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일 성
 
재미교포 최덕신과 한 담화
 
(주체67(1978)년 11월 18일)

 

 

    나는 최덕신선생이 과거와 결별하고 새로운 마음으로 조국을 찾아온데 대하여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선생을 만나고 보니 의산 최동오선생이 생각납니다. 그 아버지에 그 아들이라고 선생의 모습이 최동오선생을 꼭 닮았습니다. 내가 선생은 이번에 처음 만나지만 최동오선생은 잘 압니다. 나는 1926년 6월에 화성의숙에 입학하여 숙장이었던 최동오선생한테서 배웠습니다. 나는 최동오선생을 매우 존경하였습니다. 내가 최동오선생의 사랑을 받았기 때문에 화전에 있을 때 선생의 집에 가서 식사도 몇끼 하였습니다. 최동오선생은 생활이 아주 검박하였고 인품이 너그러워 남에게 싫은 말을 하지 않았으며 더욱이 남에게 해되는 일은 조금도 하지 않았습니다.

    나는 최동오선생이 재북평화통일촉진협의회에서 일할 때 자주 만나 옛일도 회고하고 이야기도 많이 나누었으며 선생의 생활에 불편이 없도록 돌봐주느라고 하였습니다. 그때 최동오선생은 금강산에도 몇번 갔다왔고 휴양소에도 자주 다녔습니다.

    최동오선생은 건강하였는데 1963년 9월에 뜻밖에도 심장마비로 사망하였습니다. 내가 보기에는 최동오선생이 조국통일을 위하여 애를 많이 썼는데 통일도 되지 않고 하여 아마 여러가지로 고민을 많이 한 것 같습니다. 최동오선생은 4. 19인민봉기이후 남조선청년학생들이 《가자 북으로, 오라 남으로, 만나자 판문점에서!》라는 구호를 들고 일어났을 때 매우 흥분하였습니다. 그때 우리는 최동오선생에게 <동아일보>,<경향신문>,<서울신문>을 비롯한 출판물과 남조선정세자료들을 늘 보내주었으며 또 최동오선생은 우리에게 참고될만한 자료들과 의견들을 내놓아 많은 도움을 주었습니다.

    박정희가 5. 16군사정변을 일으키고 <대통령>자리에 올라앉았을 때 내가 최동오선생을 비롯하여 남조선에서 온 사람들에게 박정희가 어떤 사람인가고 물어보니 최동오선생은 그놈이 아주 무지막지한 놈이고 악질적인 반공분자이다, 이제는 조국통일이 매우 어렵게 되었다고 하였습니다. 최동오선생이 박정희의 내력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박정희가 <대통령>자리에 올라앉은데 대해 대단히 분격해하였으며 사실 그때부터 실망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후 최동오선생은 우리 사람들에게 아무래도 박정희가 통일하려는 것 같지 않은데 아무런 욕도 하지 않고 그냥 내버려두면 그놈이 더 으쓱해서 남조선인민들을 기만하고 탄압할 수 있다는 것을 장군님께 말씀드려달라고 하였습니다.

    어느해에 내가 우리 나라를 방문한 일본 기자단을 만나준 일이 있었는데 그 가운데는 항일무장투쟁시기에 우리를 <토벌>하러 다니던 사람이 한명 있었습니다. 그가 지난날 <토벌대>에 있었지만 현재는 기자로 활동하고 있고 또 우리한테 취재하러 왔다고 하기 때문에 내가 그를 만나주었습니다. 그는 돌아가서 나쁜 글을 쓰지 않고 좋은 글을 썼습니다. 그는 일본사람들에게 자기가 그전에 <백두산호랑이>를 제일 무서워하였는데 이번에 장군님을 만나보니 정말 위대한 분이시더라고 말하였다고 합니다. 내가 그때 그에게 박정희에 대해서 물어보니 그는 박정희를 쬐쬐한 놈이라고 하면서 어디에서 무슨 짓을 하였는지 자기는 알지도 못한다고 하였습니다. 박정희가 그런 보잘 것없는 존재였는데 지금은 권력을 틀어쥐고 파쇼독재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박정희가 <대통령>의 자리에 올라앉은 다음 선생이 그밑에서 일하였지만 그때 형편에서는 그렇게밖에 할 수 없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나는 선생이 지난날의 일들을 다 씻어버리고 조국통일을 위해 일하여보겠다는 새로운 결심을 가진데 대하여 높이 평가합니다. 과거는 어디까지나 과거입니다. 나라가 통일이냐, 분열이냐 하는 기로에 놓인 이때에 우리는 서로 손을 잡고 조국통일을 위하여 함께 나아가야 합니다.

    우리 민족은 단일민족이며 5천년의 유구한 역사와 찬란한 문화를 가진 슬기로운 민족입니다. 우리 민족은 누구도 갈라져 살 것을 원하지 않으며 독일처럼 갈라질 조건도 없습니다.

    지난해 독일사회통일당 중앙위원회 총비서가 우리 나라를 방문하였는데 선생이 시간이 있으면 그때 내가 그를 환영하는 평양시군중대회에서 한 연설을 읽어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나는 그 연설에서 독일은 강대국으로 남을 침략하려다가 패전한 전패국이다, 독일이 통일되는 것을 주변나라들은 두려워하며 좋아하지 않는다, 또 민주독일 사람들자체가 독일이 분열되어있을 것을 원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나라는 독일과 다르다고 하였습니다. 우리 나라는 침략전쟁에 참가한 나라도 아니고 패전국가도 아니며 우리 민족은 지난날 제국주의자들의 압제밑에서 피어린 민족해방투쟁을 벌여 자체로 독립을 쟁취한 민족으로서 둘로 갈라질 조건이 없습니다.

    우리 민족의 분열이 비록 외세에 의해 강요당한 것이지만 조선의 통일문제는 어디까지나 우리 민족이 주인이 되어 우리 민족자체의 힘으로 해결해야 할 민족적 문제입니다. 우리는 민족자주적 입장에서 우리 민족끼리, 우리 민족의 힘으로 나라를 통일하고 민족의 운명을 개척해나가야 합니다.

