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대안은 통일 코리아

곽동기 상임연구원

 

세계경제위기의 파고가 높지만 한국의 새로운 경제전략은 아직 활발히 논의되지 못하고 있다. 한-미 FTA 폐기를 통한 경제주권 확립, 재벌개혁과 노-사관계 개선 등의 경제민주화 정책으로는 과도한 수출의존을 극복하고 내수경제 기반을 닦는 등 당면한 문제점을 완화시킬 수는 있겠지만 이를 우리나라의 10년 뒤, 20년 뒤의 경제전략이라고 칭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다. 

2008 경제위기 이후 세계 경제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위기의 시대에 한국경제는 기존의 페러다임을 완전히 뛰어넘는 구상을 해야 한다. 세계경제가 침체인데도 여전히 외국자본투자에 의존하거나 해외수출에 기대려는 발상은 이제 접어야 한다. 내수경제의 활성화에 기초한 자립토대 구축이 경제전략의 기본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한국경제의 대안은 통일에 있다. 미국만 바라보던 경제성장정책을 폐기하고, 통일 코리아에 근거한 통일경제를 대안으로 삼을 때 내수경제에 기반한 자립적 토대도 구축할 수 있으며 향후 동북아 협력경제를 주도할 수도 있다. 

1. 동북아 시대에 부응해야 함

한국의 경제전략을 논의하려면 21세기의 국제질서와 한반도의 지정학적, 지경학적 조건이 반영되어야 한다. 대외환경의 변화에 무지한 대안경제론은 현실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21세기는 동북아의 시대다. 20세기의 세계패권이 워싱턴과 모스크바에 있었다면 21세기의 세계는 동북아에서 결정된다.



동북아시아는 한반도를 중심으로 중국, 일본, 러시아가 포진해 있으며 미국도 한미동맹, 미일동맹을 통해 동북아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있다. 동북아 국가들은 남북한을 제외하면 모두 세계적 대국으로 분류된다. 

동북아는 2차대전 이후 최고 군사적 열점지역이었다. 미국, 중국, 러시아, 북한 등 4개국이 핵을 보유한 바 전세계 핵보유국의 45%가 동북아에 결집해 있다. 동북아 일대 국가들은 2005년 7154억 달러 규모의 군사비를 지출해 전세계 군사비의 79.8%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의 군수자본이 군비경쟁으로 군수무기를 판매한 주된 지역이 동북아임을 확연히 알 수 있다. 

동북아는 인구, 경제규모도 상당하다. 미국을 제외하더라도 전체 17억명의 인구, 즉 세계 인구의 24.3%가 동북아에 거주하고 있으며 이들이 생산하는 GDP의 합계는 2011년 연간 13조 8770억 달러로 세계 GDP의 21.9%를 동북아가 담당하고 있다.

동북아 시대는 이미 시작되었다. 한국의 경제전략은 한반도 주변에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내놓으라는 대국들이 즐비한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2. 자주는 우리민족의 대안전략

대국들로 둘러싸인 한반도의 지정학적 환경은 100년전 구한말이나 지금이나 달라지지 않았다. 크게 보았을 때 우리민족의 대응은 주변 대국들에 기대어 생존하려는 사대주의적 접근과 자립적 접근법, 둘로 구분할 수 있다.

한반도가 중국, 일본, 러시아에 둘러싸여 있으므로 한미동맹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보수진영의 주장은 재론할 필요도 없는 사대주의적 접근법이다. 조선을 망하게 만들었던 사대주의가 한국사회 도처에 퍼져있는 이상, 국민들의 삶은 더욱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 

현실적으로 살펴보더라도 2008 경제위기 이후 미국은 이제 친미보수세력들에게 안겨줄 경제적 이권을 보장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의 달러경제가 심각한 모순에 빠진 오늘날, 한미동맹에 안주하다가는 나라경제가 송두리째 무너질 수 있다. 미국이 한-미 FTA 같은 무리한 요구를 하더라도 한미동맹을 위해서는 양보할 수밖에 없다는 소극적 사고방식에서 불평등한 한-미 FTA라면 당당히 맞서서 폐기하겠다는 적극적 사고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

사대주의는 분단을 고착화시킨 상태에서 경제전략을 논할 때 침습한다. 민족의 힘을 현저히 약화시킨 분단체제를 인정하면 남북한의 온전한 힘을 볼 수 없고 정상적인 경제전략을 수립할 수 없다. 인구 8000만의 통일 코리아로 진입해야 내수경제의 기반이 완성되고 7000조원의 북한자원을 활용해야 경제의 실질적 자립토대가 구축된다. 분단체제를 극복하고 통일을 통한 한반도 평화체제를 명확히 하는 진보진영은 경제전략도 당연히 남북한을 아우르는 통일 코리아에 기초해 접근해야 한다. 

