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일 성
 
 
진보적 민주주의에 대하여
 
 
평양노농정치학교 학생들 앞에서 한 강의 (1945년 10월 3일)
 

전세계를 정복하려는 야망밑에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켰던 독일침략자들은 5개월 전에 패망하였으며 그 동맹자인 일본제국주의자들도 지난 8월15일 무조건항복을 선언하지 않으면 안되었습니다. 그리하여 제2차 세계대전은 반파쇼민주역량의 위대한 승리로 끝나고 세계인류는 이미 평화적인 생활에 들어섰습니다.

국제파시스트에 대한 반파쇼민주역량의 승리는 전후 국제정세에서 커다란 변화를 가져오게 하였습니다. 세계적 범위에서 반민주주의세력은 크게 약화되었으며 민주주의역량은 전례없이 강화되었습니다. 이것은 인류역사가 새로운 발전단계에 들어섰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세계의 새로운 정세는 전인류 앞에 위대하고 영광스러운 새 과업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전후 인류 앞에 나선 첫째가는 중요한 과업은 침략적인 파시스트의 잔여세력을 철저히 쓸어버리며 평화와 민주주의를 위하여 투쟁하는 것입니다. 오늘 세계 이르는 곳마다에서 인민들은 이 성스러운 과업을 수행하기 위하여 힘차게 투쟁하고 있습니다.

조선인민은 일제침략자들을 때려부수고 빼앗긴 나라를 다시 찾기 위하여 오랫동안 피어린 투쟁을 벌여왔으며 마침내 조국광복의 역사적 위업을 실현하였습니다. 그리하여 우리 인민은 거의 반세기동안이나 강요당하여 온 악독한 일본제국주의의 식민지노예의 멍에를 벗어던지고 자주독립의 길로 힘차게 나아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조선민족에게 있어서 위대한 역사적 사변입니다.

우리는 수많은 혁명가들과 애국적 인민들의 고귀한 피의 대가로 되찾은 조국땅위에 새 조선을 건설하기 위하여 모든 힘을 다하여야 할 것입니다.

1. 새 조선 건설과 민주주의

오늘 우리 민족 앞에는 일제잔재와 봉건잔재를 철저히 쓸어버리고 자유롭고 독립된 부강한 나라를 건설하여야 할 중대한 역사적 과업이 나서고 있습니다.

우리가 이 건국위업을 성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하여서는 무엇보다 먼저 우리 나라가 나아갈 길을 바로 정하여야 합니다. 조선이 나아갈 길을 바로 정하지 않는다면 인민대중을 건국사업에 옳게 조직동원할 수 없을 뿐 아니라 나라의 완전자주독립을 이룩할 수 없으며 나아가서 우리 인민이 또다시 식민지노예살이를 면치 못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 조선이 어느 길로 나아갈 것인가 하는 문제는 조국과 민족의 운명과 관련되는 매우 중대한 문제입니다.

해방된 우리 인민은 끝없는 기쁨과 커다란 희망을 안고 흥분된 마음으로 나날을 보내고 있으며 불타는 건국열의로 들끓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인민대중은 어느 길로 나아가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하루빨리 인민대중에게 조선이 나아갈 올바른 길을 가리켜주어야 합니다.

조선이 나아갈 길은 참다운 민주주의인 진보적 민주주의의 길입니다. 이 길만이 우리 인민에게 자유와 권리를 주고 행복한 생활을 마련하여줄 수 있으며 나라의 완전자주독립을 보장하여줄 수 있습니다.

지금 반동분자들은 우리 인민을 반민주주의의 길로 끌어가려고 온갖 책동을 다하고 있습니다.

봉건세력은 황당하게도 우리 나라에 봉건전제제도를 되살리려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무엇 때문에 인민대중을 가혹하게 억압착취하던 썩어빠진 낡은 봉건전제제도를 해방된 새 조선에 되살려야 하겠습니까. 이것은 시대착오에 빠진 어리석은 망상입니다. 봉건세력의 이러한 반동적이며 반인민적인 책동이 오늘 인민대중의 한결같은 규탄을 받고 있는 것은 마땅한 일입니다.