    우리 나라는 큰 나라들사이에 끼여있는 자연지리적 특성으로 하여 역사적으로 적지 않은 피해를 당해왔습니다. 지금도 일부 대국들이 우리 나라를 노리고 있는데 우리 민족이 다시는 대국들의 희생물이 되어서는 안되며 그러자면 민족자주적 입장을 철저히 견지하여야 합니다.

    해방직후에 신의주에서 일부 학생들이 앞으로 북조선이 소련의 식민지로 될 것이라는 반동분자들의 악선전에 속아넘어가 소동을 일으킨 적이 있습니다. 그때 내가 신의주에 내려가 학생들과 시민들 앞에서 연설을 하였는데 일부 사람들은 나에게 해방된 조선은 어디로 갈 것인가고 물었습니다. 그래서 나는 해방된 조선은 민주주의적 자주독립국가 건설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 우리가 말하는 민주주의는 미국식 민주주의도 아니고 소련식 민주주의도 아니다, 미국식 민주주의도 소련식 민주주의도 우리의 실정에 맞지 않는다, 우리의 민주주의는 새형의 민주주의, 조선식 민주주의이라고 말해주었습니다. 그러자 거기에 모였던 군중들은 <김일성장군 만세!>를 목청껏 부르며 환성을 올렸습니다. 내가 소련사람들이 옆에 있는데서 우리는 미국식도 아니고 소련식도 아닌 조선식으로 민주주의적 자주독립국가를 건설하여야 한다고 연설하였으니 물론 일부 소련사람들의 귀에 거슬리는 것도 있었겠지만 거기 모인 군중들은 모두 신심을 얻었습니다.

    1948년 4월 평양에서 남북조선 정당, 사회단체대표자연석회의가 열렸는데 회의에는 김규식선생, 김구선생, 조소앙선생을 비롯하여 이름있는 사람들이 거의다 참가하였습니다. 최동오선생도 회의에 참가하였는데 그때 우리 집에서 식사도 함께 하였습니다.

    나는 그들에게 우리는 절대로 남의 장단에 놀지 말아야 하며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 매워살지 말아야 한다, 이것이 우리의 기본입장이다, 우리가 이조 때와 같이 사대주의를 하면서 남의 장단에 놀면 나라가 망한다, 우리는 사대주의를 반대배격하고 자주성을 견지하여야 한다, 우리 민족자체의 힘으로 조국을 통일해야 하며 우리 민족자체의 힘으로 나라를 건설해야 한다고 강조하였습니다.

    김규식선생도 우리는 절대로 남의 장단에 춤추지 말자고 하였습니다. 김규식선생은 여기에 와서 남의 장단에 놀지 말아야 되겠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고 하면서 나는 미국에 가서 자랐기 때문에 미국사람들에 대하여 잘 안다, 미국사람들에게는 남을 지배하려는 사상이 많다, 남조선에 나가 사람들이 남의 장단에 놀지 않도록 설교하겠다, 여기는 김일성장군이 계시기 때문에 절대로 남의 장단에 놀지 않으리라고 확신한다고 하였습니다. 나는 김규식선생과 손을 맞잡고 남의 장단에 춤을 추지 않겠다는 것을 맹약하자고 하였습니다. 김규식선생은 남조선에 나가 그대로 활동하겠다고 하였습니다. 김구선생도 그때 자기는 지금까지 공산주의자들에 대하여 오해하고 있었는데 여기에 와보고 모든 것이 다 풀렸다, 장군님께서 연설하신 내용을 가지고 있는 힘껏 청년들을 일깨워주겠다고 하였습니다. 그후 그들은 남조선에 나가 우리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였습니다.

    사대주의, 외세의존은 곧 망국의 길입니다. 더욱이 오늘 우리 나라가 처한 역사적, 자연지리적 환경은 우리 민족이 자기 운명을 자기 손에 틀어쥐고 민족자체의 힘으로 나라의 통일을 실현할 것을 절실히 요구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지난 시기의 교훈을 잊지 말고 어떻게 하나 우리 민족자체의 힘으로 조국통일을 실현하기 위하여 적극 노력하여야 합니다.

    나라의 통일문제를 해결하자면 사상과 이념, 정견과 신앙에 관계없이 민족의 단결문제를 내세워야 합니다.

    우리는 자기 민족을 내세워야 하며 언제나 민족을 우위에 놓고 민족의 이익에 기초하여 단결해야 합니다. 사상과 제도가 다르다고 하여 민족이 둘로 갈라질 수 없으며 통일이 불가능한 것도 아닙니다. 우리는 공산주의를 둘째로 치고 민족의 통일을 첫째로 삼습니다. 자기 민족이 없이 공산주의를 해서는 무엇하며 자기 민족이 없는 <지상천국>을 해서 무엇하겠습니까. 나는 일제를 반대하여 투쟁할 때에도 언제나 민족문제를 먼저 생각하였습니다.

    지금 한나라안에 공산당도 있고 사회당, 민주당도 있고 공화당도 있고 별의별 당들이 다 있는 나라들이 많은데 우리 나라에도 여러 당들이 다같이 있는 것은 나쁠 것이 없습니다. 일본에서는 혁신정당인물들이 큰 도시의 시장 같은 것도 하고 있습니다. 한나라안에 여러가지 사상과 신앙이 존재하는 것은 있을 수 있는 현상입니다. 한나라안에서 어떤 사람들은 하느님을 믿고 어떤 사람들은 부처님을 믿으며 또 어떤 사람들은 공자를 따르고 어떤 사람들은 맑스를 신봉할 수 있습니다.

