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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노린 북방한계선 설정인가

최근 국방부는 반북대결적 악담과 허황하기 그지 없는 내용으로 가득찬 『2012국방백서』라는 것을 발간하였다.『2012국방백서』에서는 『북의 무력도발과 위협이 지속되는 한 북정권과 북군은 우리의 적』이라고 하였는가 하면 서해의 북방한계선을 『1953년 8월 30일 설정된 이래 지켜져온 남북간의 실질적인 해상경계선으로 북방한계선 이남수역은 대한민국의 관할수역』이라고 하였다.

군부세력들이 1967년부터 격년제로 이번까지 20번째 『국방백서』를 발간해오지만 북방한계선을 『남북간의 실질적인 해상 경계선』이라고 공식적으로 쪼아 박은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실 군부당국의 주장은 아무런 법적근거도, 타당성도 없는 궤변이다. 원래 북방한계선이라는 것은 미군이 1950년대에 휴전협정체약 일방인 조선인민군측과 아무런 합의도 없이 제 멋대로 그어 놓은 강도적인 선이다.

일반적으로 서로 인접한 수역을 가진 주권국가들 사이의 해상경계선은 평등과 공동성의 원칙에서 쌍방이 충분히 협의하고 설정되는 것이 통례이다. 한반도는 공고한 평화가 아니라 휴전상태에 있는 지역이며 따라서 남북사이의 해상경계선을 설정하는 것은 첨예하고 심각한 문제이다.

미국이 교전쌍방인 이북과 서해해상에 경계선을 확정하자면 응당 서로 마주 앉아 구체적인 토론을 하고 합의를 보아야 한다. 그러나 이북과 사전합의나 통보도 없이 제 멋대로 북방한계선이라는 것을 그어 놓고 그 준수를 요구하는 날강도적인 행위는 침략과 약탈로 살 쪄 온 파렴치하기 그지없는 미국식 사고이다.

북방한계선의 비법성은 무엇보다도 휴전협정을 난폭하게 위반하고 있다는 것이다.

서해 해상경계선 설정문제는 철저히 휴전협정에 기초하여 해결되어야 한다. 현실적으로 휴전협정 체결이후 미군측 함선들은 이북측 수역에 있는 서해 5개 섬에 드나들 때에도 이북 영해로가 아니라 공해로 에돌아 다녔다.

이 사실은 미군측이 휴전협정에 따른 북의 해상 경비권을 인정하였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북방한계선의 비법성은 또한 그 것이 국제법에도 심히 배치된다는 것이다.

국제해양법이나 이남 영해법에 비추어 보아도 북방한계선은 엄연히 북의 영해에 들어있다.

이처럼 명백히 북방한계선은 미군이 휴전협정체약 일방인 이북측과 아무런 합의도 없이 이북의 신성한 영해에 제 멋대로 그어 놓은 강도적인 선이며 초보적인 국제법요구마저 무시한 불법비법의 유령선이다.

그런데도 군부가 『주적론』을 또다시 내 들고 북방한계선을 그 무슨 『경계선』이라고 우기는 것은 기어이 전쟁의 불집을 터뜨리려는 것으로서 이북에 대한 도발인 동시에 한반도의 평화와 남북관계개선을 바라는 내외여론에 대한 도전이다. 이와 함께 불법무법의 유령선인 북방한계선에 대한 논란이 날이 갈 수록 커지고 더욱이 새 정권에게도 미리 그루턱을 단단히 박아놓아 북방한계선 문제에서 절대로 양보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음흉한 기도도 숨겨져 있다고 할 수 있다.

결국 북방한계선 문제를 백서에 정식으로 쪼아 박은 것은 새 정권도 반북대결과 전쟁으로 끌고 가려는 호전세력의 음모의 산물이라 할 수 있다.

각계 민중은 북방한계선 문제를 떠들며 새로운 대결분위기를 조성하려는 군부호전세력의 망동을 반대하여 더욱 줄기차게 싸워야 할 것이다.

(지리학자 김인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