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풍과 색깔론은 더 이상 필승카드가 아니다


천안함 “북풍”보다 거셌던 “역풍”

 

2010년 6.2지방선거 당시로 돌아가 보자.

당시 야권은 반MB연합을 통해 이명박 정부 심판론을 내거는 한편 무상급식, 4대강 등 정책 쟁점을 부각시키는 선거 전략을 썼다.

그러나 천안함 사건을 겪으면서 반MB연합은 관심에서 멀어졌고   천안함 합동조사 결과 발표와 대통령 담화, 한.중.일 정상회담을 거치면서 모든 이슈가 천안함에 빨려 들어가는 형국이었다.

여권은 이를 선거에서 적극 활용했다. 여권의 가장 주된 선거 전략은 청와대 주도의 북풍이었던 셈이다. 실제 이명박의 담화 이후 야권 후보들의 지지율이 약 10% 이상 빠지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그러나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천안함 조사 결과에 대한 의혹 제기가 이어졌고, 정부.여당이 천안함 사건으로 전쟁 분위기를 조장하고 안보 이슈를 부각시켜 선거에 이용하려 한다는 불만도 커졌다. 역풍이 불기 시작한 것이다.

아울러 한명숙 당시 서울시장 후보 등 야권 후보들은 “천안함을 선거에 이용하지 말라”는 소극적인 대응에서 벗어나 ”1번 전쟁, 2번 평화”, “전쟁이냐 평화냐”, “전쟁을 막는 현명한 방법”과 같은 공세적인 대응으로 전환했다.

이는 젊은 층의 투표 참여를 높이는 등의 결과를 불러왔다. 당시 한나라당 후보들이 대부분 지역에서 압승을 거둘 것이라는 예측이 깨진 것이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6.2선거 직후 한나라당 패배 원인에 대해 설문조사를 한 결과 1위는 “4대강 추진 때문”(34%)이었고 그 뒤를 이은 것이 천안함 사태 등 “북풍에 대한 역풍”(12.4%)이었던 점도 눈여겨 볼만하다.

 

“역풍 불러왔다” 자성은 어디로 가고...

 

2011년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도 색깔론은 어김없이 등장했다.

초박빙 접전을 펼치던 선거 막바지 나경원 당시 후보는 박원순 후보가 과거 태극기와 애국가가 없는 행사를 진행했다고 공격하는가 하면, 참여연대가 유엔에 정부의 천안함 발표를 믿을 수 없다는 서신을 보낸 것을 문제 삼아 박 후보의 대북관을 물고 늘어지기도 했다.

이 선거 또한 결과는 박원순의 승리였다. 전문가들은 한나라당의 색깔론에 대해 득표 효과보다는 역풍으로 인한 손해가 더 컸다는 평가를 내렸다. 상대 후보지지층의 결집만 불러왔다는 것이다.

특히 색깔론은 중도층이나 무당파를 끌어들이는 효과를 잃어가고 있다는 지적이 힘을 얻었다. 중도세력이 많은 40대의 경우 80년대 민주화운동을 거쳐 온 세대인데, 이들은 색깔론에 대해 역으로 흑색선전이라는 부정적인 인식을 가진다는 것이다.

따라서 힘을 잃기 시작한 북풍이나 색깔론이 이후 선거로 갈수록 더욱 효과를 발휘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 같은 평가는 한나라당 내에서도 나왔다. 당시 원희룡 최고위원은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색깔론으로 보수층을 결집하고 젊은 사람들이 기권할 것으로 생각했는지 모르지만 상습적인 색깔론이나 의도적인 색깔론은 ‘치사해 보이는 전략’으로 시대착오적이고 오히려 역풍을 불러왔다”고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그러나 2012년 대선을 앞두고 새누리당에서 이러한 “자성”은 사라진지 오래다.

현실은 색깔론이나 북풍소동은 더 이상 필승카드가 아니라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