    1972년에 북과 남의 고위급정치회담에 참가하기 위하여 남조선 <중앙정보부>부장이 평양에 들어왔댔는데 내가 새벽 3시경에 그와 만났습니다. 그는 처음에 북과 남은 불상용적인 두 극이라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나는 한 민족안에 두 극이 있을 수 없다, 만일 우리가 남조선의 자본가들과 한 하늘아래서 살 수 없다고 하면 그렇게 말할 수 있겠는지 모르겠는데 얼마든지 같이 살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우리는 본래부터 매판자본가는 반대하지만 민족자본가는 반대하지 않습니다. 내가 역사적으로 연설한 것을 선생이 보면 알 수 있지만 우리는 항일무장투쟁시기에 조국광복회10대강령을 내놓을 때에도 민족통일전선노선을 내세웠고 해방후에 발표한 20개조 정강에서도 개인수공업과 상업의 자유를 허용하고 장려한다는 것을 명백히 밝히었습니다. 우리가 공산주의냐, 자본주의냐를 가지고 두 극이라고 할 필요가 없다고 하자 남조선측 대표도 그에 대하여 긍정하였습니다.

    내가 그때 조국통일을 위한 3대원칙을 내놓았습니다. 그것은 첫째로 나라의 통일을 외국사람들의 힘에 의존하지 말고 자주적으로 실현하자는 것이며, 둘째로 민족의 대단결을 이룩하자는 것이며, 셋째로 나라의 통일을 무력행사에 의거하지 말고 평화적으로 실현하자는 것이었습니다. 이후락은 우리가 내놓은 조국통일 3대원칙을 자기네 <대통령>도 찬성할 것이라고 하면서 냉수마시듯이 다 받아물었습니다.

    내가 우리의 제2부수상을 대표로 남조선에 내보내면서 남조선측이 찬성하면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오라고 공동성명문 초안까지 작성하여주었지만 박정희가 공동성명을 발표하는 것을 반대하기 때문에 발표하지 못하고 돌아왔습니다. 그후 얼마 지나서 남조선통치배들은 갑자기 공동성명을 발표하자고 제기하여왔습니다. 아마 미국사람들의 승인을 받느라고 기일이 좀 걸린 것 같습니다.

    7. 4공동성명을 발표한 다음 남조선통치배들은 <유엔군>은 외세가 아니며 <반공법>은 없앨 것이 아니라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그들은 이렇게 7. 4공동성명을 뒤집어놓았습니다. 남조선당국자들은 공동성명이 발표된 다음해에 이른바 <특별성명>을 발표하여 <두개 조선>으로 유엔에 들어갈데 대한 문제를 공공연히 들고 나왔습니다. 그것이 6월 23일 오전에 발표되었는데 나는 인차 그날 오후에 우리 나라를 방문한 체코슬로바키아대통령을 환영하는 평양시군중대회 연설에서 우리 나라가 <두개 조선>으로 갈라져서는 안된다는 것, 북과 남이 연방제를 실시하여 고려연방공화국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유엔에 가입하여야 한다는 것을 밝혔습니다. 우리 나라가 <두개 조선>으로 유엔에 가입하면 나라가 둘로 갈라질 수 있습니다.

    남조선집권자들의 민족분열책동에 의하여 북남대화는 실제상 파탄되게 되었습니다. 내가 공화국창건 30돌기념 중앙경축대회 보고에서도 지적하였지만 북남대화는 남조선당국자들이 민족적 양심을 가지고 진정으로 통일을 원해야 성과적으로 진행될 수 있습니다.

    북남대화와 관련하여 한가지 사실을 더 이야기하겠습니다. 7. 4공동성명을 발표한후 북남고위급회담에 참가하기 위하여 평양에 온 남조선측 대표들을 만나 담화할 때 나는 그들이 남북공동성명을 당장 실현하는 것을 꺼리기 때문에 먼저 북남경제합작이라도 하자고 하였습니다.

    나는 그때 당신네는 지금 오스트렐리아, 인도 같은 먼 나라에 가서 철광석을 사오는데 그렇게 하지 말고 우리 북반부에 무진장한 철광석을 캐가라, 당신들은 노력을 대고 우리는 설비를 대옛載便오막 철광석을 개발하자고 하였습니다. 남조선에서는 <광부>요, <간호원>이요 하면서 수많은 인민들과 여성들을 서독과 브라질을 비롯한 여러 나라들에 팔아먹는데 그것은 민족적 양심으로 볼 때 도저히 허락할 수 없는 것입니다. 북과 남이 경제적으로 합작하면 남조선의 실업자문제를 쉽게 해결할 수 있습니다.

    나는 남조선측 대표들에게 지금 남조선에서 <새마을운동>을 한다고 하면서 일본에서 수지기와를 들여다 초가집지붕을 바꾸어잇는다는데 그렇게 해서는 농민들의 생활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농민들을 잘 살게 하자면 남조선농촌에서 관개공사를 해야 한다, 우리는 해방직후부터 관개공사를 많이 하였기 때문에 관개공사경험이 많다, 지금 아프리카의 여러 나라들에 가서 관개공사를 해주고 있는데 당신들이 요구하면 우리의 기술과 설비로 남조선 농촌에 관개공사를 무상으로 해줄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나는 또한 그들에게 남조선어민들이 우리의 어장에 와서 고기를 잡게 하라, 겨울철에 명태떼가 밀려올 때는 몇백만톤씩 잡을 수 있는데 우리는 60만톤밖에 잡지 않는다, 남조선어민들이 우리의 어장에서 물고기를 잡다가 풍랑을 만나면 우리가 구조도 해줄 수 있다, 이런 것을 당신네 <대통령>한테 가서 말하라고 하였습니다.

    남조선측 대표들은 아주 좋은 말씀이라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그후 남조선당국자들은 다른 것은 다 그만두고 공동으로 금강산에 호텔이나 지어 경영하자고 하였습니다. 그것은 일본사람들을 금강산에 끌어들여 기생관광이나 시키자는 것이었습니다. 나는 너무 입이 쓰거워 우리 사람들을 보고 욕을 해주라고 하였습니다. 이런 인간들한테서 무엇을 바라며 이런 인간들과 어떻게 대화를 할 수 있겠습니까. 민족의 이익은 안중에 없이 오직 자기 개인의 이익과 돈밖에 모르는 자들과는 대화를 할 수 없으며 단결할 수도 없습니다. 민족적 양심이 없는 자들과는 마주 앉아야 의사가 통하지 않습니다.