또한 일부 계층은 「민권」이요, 「민주」요 하면서 우리 나라에 부르주아공화국을 세울 것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표방하고 있는 이른바 「민권」,「민주」는 벌써 오래 전에 자산계급에 의하여 제창되었습니다. 역사가 잘 보여주는 바와 같이 자본가들은 「민권」과 「민주」라는 기만적 구호밑에 인민대중을 자기 편에 끌어가지고 정권을 쥐자 곧 부르주아독재를 세우고 인민을 배반하는 길로 나아갔던 것입니다. 결국 일부 사람들이 부르짖는 부르주아공화국은 말그대로 지주, 자본가계급을 위한 정권이며 그들이 말하는 이른바 「민권」,「민주」는 소수 특권계급이 나라의 모든 권력을 틀어쥐고 인민대중을 억압착취하는 것을 가리우기 위한 병풍에 지나지 않습니다.

우리 나라에서 부르주아공화국을 세울 것을 주장하고 있는 자들은 다름아닌 매판자본가들이며 그들은 지난날 일본제국주의 식민지통치 때에 나라와 민족을 배반하고 일제와 야합하여 우리 인민을 억압착취한 친일파, 민족반역자들입니다. 친일파, 민족반역자들은 미군이 남조선에 상륙하자 친미를 고창해나섰으며 제국주의세력을 등에 없고 우리 나라에 반동정권을 세우며 우리 인민을 반민주주의의 길로 끌어가려고 꾀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결코 친일파, 민족반역자들의 교활한 책동에 속아넘어가서는 안되며 우리 나라에 「민권」, 「민주」의 허울좋은 보자기에 감싸인 부르주아공화국을 세워서는 안됩니다.

그렇다고 하여 당장 우리 나라에 사회주의제도를 세울 수도 없습니다. 지금 어떤 사람들은 당장 우리 나라에 「소베트」정권을 세워야 한다고 떠들고 있습니다. 이것은 조선의 구체적 현실을 똑똑히 알지 못하고 하는 소리입니다.

지난날 일본제국주의자들은 거의 반세기동안이나 우리 나라를 강점하고 악독한 식민지정책을 실시하면서 조선에서의 자본주의적 발전을 심히 억제하였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나라는 아직 반봉건사회로 남아있습니다. 지금 우리 사회에는 일제잔재 뿐 아니라 봉건적 관계가 많이 남아있으며 특히 우리 나라 농촌에서는 봉건적 착취관계가 지배적입니다.

새 조선을 건설하는 데서 반드시 이러한 우리 나라의 현실을 고려하여야 합니다. 우리는 건국사업에서 역사발전단계에 뒤떨어진 요구를 내세워도 안되며 또한 그것을 뛰어넘은 요구를 내세워도 안됩니다. 어디까지나 조선의 실정에 맞게 건국목표를 내세우고 대중을 그 실현에로 옳게 이끌고 나가야 합니다.

오늘 조선인민은 말로써가 아니라 실지로 인민대중이 나라의 주인으로 되고 모든 사람에게 자유와 행복을 가져다주는 진보적 민주주의의 길을 요구합니다. 진보적 민주주의의 길, 이것은 지난날 오랫동안 봉건제도와 일제식민지통치 밑에서 아무런 자유와 권리도 가지지 못하고 가혹한 학대와 착취를 받아온 3천만 조선인민이 염원하는 길이며 조국의 융성발전과 민족의 무궁한 번영을 약속하는 길입니다. 우리가 이 길로 나아갈 때에만 인민대중이 건국사업을 위하여 있는 힘과 지혜를 다 바쳐 투쟁하게 될 것이며 새 조국 건설위업이 성과적으로 수행되어나가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진보적 민주주의에 기초한 자주독립국가를 건설하여야 합니다. 그러기 위하여서는 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세워야 합니다. 지금 나라의 방방곡곡에서는 인민대중의 창의에 의하여 인민위원회들이 조직되고 있습니다. 우리는 하루빨리 모든 지방에 인민위원회를 조직하고 그에 토대하여 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세워야 할 것입니다.