이른바 “균형외교”라는 이름으로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위험한 줄타기를 벌이자는 것도 우리민족이 취할 태도는 아니다. 여기엔 참담한 역사적 교훈이 있다. 100년전 구한말에도, 조선왕조는 자기 힘으로 나라를 지킬 힘이 없었던 나머지 일본과 중국, 러시아를 오가며 나라의 숨통을 하루라도 더 연장해보려고 이리저리 기대어 보기도 하고 임금의 자존심도 내팽개치며 머리를 조아려 보기도 하였다. 그러나 일본이 1894년 청일전쟁에서 승리하고 1905년 러일전쟁에서도 승리한 데 이어 미국과 가쓰라-테프트 밀약을 통해 한반도의 우선권을 인정받자 조선왕조는 일본에 제대로 저항도 한번 못해보고 식민지로 굴러떨어졌던 것이다. 결국 동북아 균형외교론은 구한말 실패를 반복하는 위험한 도박이며 큰 나라들의 외교에 나라의 운명을 통째로 내맡기자는 무책임한 정치담론이다. 

외세에 당당히 맞선 자립이 우리민족의 살 길이라는 것은 반만년 유구한 역사의 절절한 교훈이다. 만주지역을 호령하며 중국에 맞섰던 고구려 시대의 번영은 강력한 국방에 의거한 자주외교에 기초한 덕분이다. 세종대왕 시기의 민족적 번영도 북쪽으로는 김종서의 4군 6진 개척, 남쪽으로는 이종무의 쓰시마 정벌 같은 강력한 대외정책으로 바깥환경을 안정화시킨 덕분이다. 

남북이 힘을 합친다면 우리민족이 동북아를 주도할 수 있지만, 분단된 상황에서 우리민족은 외세에 끌려다닐 수밖에 없다. 결과적으로 우리민족이 나아가야 할 길은 동북아 균형론이 아니라 통일 코리아에 기반한 동북아 주도론인 것이다. 우리민족이 통일을 이룬다면 더 이상 미국을 비롯한 큰 나라들의 눈치를 보며 마음을 졸일 필요가 없다. 남북이 힘을 합쳐 통일 코리아를 건설해 동북아의 중심으로 우뚝 서서 향후 동북아 협력경제를 주도해야 한다. 

3. 통일은 한반도의 지정학적 이점을 극대화

분단은 한국경제를 대륙과 떨어진 외톨이 섬으로 전락시켰다. 냉전은 끝났지만 광활한 유라시아 대륙으로의 육상교역을 가로막고 있는 휴전선으로 인해 한국무역은 여전히 해상교역이 절대적이다. 분단은 미국의존을 낳았으며 불평등한 한미 FTA가 버젓이 체결되는 사상이론적 근거를 제공하고 있다. 분단은 또한 지속적인 안보위기를 발생시켜 한국경제의 성장잠재력을 잠식하고 있다. 막대한 국방예산지출이 경제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특히나 23% 수준에 불과한 식량자립도와 97%에 달하는 에너지 부문의 해외의존도는 그야말로 심각한 수준이다. 

분단은 남북관계도 가로막았다. 김대중, 노무현 정부시기의 남북경제협력도 남북이 총칼로 대치하고 있는 이상, 사소한 마찰에도 번번히 가로막힐 수밖에 없었다. 

한국의 경제전략은 한반도에 대한 인식을 뒤바꾸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통일을 이룬다면 우리는 더 이상 큰 나라의 눈치나 봐야하는 약소국이 아니다. 한-미 FTA 폐기와 대미경제자립도 인구 8000만의 통일 코리아로 갈 때 훨씬 앞당길 수 있으며 현실에서 구체화시킬 수 있다. 

한반도는 섬이 아니라 광활한 유라시아 대륙과 드넓은 태평양을 연결하는 천혜의 관문이다. 한반도의 지정학적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한반도를 아시아-태평양의 중심지로 인식하는 과감한 발상의 전환을 이루어야 한다. 주변국의 눈치를 보는 나약한 한국이 아니라 남북이 힘을 합쳐 대륙과 해양을 아우르는 당당한 통일 코리아, 동북아 협력경제를 주도하는 동북아 주도국으로 부상해야 한다. 