    지금의 조건에서 우리는 남조선의 각 정당, 사회단체 대표들과 대화를 하자고 합니다. 우리는 민족적 양심을 가지고 민족자주적 입장에서 자기 민족을 위하여 복무하려는 사람이라면 그가 누구든 과거를 불문하고 손잡을 것이며 사상과 이념, 정견과 신앙, 재산의 유무에는 관계없이 같은 조선민족으로서 단결해나갈 것입니다.

    선생이 여생을 조국통일사업에 헌신하며 미국에 돌아가서 재미교포들과 미국사람들에게 우리의 정당한 조국통일정책과 민족자주적 입장에 대하여 널리 해설선전하고 납득시키겠다고 하는데 나는 그것을 매우 필요하고 좋은 일이라고 생각하며 적극 지지합니다. 우리 나라의 통일문제는 우리 민족이 주인이 되어 민족자체의 힘으로 해결해야 할 민족내부문제일 뿐 아니라 미국을 비롯한 유관국들이 옳은 인식을 가지고 협력해야 할 국제적 문제입니다.

    미국은 우리 민족분열의 장본인이며 지금도 남조선을 정치, 경제, 군사적으로 지배하면서 조선의 통일문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책임있는 당사국입니다. 미국당국자들이 우리 나라의 통일문제에 대하여 옳은 인식을 가지지 못하고 시대착오적인 대조선정책에 매달리고 있는 것으로 하여 우리 민족의 통일에 커다란 장애가 조성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그들이 우리 당의 공명정대한 조국통일정책에 대하여 옳게 인식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미국사람들과의 사업에서 중요한 것은 나라와 민족의 자주성을 생명으로 여기고 있는 우리는 절대로 남의 위성국으로 되지 않고 언제나 민족자주적 입장을 지킬 것이며 나라의 절반땅인 남조선을 남이 예속국으로 만들려고 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것을 똑똑히 인식시키는 것입니다.

    우리는 조선민족을 위하여 복무하는 사람들입니다. 우리는 공산주의이념을 가지고 있지만 민족의 이익을 먼저 내세웁니다. 나는 혁명운동을 시작한 때로부터 언제나 그것을 철칙으로 삼고 있습니다. 최덕신선생은 이에 대하여 잘 모를 수 있지만 최동오선생은 잘 알고 있었습니다.

    나는 초기혁명활동시기에도 공산주의운동을 한다고 하던 사람들이 고려공산당이요 무슨 공산당이요 하면서 감자도장을 새겨가지고 국제당에 승인받으러 다니는 것을 보고 조선사람이 조선혁명을 하는데 누가 승인하고 말고 할 것이 있는가고 비웃었으며 그렇게 하는 것을 반대하였습니다. 우리는 이 땅위에 우리 식의 사회주의를 일떠세웠으며 앞으로도 우리 식대로 나라를 건설해나갈 것입니다.

    나는 우리 사람들에게 우리 나라 원료에 의거하고 우리 민족에게 복무하는 자립적 민족경제를 건설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지난날 조선의 애국자들이 인민들에게 민족의식을 배양하느라고 토목두루마기를 입고 다니는 운동을 하였습니다. 최동오선생도 토목두루마기를 입고 다니던 이야기를 많이 하였습니다. 그것은 물론 적극적인 투쟁은 못되지만 투쟁형식은 좋았습니다. 해방후 우리 북반부에 큰 방직공장이 하나도 없었기 때문에 나는 청년들에게 무명을 짜서 옷을 만들어 입고 다니라고 하였습니다. 지금은 우리가 비날론천을 비롯하여 여러가지 질좋은 천을 자체로 생산하여 좋은 옷을 해입고 있습니다. 비날론은 이승기박사가 해방전에 일본에 있을 때부터 연구한 것입니다. 그가 일본에서 유학하면서 쓴 비날론에 대한 연구논문이 베를린도서관에도 있다고 합니다. 그는 해방후 남조선으로 갔는데 남조선집권자들은 그에게 과학연구사업을 할 수 있는 조건을 지어주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는 나에게 장군님의 품속에서 민족을 위해 복무하겠으니 받아달라는 편지를 보내왔습니다. 그렇게 되어 그는 북반부에 들어오게 되었으며 나는 전쟁시기에도 압록강연안에 연구소를 지어놓고 그가 연구사업을 계속하도록 하였습니다. 전후에 나는 이승기박사를 만나 연구결과를 알아보고 함흥에다 비날론공장을 짓도록 하였습니다. 지금도 그는 과학원 함흥분원 원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우리 나라를 방문하는 다른 나라 대표단들은 2. 8비날론공장을 돌아보고는 몹시 부러워하고 있습니다. 내가 이승기박사를 좋아하고 높이 평가하는 것은 그가 우리 나라에 무진장한 석회석과 무연탄을 가지고 비날론을 만들어내게 하였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인민경제를 주체화, 현대화, 과학화할데 대한 방침을 내놓았는데 공업을 주체화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원료를 다른 나라에 의존하는 것은 그 나라들과 관계가 좋을 때에는 일없지만 관계가 나빠지면 목덜미를 잡힐 수 있습니다. 그래서 나는 원료를 남에게 의존하는 것을 반대합니다. 그전에 일부 사람들은 원유화학공업을 발전시키는 것이 경제적으로 유익하다고 하면서 우리 나라에서도 원유화학공업을 건설하자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나는 원유화학공업을 건설하는 것이 좋기는 좋다, 그러나 원유가 나오지 않는 우리 나라에서 원유화학공업을 건설하였다가 무슨 일이 생겨 원유를 들여오지 못하게 되면 어떻게 하겠는가, 원유화학공업은 우리 나라에서 원유가 나올 때 건설하자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그후 세계적으로 연료위기가 조성되어 원유값이 올라가고 미국, 일본, 서부독일을 비롯한 거의 모든 나라들이 불경기로 아우성을 치게 되자 그들이 나에게 수령님의 말씀이 옳았습니다, 수령님의 말씀대로 주체공업을 세우지 않았더라면 다 망할 번하였습니다라고 말하였습니다. 그래서 나는 그들에게 우리는 앞으로도 계속 경제에서 주체화방침을 관철하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 나라가 큰 나라들에 경제적으로 예속될 수 있다고 말해주었습니다.