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우리 인민의 의사에 맞을 뿐 아니라 우리 나라의 현실에 가장 알맞은 정권이며 이것은 두말할 것도 없이 참다운 민주주의를 구현한 인민의 정권인 것입니다. 이러한 정권만이 우리 인민의 이익을 적극 옹호할 수 있으며 나라와 민족의 부강발전을 확고히 담보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민주주의자주독립국가를 건설하려면 각계각층의 모든 애국적 인민들을 민주주의 깃발아래 굳게 묶어세워야 합니다. 새 조선 건설의 위대한 사업은 하나로 굳게 뭉친 인민대중의 힘에 의해서만 성과적으로 수행될 수 있습니다. 지금과 같이 각 당, 각 파들이 저마다 자기 주장을 내세우고 서로 다르게 행동한다면 도저히 건국위업을 완수할 수 없는 것입니다. 오직 나라를 사랑하고 민족을 사랑하는 온 겨레가 정견과 신앙의 차이, 재산과 지식의 유무를 가리지 말고 하나로 굳게 뭉쳐 건국사업에 떨쳐나설 때 비로소 나라의 완전자주독립은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특히 오늘의 우리 나라 정세는 인민대중을 굳게 묶어세우기 위한 투쟁을 힘있게 벌일 것을 절박하게 요구하고 있습니다. 친일파, 민족반역자를 비롯한 반동분자들은 애국자로 가장하고 온갖 감언이설로 각성되지 못한 인민들을 자기편에 끌려 하고 있으며 자기의 정치적 야욕을 실현해보려고 미쳐날뛰고 있습니다. 이러한 조건에서 모든 애국적 역량을 묶어세우기 위한 사업을 잘하지 않는다면 반동분자들의 책동을 제때에 짓부셔버릴 수 없으며 민주주의 새 조선을 건설할 수 없습니다.

우리가 광범한 인민대중을 굳게 묶어세우기 위하여서는 각계각층의 모든 애국적 민주역량을 망라하는 민족통일전선을 형성하여야 합니다.

우리 나라에서 민족통일전선운동은 일본제국주의자들의 식민지통치를 반대하여 싸우던 때에만이 아니라 해방된 오늘에도 필요한 것입니다. 물론 지금에 와서 민족통일전선운동은 그 내용과 형식이 그전과는 달라졌습니다. 지난날의 반일민족통일전선은 조선에 대한 일제식민지통치를 반대하며 우리 인민이 식민지노예의 처지에서 벗어나 자유와 독립을 쟁취하기 위한 것으로서 그 운동은 비합법적인 지하운동의 형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형성하려는 민족통일전선은 일제잔재와 봉건잔재를 쓸어버리며 나라의 완전자주독립을 실현하기 위한 것으로서 그 운동은 합법적이며 공개적인 형식으로 진행되는 것입니다.

우리의 통일전선은 어디까지나 민주주의적인 통일전선입니다. 우리는 하루빨리 민주주의적 기초위에서 민족통일전선을 형성하고 노동자, 농민을 비롯한 각계각층의 광범한 군중을 묶어세워 건국사업에 적극 불러일으켜야 합니다. 그리하여 전체 인민의 단결된 힘으로 친일파, 민족반역자를 비롯한 반동분자들을 철저히 쓸어버리고 새 조선을 건설해나가야 합니다.

이와 같이 우리가 민주주의민족통일전선을 형성하고 그 운동을 강화발전시켜 나간다면 결국 통일적이며 자주적인 정권, 다시 말하여 참다운 민주주의국가를 건설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나아갈 진보적 민주주의의 길입니다.

2. 우리 민주주의의 특징

우리가 지향하는 민주주의는 구미자본주의국가의 「민주주의」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며 또한 사회주의국가의 민주주의를 그대로 본딴 것도 아닙니다. 36년동안의 일제식민지통치에서 갓 벗어난 우리 나라에 구미자본주의국가의 「민주주의」나 사회주의국가의 민주주의를 그대로 적용하려고 한다면 그것은 큰 잘못입니다.

우리의 민주주의는 반제반봉건민주주의혁명단계에 놓여있는 조선의 현실에 가장 알맞은 새형의 민주주의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의 민주주의는 여러 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면 우리 민주주의의 특징은 무엇입니까?

1) 자주. 우리의 민주주의는 자주의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오늘 전민족의 첫째가는 기본요구는 완전한 민족적 독립을 이룩하는 것입니다. 지난날 우리 인민은 일제놈들에게 나라를 빼앗기고 피눈물 나는 노예생활을 강요당하였으며 나라없는 설움을 뼈에 사무치도록 체험하였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인민은 조국광복의 역사적 위업이 실현된 오늘 하루빨리 완전한 독립국가를 세우기 위하여 적극 투쟁하고 있는 것입니다.

완전한 민족적 독립을 이룩하기 위하여서는 자주적인 독립국가를 건설하여야 합니다. 자주는 참다운 민족적 독립의 필수적 요구입니다. 자주적인 입장을 견지하지 않고서는 완전한 민족적 독립을 이룩할 수 없고 자기 민족의 존엄과 이익을 지켜낼 수 없으며 나라와 민족의 번영을 이룩할 수 없습니다.

