밝혔다.

2010년에 이어 한국 인근 해역에서 두 번째로 실시되는 이번 훈련에는 한국과 미국, 호주는 물론이고 독도영유권과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으로 갈등을 빚고 있는 일본 자위대도 참여한다.

부산에서 100km 떨어진 동남방 공해상에서 벌이는 이번 해상차단훈련에는 함정 7척, 항공기 11대, 9개의 검색팀이 참가한다. 한국은 7,600톤급 이지스함 2척, 1,500톤급 초계함(PCC) 1척, 1,500톤급 해경함정과 항공기 6대(P3C 1대, 헬기 5대), 검색팀 7팀이, 미국은 4.000톤급 호위함(FFG) 2척, P3C 1대, 헬기 1대, 검색팀 1팀, 일본은 4,000톤급 구축함 1척과, P3C 1대, 헬기 1대, 검색팀 1개팀, 호주는 AWACS기 1대가 참여한다.

PSI는 북에 대한 맞춤형 봉쇄정책

국방부 당국자는 이번 훈련에 대해 “(북한 등) 특정 국가는 전혀 염두에 두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과연 그런가.

PSI는 2차 북핵 위기가 고조되던 시기인 2003년 6월 북한, 이란, 시리아 등을 대상으로 대량살상무기(WMD)의 확산을 사전에 차단한다는 목적으로 부시정권의 주도로 발족했다. 이에 앞서 2002년 12월 미국은 서산호 나포 사건(스페인 함정이 미국의 요청으로 북한 화물선 서산호를 나포하여 스커드 미사일 등을 확인하였으나, 예멘정부가 합법적 교역임을 주장하자 미국이 이를 풀어줄 것을 요청하고 스페인이 미국에 강력히 불만을 표시한 사건)을 일으켜 대량살상무기 확산 차단 여론을 조성한 바 있다.

PSI를 입안한 네오콘의 핵심 존 볼튼 전 미 국무부 군축담당 및 국제안보담당 차관은 미국 하원 국제관계소위 청문회 증언에서 “확산방지구상을 통해 북한의 대량살상무기를 보다 효과적으로 저지하려는 우리의 노력은 화살통 속의 또 다른 화살”이라고 밝혔다.(한국일보 2003.6.5)

국방부 관계자는 “PSI 참여는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단계에서 압박수단이 될 수 있다”면서 “북한이 아니면 PSI를 할 필요가 없다”(통일뉴스 2009. 3. 20)고 발언했다. 유명환 전 외교부장관도 “북한이 두 번에 걸쳐 장거리 미사일을 쏘면서 PSI 필요성이 올라갔다”(국민일보 2009. 4. 10)고 말했다.

국방부 산하 연구기관인 한국국방연구원 관계자도 “한국 연근해에서의 차단작전은 북한 선박 또는 북한 교역과 관련된 선박에 대한 차단작전을 의미한다.”고 밝히고 있다.(박창권, “북한의 핵확산 위험과 한국의 PSI 참여 확대 방안”, <군사논단> 제66호(2011년 여름), 124쪽)

이처럼 PSI는 북한 등을 겨냥한 맞춤형 봉쇄정책으로 출발한 것이고, 이명박 정부가 PSI에 전면 참여한 것도 북한의 2차 핵실험에 대한 보복조치의 하나였다. 한국 연근해에서 잇따라 훈련을 벌이는 것도 북한을 겨냥한 것이다. 따라서 이명박 정부가 PSI 전면 참여가 북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것은 이에 대한 비난을 회피하기 위한 꼼수일 뿐이다.