    우리는 지금 걱정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원유값이 아무리 올라가도 우리에게는 나라의 화학공업을 발전시키는데 필요한 석탄과 석회석이 몇백년 캐먹을 수 있을만큼 무진장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자기 민족의 것을 사랑합니다. 선생이 앞으로 자주 오면 알 수 있겠지만 우리 상점들에 가보면 우리 나라에서 생산한 상품들이 가득차있습니다. 나는 학생운동을 할 때에 일본상품배척운동을 벌였습니다. 그때 우리는 일본상품을 송화강에 처넣군 하였습니다. 우리 나라에는 다른 나라 상품이 없습니다. 물론 우리가 만들지 못하는 일부 설비들을 다른 나라에서 사오고 있지만 인민들의 소비상품은 다 우리 나라에서 자체로 생산한 것입니다. 조선속담에 아이는 제 아이가 곱다는 말이 있는데 우리가 만든 상품이 질은 좀 낮아도 제 손으로 만든 것이기 때문에 좋습니다. 자기 나라의 것을 사랑하여야 합니다.

    지금 아시아, 아프리카를 비롯한 많은 나라 사람들이 우리 나라에 와보고 왜 찬양하는지 압니까? 그것은 우리에게 외국식이 하나도 없기 때문입니다. 노래하는 것을 보나 말하는 것을 보나 그 무엇을 보나 러시아식, 중국식이 전혀 없고 다 우리 식입니다.

    일부 나라 사람들이 아시아, 아프리카 나라 사람들에게 돈을 주면서 자기 나라에 대한 글을 내달라고 해도 내주지 않지만 우리는 그들에게 돈을 주지 않아도 우리에 대한 좋은 글을 계속 내고 있습니다. 어느 나라 신문에는 우리에 대한 글이 나가지 않는 때가 없습니다. 우리에게는 우리에 대한 글을 내달라고 줄 돈도 없거니와 그 사람들을 돈으로는 움직일 수 없습니다. 그들이 우리에 대한 글을 내는 것은 다 사상적 공통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 사람들은 자주성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지금 남조선사회는 일본화, 서양화되어 사람들이 조선말과 일본말, 서양말을 마구 섞어쓰는데 도무지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 없다고 합니다.

    우리는 언제나 조선민족의 민족성을 고수하고 살려나가야 합니다. 지난 시기 우리 나라의 봉건통치배들이 사대주의를 하다보니 조선사람들이 민족성을 지키지 못하고 외국에 동화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얼마전에 총련의 한덕수의장이 조국에 왔을 때 나는 그에게 우리 동포들이 비록 몸은 일본에 있어도 동화되어 일본사람이 되지 말고 조선의 넋을 가진 조선사람이 되게 해야 한다고 말해주었습니다.

    우리는 지금 사람들을 민족적 자존심을 가지고 우리 민족의 자주성을 생명처럼 귀중히 여기도록 교양하고 있으며 이런 면에서 세계의 모범이 되고 있습니다. 민족자주정신으로 교양받은 우리 후대들은 앞으로 그 어디에 내놓아도 다른 나라 사람으로 동화되지 않을 것이며 다른 나라 사람들의 앞잡이노릇을 하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 나라는 통일이 되어도 절대로 남의 지휘봉에 따라 움직이지 않을 것이며 우리 식대로 살아나갈 것입니다. 우리 조선은 앞으로도 그 어느 나라의 위성국으로 되지 않고 중립적이며 완전한 자주독립국가로 될 것입니다.

    미국지배층의 견해를 바로잡는데서 중요한 문제는 또한 미국사람들이 우리 인민과 철천지 원수가 될 필요가 없고 우리 나라를 분열시키는 것이 미국인민에게 이로울 것이 없다는 것을 옳게 인식하고 조선의 통일에 유리한 조건을 지어주는 방향으로 나간다면 우리는 미국에 대하여 적대국이라는 인상을 가지지 않고 조미관계를 우호적으로 발전시켜나갈 것이라는 점입니다.

    어제는 어제이고 오늘은 오늘인 것만큼 미국이 지난날 우리와 전쟁을 했다고 하여 영원히 우리의 적대국으로 되어야 한다는 법은 없지 않습니까. 만일 미국이 우리 나라를 <두개 조선》으로 만들고 남조선을 예속국으로 틀어쥐고 있으려 하지 않으며 조선이 통일되는 것을 바란다면 우리는 미국과 틀릴 조건이 없으며 미국에 대하여 좋은 감정을 가지고 우호적으로 대할 것입니다. 그러나 미국이 우리 나라를 영원히 <두개 조선>으로 만들어 분단국가로 유지해나가려는 정책을 실시한다면 우리는 미국을 반대하여 끝까지 싸워나갈 것입니다.