자주적인 독립국가로 되려면 반드시 진보적 민주주의를 구현하여야 합니다. 우리의 민주주의는 다른 나라에 의존하고 그에 예속되는 것을 반대하며 건국사업에서 나서는 모든 문제를 자체로 판단하고 자기의 힘으로 풀어나가는 자주적인 입장과 창조적인 태도를 가질 것을 요구합니다. 그러므로 참다운 민주주의에 기초한 국가만이 힘있고 존엄있는 자주적인 나라, 완전한 독립국가로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지금 어떤 사람들은 민족적 독립이 저절로 이루어지기를 바라며 남이 우리 나라에 독립국가를 건설하여줄 것을 희망하고 있는 데 이것은 참으로 어리석은 생각입니다. 다른 나라 사람들이 어떻게 우리 나라를 건설해줄 수 있겠습니까? 결코 그럴 수는 없는 것입니다.

남의 힘으로 민족적 독립을 이룩해보자는 것은 남에게 붙어살려는 사대주의적 사고방식입니다. 만일 우리가 우리 인민의 힘을 믿지 않고 그 누가 새 조선을 건설해주기를 바란다면 완전한 민족적 독립이 이루어지기는커녕 조선은 또다시 제국주의의 식민지로 굴러떨어지고 말 것입니다.

우리가 참다운 민주주의국가를 건설하려면 반드시 자신의 힘으로 건국사업을 해나가야 합니다. 우리가 주인다운 태도를 가지고 건국사업에서 나서는 모든 문제를 우리 나라의 실정에 맞게 해결하며 온갖 곤란을 자체의 힘으로 이겨나가기 위하여 적극 투쟁한다면 새 민주조선을 성과적으로 건설할 수 있을 것이며 완전하고 공고한 민족적 독립을 이룩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자주적 입장을 철저히 견지하고 새 조국을 건설하기 위하여 모든 힘을 다하여야 합니다. 그리하여 일제식민지통치의 잔재와 봉건잔재를 쓸어버리고 우리 나라가 진보적 민주주의에 기초한 참다운 자주독립국가로 되도록 하여야 합니다.

자주의 특징을 가진 우리 민주주의의 본질적 요구를 구현한 이러한 독립국가는 다른 나라의 간섭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며 남에게 예속되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의 민주주의는 남에게 예속되는 것을 반대할 뿐 아니라 남을 예속시키는 것도 반대합니다. 진보적 민주주의를 구현한 자주독립국가는 다른 나라의 내정에 간섭하지 않으며 그 자주권을 존중합니다.

남을 침략하며 예속시키는 것은 제국주의국가의 본성입니다. 제국주의국가들은 다른 나라의 자주권을 난폭하게 유린하고 내정에 간섭하며 약소국가들을 침략하고 자기에게 예속시키기 위하여 온갖 음모책동을 다하는 것입니다. 민주주의적 자주독립국가는 아무리 강해진다 하더라도 결코 이러한 제국주의국가처럼 되어서는 안됩니다.

앞으로 우리 나라에 세워질 민주주의국가는 우리 민족의 자주권을 존중하는 국가, 민족들과는 평등과 호혜의 원칙에서 외교관계를 맺으며 친선을 도모하기 위하여 노력하여야 할 것입니다.

2) 연합. 우리의 민주주의는 연합의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의 민주주의는 하나의 계급, 하나의 정당, 하나의 단체, 하나의 종교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광범한 인민대중을 위한 민주주의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민주주의는 반제적이며 애국적인 모든 계급, 정당, 단체들이 망라되는 민족통일전선을 형성하며 각계각층의 광범한 애국적 인민들이 연합할 것을 요구합니다. 이것은 우리의 민주주의가 전민족적 이익을 중심에 놓고 모든 것을 이에 복종시키는 원칙을 체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일부 사람들은 우리 민주주의의 이러한 요구를 옳게 인식하지 못하고 그릇된 주장들을 하고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덮어놓고 뭉치자는 구호를 내세우고 인민의 원수들과도 통일전선을 하려 하고 있으며 또 어떤 사람들은 우리 편에 묶어세울 수 있는 사람들까지 반대하는 좌경적인 구호를 들고 나오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모든 애국적 역량의 연합에 지장을 주고 있습니다. 우리는 진보적 민주주의의 본질적 요구에 맞게 민족통일전선을 옳게 형성하고 광범한 대중을 굳게 묶어세워야 합니다.