바로 이 때문에 북에서는 한국의 PSI 참가와 한국 인근 해역에서의 PSI 훈련에 대해 격렬히 반대하는 것이다. 이래서 훈련으로 인한 직접적 충돌이 아니라도, 남북 사이에 말폭탄이 오고가고 이로 인해 서로의 감정이 자극되고 군사적 긴장도가 높아지면 군사적 충돌의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지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미국 의회조사국은 2003년 7월 미 하원에 제출한 대북 위기 시 군사제재 방안보고서에서 대북 PSI로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발할 수 있음을 지적했다. 2005년 5월 미 공화당 정책위가 내놓은 보고서 역시 미국, 호주, 일본, 한국이 대북 봉쇄를 전개할 경우 북한의 군사도발과 긴장고조가 전쟁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법적 근거 없는 PSI, ‘차단’은 명백한 국제법 위반

국방부 당국자는 “유엔 안보리결의안 1540호에 의거해서 2003년도에 PSI가 출범했다”고 주장한다. 이것은 새빨간 거짓말이다.

PSI는 부시 미국 대통령이 2003년 6월 1일 G8 정상회담 참여국들에게 PSI를 제안한 데 이어, 6월 11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미국, 영국, 호주,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일본, 네덜란드, 폴란드, 포르투갈, 스페인 등 11개국이 참가한 가운데 발족한 기구다.

국방부 당국자가 말하는 유엔안보리 결의안 1540호는 미국 정부의 요청으로 2004년 4월 28일에 채택됐다. 즉, 유엔안보리결의안 1540호에 의거하여 PSI가 출범한 것이 아니라, PSI 출범의 근거를 만들기 위해 뒤늦게 추진된 것이 유엔안보리결의안 1540호인 것이다.

PSI는 국제조약이나 유엔 결의에 따른 것이 아니라 부시 행정부의 ‘네오콘’들이 기획한 공세적 일방주의의 산물로서, 유엔 틀 밖에서 미국이 주도하는 관련 국가들 간의 임의활동에 불과하다.

특히 PSI의 핵심 행동원칙인 ‘차단작전’은 선제공격적 성격의 작전이다. ‘차단’은 ‘포격과 폭격을 동원하여 상대방의 행동을 저지하는 행위’로서 정선.승선.검색은 물론이고 나포와 압류까지 작전범위에 포함되는 매우 공격적인 군사적 조치다.

유엔해양법 협약은 무국적 선박, 해적행위, 노예 매매, 국기 허위 게양, 불법 라디오 방송 등과 같은 범죄행위를 하지 않는 선박에 대해 공해상에서 자유롭게 항해 할 수 있는 자유항행의 원칙(87조)과, 공해는 물론이고 상대국에 피해를 주지 않는 이상 상대국 영해에서도 자유로운 통행을 보장한 무행통항권(17, 19, 23조)을 규정하고 있다. 설령 핵물질 등을 운반중인 선박이라도 국제협정이 정한 서류를 휴대하고 예방조치 의무를 준수할 경우 무해통항권을 보장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PSI에 따라 대량살상무기(WMD)를 실은 것으로 ‘의심’되는 선박의 통행을 아무런 법적 근거도 없이 일방적으로 가로 막고 검색하는 것은 엄연한 국제법 위반이다. 이처럼 “PSI는 태생적으로 국제법적 문제점을 안고 있다.”(박정재, “PSI 발전 경과 및 독일 OEG 회의 결과”, <합참> 제50호(2012. 1), 73쪽)

PSI는 정전협정 상의 군사인원과 무기반입금지(2조 13항), 적대행위와 봉쇄금지조항(2조 14~16항)에도 위반된다.

실효성조차 의심스러운 PSI

2011년 11월 7~10까지 독일에서 PSI 운영전문가그룹(OEG) 회의가 열렸다. 한국은 21번째 OEG 회원국으로 이 회의에 참가했다. 이번 회의에서 환적.경유 화물에 대한 차단 사례로 싱가포르는 ’08년 북한발 이란행 로켓퓨즈 차단 사례를, 터키는 ’11년 3월 영공을 통과하는 이란발 시리아행 항공기 차단 사례를, 그리스는 ’07년 이후 3건의 화물 차단 사례를 발표했다. 이에 대해 러시아는 상기 차단 사례는 대량살상무기 및 관련물자가 아닌 재래식 무기 차단 사례로 PSI와 무관한 사항이라고 지적하며 차단 원칙에 충실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또한 독일과 프랑스는 브라질,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남아공, 이집트, UAE 등에 대해 아웃리치(PSI 확대 및 확산을 위한 홍보활동)를 실시하였으나, 법적 근거 모호 및 정치적 이유 등으로 PSI 가입에 유보적인 입장을 표명하였다고 발표하였다. 특히 중국의 PSI 가입은 요원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보고하였다.