    우리는 카터가 미국대통령으로 올라앉은 다음 1년반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지켜보았습니다. 카터가 선거공약에서 남조선에 있는 미군을 철수하겠다고 하였고 또 대통령자리에 올라앉자마자 우리 나라에 대한 내왕도 허락하겠다고 하기 때문에 우리는 그가 자기가 한 말을 어떻게 실천하는가 하는 것을 주시하였습니다. 그런데 그후 미국은 남조선에 비행기를 비롯한 여러가지 현대적 군사장비를 더 많이 끌어들였으며 <원조>도 계속 주었습니다. 카터는 <서거공약>에서 인권탄압을 반대한다고 하였으나 남조선인민들을 야수적으로 탄압하는 박정희군사파쇼독재정권을 계속 비호하였습니다. 카터가 다른 나라에서의 <인권탄압>에 대하여서는 떠들면서 남조선당국자들의 인권탄압에 대해서는 눈감아주기 때문에 우리는 그가 거짓말쟁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는 미군의 <비ㅡ52>전략폭격기가 남조선에 와서 폭격연습을 하는데 대해서도 한동안 가만있다가 올해에 미국과 남조선이 <한미연합작전훈련>을 한 다음에야 <철군>을 한다고 하면서 <한미연합작전훈련>이 무엇인가, 이것은 미국이 남조선을 강점한 이래 처음 있은 대군사연습이라고 때렸습니다. 미국에서 카터가 대통령으로 올라앉은후 일본 오끼나와에 있는 <비ㅡ52>전략폭격기가 항로연습을 한다는 구실밑에 한달에 1~2번씩 남조선에 와서 폭격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선생도 군인출신인 것만큼 잘 알고 있겠지만 최신과학기술로 장비된 현대적 비행기가 항로연습을 한다는 것은 누구도 인정할 수 없는 거짓에 불과합니다. 오끼나와에 있는 폭격기가 폭격연습할 곳은 오끼나와비행장 근방에도 많은데 무엇 때문에 남조선의 아산만에 와서 폭격연습을 하겠습니까. 전번에 내가 일본잡지 <세까이>편집국장에게도 이야기하였지만 이것은 남조선사람들에게 현 <정권>을 반대하여 들고 일어나면 이렇게 한다는 식으로 남조선인민들을 위협하자는 것이며 또 우리도 위협하자는 것입니다.

    미국은 남조선사람들이 박정희독재<정권>을 반대하여 일어나지 못하게 하려고 여러가지 방법으로 위협하지만 그 어떤 책동으로써도 결코 남조선인민들의 투쟁을 가로막을 수 없습니다. 지금 남조선의 수많은 청년학생들이 파쇼독재를 반대하여 용감하게 투쟁하고 있습니다. 압박이 있으면 반항이 있고 반항이 있으면 혁명이 일어납니다. 이것은 역사의 법칙입니다. 과거 봉건사회가 이 법칙에 의하여 무너졌고 자본주의가 이 법칙에 의하여 망해가고 있으며 여러 나라들에서 이 법칙에 따라 혁명투쟁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파쇼가 심하던 에스파냐에서도 인민들이 투쟁한 결과 파쇼독재체제가 무너졌습니다.

    미국이 남조선괴뢰들에게 무기를 많이 대주어 우리와의 싸움에서 이기게 해보자고 하는 것 같은데 무기가 많은가 적은가에 따라 승패가 결정되는 것이 아닙니다. 아무리 무기를 대준다고 하여도 인민들을 탄압하는 정책을 쓰고서는 견디지 못합니다. 남조선은 <부익부, 빈익빈>의 사회이기 때문에 어렵게 사는 사람들은 항상 불만을 가지고 있습니다. 남조선경제가 <고도성장>을 한다고 하여도 자본가들 몇몇 사람이나 잘 살 수 있지 노동자, 농민들은 잘 살 수 없습니다. 우리가 자료를 본데 의하면 서울에는 이틀에 밥을 한끼씩 먹는 사람, 하루에 밥을 한끼씩 먹는 사람이 인구의 20%가 넘는다고 합니다.

    미국이 남조선군사독재자들을 비호하면서 지원하는 방법으로는 조선사람들을 억누르지 못할 것이며 계속 그렇게 하다가는 이제 되게 얻어맞을 수 있습니다. 미국사람들이 지난 시기에 있은 조선농민폭동과 3. 1운동, 광주학생사건, 4. 19인민봉기에 대해 똑똑히 알 필요가 있습니다. 조선민족은 5천년의 역사와 문화를 가진 민족이기 때문에 민족적 자부심이 높습니다. 조선민족은 슬기로운 민족입니다.

    미국이 계속 그렇게 우둔한 정책을 쓰다가 남조선에서 되게 얻어맞기보다는 지금 점잖게 남조선에서 손을 떼고 조선사람들끼리 통일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좋습니다. 남조선에서 인권탄압을 못하게 하고 각 정당, 사회단체들의 자유로운 활동을 보장하게 하여야 합니다. 그리하여 남조선의 민주인사들이 민주주의적 정부를 세우고 조선사람들끼리 서로 대화하여 평화적으로 나라를 통일하게 하면 미국에도 나쁠 것이 없습니다. 그래야 우리도 미국에 대한 인식을 좋게 가지고 미국과 우호적으로 관계를 발전시켜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이제는 미국이 시대착오적인 <두개 조선>정책을 그만두고 조선의 통일을 도와주는 입장으로 전환하는 것이 현명한 처사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요즘 일부 미국사람들이 북과 남의 <세력균형>이 거의 비슷하기 때문에 미군이 남조선에서 철수할 수 있다는 소리를 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미국사람들도 남조선을 계속 붙들고 앉아있어야 큰 이득이 없고 남조선통치배들이 자꾸 돈만 달라고 하며 또 잘못하다가는 조선에서 전쟁이 일어나 죽음밖에 차례질 것이 없을 것 같기 때문에 남조선에서 손을 떼자는 생각을 하고 있는것 같습니다.

    그러나 미국당국자들은 미국이 남조선에서 손을 떼면 북조선이 남조선을 내치고 공산주의화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남조선괴뢰들도 계속 그렇게 악선전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 남조선에 미국장관들이 자주 드나드는데 박정희는 그들에게 돈도 찔러주고 기생들도 붙여주면서 미군이 남조선에서 철거하여서는 안된다고 애걸하고 있습니다. 박정희에게 매수당한 그들은 돌아가서 남조선에 가보니 <남침위협>이 있다고 요란하게 선전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진짜로 <남침>할 의사가 있었다면 왜 4. 19인민봉기 때같이 남조선정세가 복잡할 때 가만있었겠습니까. 우리가 시종일관 <남침>할 의사가 없으며 남조선에 공산주의를 강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하는데도 계속 <남침위협>을 떠드는 것은 언어도단입니다.