오늘 우리 나라에서 반제반봉건민주주의혁명을 수행하며 민주주의자주독립국가를 건설하는 것은 전민족적 염원입니다. 친일파, 민족반역자와 같은 민족의 원수들을 제외한 각계각층 인민들은 다 해방된 조선에 민주주의자주독립국가를 건설할 것을 갈망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노동계급과 농민대중은 지난날 일제식민지통치밑에서 초보적인 자유와 권리마저 빼앗기고 가장 가혹한 억압과 착취를 받으며 무권리와 굶주림 속에서 신음하여 왔습니다. 그러므로 그들은 일제잔재와 봉건잔재를 쓸어버리고 새 민주조선을 건설하려는 건국열의로 불타고 있습니다. 일제의 야만적인 식민지통치밑에서 민족적 억압과 멸시를 받아온 조선의 지식인들과 청년학생들도 자기들의 자유로운 활동을 보장하며 민주주의적 민족문화와 민족교육을 발전시킬 수 있는 새 조선 건설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또한 소상인, 수공업자들은 물론, 양심적인 민족자본가들도 일제식민지통치밑에서 기업활동의 자유를 억제당하고 일본독점자본에 의하여 경제적으로 파산당하여왔기 때문에 일제잔재를 없애며 개인기업의 발전을 보장할 수 있는 새 조선을 건설할 것을 희망하고 있습니다. 애국적인 종교인들도 민족적 독립을 이룩하지 않고서는 신앙의 자유가 없다는 것을 통절히 느끼고 새 나라를 세우는 데 적극 참가하려 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각계각층 인민들이 다 새 민주조선 건설에 절실한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는 데로부터 민주주의자주독립국가 건설은 전민족적 과업으로 나서게 됩니다. 이러한 이해관계의 공통성으로 하여 전체 인민이 민주주의적 기초위에서 통일전선을 형성하고 굳게 연합할 수 있으며 단결할 수 있습니다.

우리의 민주주의는 바로 이러한 전민족의 이익과 인민대중의 요구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것이 통일전선적 연합의 특징을 가지게 되며 가장 광범한 인민대중에게 복무하는 진보적 민주주의로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반드시 알아야 할 것은 우리의 민주주의가 모든 애국적 역량의 연합을 요구하면서도 각계각층의 독자성을 보장한다는 것입니다.

우리의 통일전선은 민족의 전반적 이익에 기초한 각계각층의 연합입니다. 그러나 이 일반적 연합가운데 구체적 독자성이 있습니다. 모든 계급, 정당, 단체들은 다 하나의 민주주의깃발아래 굳게 단결하면서도 정치사상상, 조직선전상 독자적으로 존재하며 활동하며 발전할 자유가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전민족적 연합을 보장한다고 하여 각계각층의 독자성을 무시해서는 안됩니다. 우리가 각계각층의 연합만 내세우고 개별적 계층들의 독자성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각계각층이 통일전선사업에 관심을 가지지 않게 되고 그들이 건국사업에서 창발성과 적극성을 내지 않게 될 것이며 따라서 그것은 민족통일전선을 형성하며 전민족적 과업을 수행하는 데 큰 지장을 주게 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 민주주의자들은 전민족적 연합을 위하여 투쟁하면서도 각계각층의 독자성을 존중히 여겨야 합니다.

그러나 개별적 독자성을 지나치게 내세워서는 안됩니다. 개별적 독자성은 전민족적 통일의 견지에서 허용되는 정도를 넘어서는 안되며 민족의 전반적 이익의 범위를 벗어나지 말아야 합니다. 만일 우리가 매개 계급, 정당, 단체의 독자성을 지나치게 허용한다면 민족적 통일을 이룩할 수 없고 건국사업에 전체 인민의 힘을 옳게 조직동원할 수 없을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결국 전민족의 근본이익을 보장할 수 없는 것은 물론, 각계각층의 이익도 보장할 수 없을 것입니다.

개별적 독자성을 살리면서 일반적 연합을 실현하는 것은 우리 민주주의의 중요한 요구입니다. 각계각층의 독자성을 충분히 고려하면서 전민족적 연합을 실현할 때에만 참말로 공고한 통일전선을 이룩할 수 있으며 전체 인민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새 사회를 빨리 건설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진보적 민주주의를 철저히 구현하여 하루빨리 민족통일전선을 형성하고 전민족의 통일단결을 이룩함으로써 전체 인민의 힘을 새 조선 건설에 적극 조직동원하여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