남북이 힘을 합쳐 세계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남북관계를 어정쩡한 평화공존에서 확고한 통일로 지향시켜야 한다. 남북간 정치적 신뢰가 회복되어야 한다. 정치군사적 신뢰가 사라진다면 경제협력사업은 언제건 중단될 수 있다는 것은 이명박 정부 시기 남북관계의 뼈저린 교훈이다. 

이명박 정부가 자행한 남북관계 파탄정책을 모조리 되돌려야 한다. 6.15 /10.4 선언을 전면적으로 이행해 남북 간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한-미 FTA를 체결하고 한-중 FTA에 매달리는 것이 한국경제의 해법이 아니라 남북이 힘을 합쳐 통일로 나아가는 것이 진정한 해법이다. 

남북이 통일을 이루면, 불필요한 국방비용을 복지부문에 투입해 내수경제를 비약적으로 활성화시킬 수 있다. 북한도 군축비용을 복지에 투입한다면 북한주민생활의 획기적 변화가 가능할 것이다. 북한경제가 성장하면 남북간 경제교류도 비약적으로 증대되어 경제의 자립적 토대는 굳건하게 구축될 수 있다.

4. 통일의 경제적 기대효과

통일된 코리아는 미국과 한반도 평화체제를 이끌어낼 것이므로 통일 코리아는 세계정상급의 정치외교력을 가지고 미, 일, 중, 러와 대등한 외교를 펼치며 동북아 평화체제를 주도할 것이다. 

이미 세계적 투자은행인 골드만 삭스가 통일 코리아의 경제적 기대효과에 주목하였다. 2009년 9월 21일, 골드만 삭스는 “통일한국 대북 리스크에 대한 재평가”에서 통일 코리아의 GDP가 독일과 일본을 앞지를 것으로 전망하였다. 

골드만 삭스가 주목한 경제잠재력은 통일로 젊어진다는 점이다. 북한의 인구구성 비율이 젊기 때문에 통일을 하게 되면 14세 이하 인구 비중이 지금 남측의 18% 수준에서 통일시 20%로 증가하게 되고 65세 이상 인구도 지금 남측의 10%에서 통일시 9%로 줄어들어 잠재성장 가능성이 증가한다는 것이다. 이는 내수경제의 활성화 가능성을 더욱 높인다.

통일된 코리아는 인구가 8000만으로 확대되어 경제적으로 내수확장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며. 평화복지를 통해 내수경제를 활성화시킬 수 있다. 또한 미 경제전문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가 북한의 매장 지하자원을 6조달러 (6774조원)로 추산한 바 북한의 천연자원과 젊은 인구구성, 남측의 자본, 기술과 결합할 경우 막대한 시너지 효과를 발생시킨다는 분석이다. 이는 통일 코리아를 세계 8위권의 경제국으로 끌어올릴 것이다. 

골드만 삭스는 남북 통일 시 통일 코리아의 GDP를 2015년 1조 6430억 달러, 2050년 6조 560억 달러로 예측하였으며 통일 코리아가 경제적 측면에서 독일, 일본을 뛰어넘을 것으로 예측하였다. 이 경우 통일 코리아는 동북아 협력경제를 구축하고 이를 주도할 수 있다.

골드만 삭스의 분석에 더해 통일을 이룰 경우, 한-미 FTA를 비롯한 한미간 불평등한 경제협약 폐기도 훨씬 앞당길 수 있다. 이로써 얻어지는 막대한 파급효과는 비단 경제영역에 머무르지 않을 것이다. 

한국은 수출에 의존해야 한다는 인식은 통일 코리아를 통해 결정적으로 분쇄될 수 있다. 

통일 코리아는 정치에서 세계 5위권, 경제에서 세계8위권의 국력을 보유할 수 있으므로 세계의 다섯손가락 안에 드는 당당한 코리아가 빈말이 아닌 것이다. 

미국의 골드만 삭스의 분석에서 보이는 바와 같이 통일 코리아의 동북아 주도론은 근거없는 상상이 아니라 구체적이고 과학적인 전략비전이다. 우리민족의 21세기 국가발전전략은 8000만이 힘을 합쳐 동북아를 주도하는 세계 5위권의 당당한 통일 코리아이다. 

남북이 힘을 합쳐 경제주권을 되찾고 세계속의 당당한 통일 코리아를 건설해 자립경제의 토대를 튼튼히 구축하는 것. 이것이야말로 세계경제위기에서 한국이 틀어쥐고 나가야 할 구체적 해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