    우리 민족은 두번다시 동족간의 유혈전쟁을 하지 않을 것입니다. 지난 50년대에 미제와 남조선괴뢰들이 일으킨 전쟁으로 하여 우리 나라가 무참히 파괴되었으며 우리는 전후 재더미속에서 오늘과 같은 훌륭한 사회주의조국을 일떠세웠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또다시 전쟁에 의하여 파괴되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미제의 야수적 만행으로 모든 것이 파괴된 빈터위에 우리 인민이 허리띠를 졸라매고 피땀흘려 건설해놓은 튼튼한 자립적 민족경제, 세상사람들이 부러워하는 가장 훌륭한 우리의 사회주의제도를 누구보다도 아끼고 사랑합니다.

    북남적십자회담때 남조선에서 들어온 사람가운데 평양 보통강의 토성랑에서 살던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가 옛날 자기네 집이 있던 자리에 가보겠다고 하여 그렇게 하도록 하였는데 천리마거리와 보통강주변에 멋있게 꾸려진 공원을 보고는 대단히 놀라더라고 합니다. 후에 안 일이지만 그가 홍콩에 가서 어떤 사람과 담화하면서 <평양>이라는 영화를 남조선사람들에게 보였다가는 큰일난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그 영화는 현대적으로 잘 건설된 평양을 찍은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 영화를 남조선에서 돌리지 못하게 했다고 합니다.

    남조선측이 북남회담을 계속 지연시키다가 마지막에는 판문점에서 하자고 하였는데 그것은 북과 남이 내왕을 하면서 회담을 하면 남조선사람들이 우리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었습니다. 북남적십자회담때 북반부에 들어오는 남조선기자들을 보면 매번 다른 기자들이었습니다. 한번 북반부에 왔다가면 얼마나 <오염>되었는가 하여 남조선<중앙정보부>에서 검열하는데 아마 조금씩 문제가 있은 것 같습니다.

    북남적십자회담때 북반부에 들어왔던 남조선기자들은 북에도 거지아이들이 많은가 하여 만년필과 학습장을 가지고 와서 우리 학생들에게 주었습니다. 그러나 우리 학생들은 우리에게는 연필이 많으니 이따위것은 필요없다, 이것을 남조선에서 구두닦기하는 아이들에게나 갖다주라고 하였습니다. 사실 그것은 누가 시킨 것도 아닙니다. 그들은 우리 학생들의 행동에서 큰 감동을 받았다고 합니다.

    우리 적십자대표들이 남조선에 나가 어느 호텔에 들었는데 <보이>라고 부르는, 호텔에서 심부름하는 사람들이 처음에 구두도 닦아주겠다고 하고 옷도 다려주겠다고 하고 목욕할 때에도 들어와 봉사해주겠다고 하고 별의별 일을 다해주겠다고 하였다고 합니다. 그러나 우리 사람들은 그에 대하여 감사하다고 하고는 자체로 모든 것을 하였습니다. 우리 사람들은 그런 것을 누구에게 시킬 줄도 모릅니다.

    남조선호텔에서 심부름하는 사람들은 처음에는 우리 사람들이 돈이 없어 돈을 아끼느라고 그렇게 하는줄 알았는데 우리 사람들이 봉사를 받지 않고도 봉사료를 다 주자 매우 감탄하더라고 합니다. 그들은 우리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을 부려먹지 않는 사상으로 교양받았다는 것을 몰랐습니다. 그후에 심부름하는 사람들을 통해서 그 소문이 서울의 여러 호텔들에 전해졌습니다. 그들은 북조선사람들이 무서운 사람들인줄 알았는데 행동하는 것을 보니 사람들이 술을 먹고 추태를 부리지 않으며 다 인자하다, 우리같이 천한 사람들도 아주 친절하게 대해주는데 그이상 점잖은 사람들이 없더라고 하였습니다.

    서울에는 구두닦기를 하고 담배를 파는 아이들이 대단히 많다고 하며 남대문시장에는 지게꾼이 요란하다고 합니다. 남조선에서 온 사람들의 말에 의하면 남조선통치배들은 북남적십자회담때 서울에 있는 거지들을 다 어느 섬에 갖다 걷어넣었다고 합니다.

    우리 인민들이 물론 구라파의 일부 발전된 나라 사람들처럼 잘 산다고는 볼 수 없지만 다른 나라 사람들이 우리 나라에 와보고는 다 놀랍니다. 조선에는 특별히 잘입고 잘사는 사람이 없지만 못사는 사람도 없다, 지게꾼도 없고 구두닦기를 하거나 담배를 파는 아이들도 없다,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 나라에는 돈을 달라고 구걸하는 사람이 하나도 없습니다. 우리 나라에서는 고아들을 다 학원에 보내어 부모가 데리고 있을 때보다 더 잘 먹이고 더 잘 입히면서 잘 교육교양하여 나라의 훌륭한 역군으로 키우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것을 하나의 민족적 의무로 여깁니다.

    우리 나라를 방문한 많은 사람들이 식당에 가보아도 접대원들과 손님들이 다 점잖고 영화내용도 다 훌륭하며 텔레비전에도 다 건전한 내용만 소개된다, 사회도덕이 아주 건전하다고 탄복하면서 좋게 평가합니다. 반면에 일부 사람들은 조선에 가보니 카페도 없고 재즈춤 추는 곳도 없더라고 하는데 우리는 미국의 본을 따지 않습니다. 그런 것은 청년들을 타락시키는 마약입니다. 미국사람들도 아마 미국사회가 부패하다는 것을 모르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는 절대로 미국의 본을 따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는 카페나 재즈춤을 추는 장소 대신에 극장과 영화관을 더 많이 짓습니다. 우리 나라에는 극장과 영화관이 없는데가 없으며 농촌리까지 다 구락부가 꾸려져있습니다. 이런 것이 많아야 청년들이 영화도 보고 예술소조활동 같은 것도 하면서 문화정서생활을 마음껏 누릴 수 있습니다. 우리 나라 청년들은 정치사상적으로, 문화도덕적으로 매우 건전하며 사회주의건설의 돌격대로서 한몫 단단히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일본에 있는 조선동포들가운데 구두닦기를 하고 쓰레기통을 뒤지면서 못사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이미 거의 10만명이나 되는 많은 사람들을 조국에 데려왔습니다.