뿐만 아니라 PSI OEG 회의 주최국 선정에 대해서도 러시아가 PSI의 지속가능성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주최국 선정 방식을 논의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주장하여 이에 대한 합의를 이룰 수 없었다.

결국 회의에 상정한 모든 내용은 결정되지 못했다.

아무 것도 결정할 수 없고 실효성도 없는 한심한 회의에 우리나라는 독일 공사참사관을 대표단장으로 하여 외교부, 합참, 해양경찰청, 관세청 등 8명이나 되는 인원이 참가하였다. 이는 예산 낭비, 인력 낭비의 전형이라 할 수 있다.(이상 독일 OEG 회의 내용은 박정재, “PSI 발전 경과 및 독일 OEG 회의 결과”, <합참> 제50호(2012. 1), 75~76쪽 참조)

게다가 한국은 북한선박의 한국 영해 및 작전해역 내 통항을 기본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또한 남북은 2005년 운합의서를 채택하여 범죄 선박에 대한 정선`승선`검색을 허가했고, 무기 또는 무기부품의 수송과 평화`공공질서`안전보장을 해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적법성과 정당성은 별론으로 하고, 북한 선박이 대량살상무기 품목으로 의심되는 물품을 수송할 경우 국제사회는 유엔안보리 결의 1718호와 1874호에 따라 정선 및 검색을 실시할 수 있다.

따라서 실효성도 의심스러울 뿐만 아니라 한국의 안전을 지킬 수 있는 대안도 마련되어 있다는 점에서 우리나라가 PSI에 참가할 이유와 근거가 전혀 없는 것이다.

한반도 진출 길 트는 일본 자위대의 한국 해역 훈련 참가

2010년에 이어 일본 자위대가 이번 훈련에도 참가한다. 애초에는 자위대 함정이 부산항에 입항하려 했다가 한일 양국 사이의 관계가 악화되자 부산항에서 출항한 한국과 미국, 호주 병력과 공해상에서 합류하여 연합훈련을 벌이는 것으로 조정한 모양이다.

2010년 10월 42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에서 합의된 ‘한미 국방협력지침’에서는 ‘PSI에 적극 참여하여 대량살상무기확산방지를 지원’하기로 하고, “양자.삼자.다자간 국방협력을 강화”하기로 하였다. 바로 그 일환으로 일본 자위대가 해방 이후 처음으로 한반도 해역에 함정과 항공기를 투입하여 북을 겨냥한 훈련을 벌이는 것이다. 미국이 추구해왔던 PSI를 통한 북에 대한 압박과 봉쇄, 반세기 넘게 추구해왔던 한.미.일 삼각군사동맹이 이명박 정부 하에서 실행단계에 들어서고 있는 것이다.

독도 영유권 문제 등으로 한일관계가 심각한 상황에서도 일본 자위대가 참가하는 훈련이 벌어지는 것은 미국의 강력한 요구를 비롯한 한.미.일 동맹 추구세력의 이해관계가 작용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미국은 한미일 삼각군사동맹을 통해 중국 포위를 비롯한 아시아.태평양 군사패권을 유지하고, 이명박 정부는 외세를 끌어들여 동족에 대한 압박과 붕괴정책을 강화하고, 일본은 다국적 연합훈련 참가를 통해 군사대국화를 추구하면서 한반도 진출의 길을 닦고자 하는 것이다.

한반도에 군사적 긴장과 충돌 가능성을 높이는 불법적인 PSI훈련, 한미일 군사동맹을 가속화시켜 한반도 및 동북아 평화안보체제 구축에 역행하는 PSI훈련, 실효성도 없는 백해무익한 PSI훈련은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 나아가 인력과 예산까지 쓸데없이 낭비하는 PSI 참가 자체를 철회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