    나는 일본에서 귀국한 사람들의 집에도 가보군하는데 그 집 아주머니들 보고 조국에서의 생활이 어떤가고 물으면 그들은 일본에 있을 때에는 남편이 술을 먹고 집에 들어와 못살게 굴었지만 지금은 그런 것이 없습니다, 빠찡꼬 같은 것을 하여 돈을 좀 벌가 하면 투전을 하여 다 잃어버리고는 여자들의 가락지까지 빼갔는데 지금은 그런 것도 없습니다, 벌써 우리 남편이 교양개조되었습니다, 이 이상 더 좋은 제도가 어디에 있겠습니까, 또 아이들이 조국에 와서 교양된 것은 더 말할 것도 없습니다, 아이들은 일본사람이 될번하였는데 조국에 와서 우리 나라 말과 글을 배우고 우리 나라 역사를 배우니 다 조선사람이 되었습니다, 얼마나 좋습니까,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가 이처럼 모든 사람들이 골고루 잘살고 누구나 근심걱정이  없이 행복을 누리는 우월한 사회주의제도를 건설하여놓았는데 민족끼리 싸울 필요가 어디에 있으며 구태여 남조선을 공산주의화해서는 무엇하겠습니까. 우리는 통일이 되어도 남조선의 자본가들을 해치지 않을 것이며 남조선에 공산주의를 강요하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는 어떻게 하나 전쟁을 하지 않고 평화적이고 공명정대한 방법으로 나라의 통일을 이룩하려고 합니다.

    전략적 의미로 보아서도 이제는 미국이 남조선을 포기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일본반동들은 우리 나라의 군사분계선을 <반공방파제>라고 하면서 공산주의세력이 부산까지 나오면 일본이 큰일 난다고 떠벌이고 있습니다. 지어 일본공명당을 비롯한 일부 야당인물들도 그런 소리를 하고 있습니다. 일본반동들은 조선이 분열되어 조선사람끼리 싸우게 함으로써 어부지리를 얻자고 합니다. 일본반동들은 남조선을 정치, 경제, 군사적으로 통제하면서 조선을 통째로 다 먹지는 못해도 절반땅이라도 먹어보자는 속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 미국은 일본을 추켜세워야 아시아에서 사회주의나라들을 견제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미국이 중국과의 관계를 개선하고 있는 조건에서 미국이 남조선을 군사기지로 가질 필요가 있겠는가 하는 것입니다. 나는 미국이 남조선을 군사기지로 이용할 가치가 없어졌으며 자체의 전략적 견지에서 볼 때 남조선에서 손을 떼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미국이 남조선을 군사기지로 이용할 필요가 없는 이상에는 남조선을 계속 틀어쥐고 있을 필요가 어디에 있겠습니까.

    조선사람들자체가 조선의 진정한 주인이 되어 미국, 일본, 소련과 중국을 다 반대하지 않는 중립적인 정책을 실시하면 누구에게나 다 좋은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우리가 앞으로 하나의 통일국가로 독립한다고 하여도 미국과 주변나라들을 위협하는 일이 없을 것이며 미국과 주변나라들에 손해될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최근에 미국사람들, 특히 기자들이 우리 나라에 오겠다고 계속 제기하고 있는데 미국이 지금과 같이 <두개 조선>정책을 쓰고 있는 조건에서는 그들을 받아들이기 곤난합니다. 그전에 미국 <뉴욕타임스>기자 솔스베리가 우리 나라에 왔다간 일이 있습니다. 그가 어느 공장에 가서 한 노동자를 만났는데 그는 남조선출신이었습니다. 솔스베리가 그에게 당신은 내가 어느 나라 사람인지 아는가, 나는 미국기자다, 무슨 할 말이 없는가고 하였습니다. 그 노동자는 당신이 미국기자인가, 나는 미국놈이라면 적개심이 북받친다, 미군이 왜 남조선에 있으면서 나가지 않는가, 미군이 남조선에 들어와있기 때문에 내가 고향을 떠난지 20년이 되어와도 고향에 소식 한번 전하지 못한다, 저 그림을 보라, 나의 생각은 저 그림과 같다, 미국사람들에게 가서 이것을 전하라,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그 그림은 미군 나가라는 구호가 있는 만화였습니다. 솔스베리는 남자들과 말해보아서는 재미없겠다고 생각하고 한 여성 노동자에게 갔습니다. 솔스베리는 그 여성 노동자에게 나는 미국기자인데 무슨 할 말이 없는가고 하자 그는 나는 미국놈들의 폭격에 부모를 다 잃고 고아가 되었다, 미국놈들은 나의 철천지원수이다, 미국놈들이 남조선에서 물러갈 때까지 우리는 끝까지 싸우겠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니 솔스베리의 감정이 좋을 수 없었습니다.

    나는 그 이야기를 듣고 우리 일꾼들에게 우리가 미국사람이나 기자들을 받아도 미국사람들이 남조선에서 나가겠다고 하고 조선의 통일에 도움을 주는 정책을 실시하여 조미관계가 좀 나아졌다고 할 때 우리 사람들을 교양해서 미국에 대한 좋은 인상을 가지게 한 다음에 받아야 한다고 말해주었습니다. 지금 형편에서는 우리 조선사람들이 미국사람들을 만나면 감정이 좋을 수 없습니다. 미군이 남조선에서 나가지 않는 조건에서는 우리가 미군 나가라는 구호를 써붙이지 않을 수 없으며 우리 인민들의 반미감정이 없어질 수 없습니다. 그러니 미국기자들이 우리 나라에 와서 좋은 인상을 가지고 갈 수 없는 것이며 북조선에 가보니 반미일색이더라고 글을 쓰게 될 것은 뻔합니다.

    미국은 우리 나라의 현실을 바로 보고 이성적으로 사고하여야 하며 하루빨리 그릇된 대조선정책을 시정하고 조선의 통일에 도움을 주는 정책을 실시해야 합니다. 그렇게 되면 우리도 미국을 좋은 벗으로 생각하고 우호적으로 대하게 될 것이며 미국과의 관계가 좋게 발전하게 될 것입니다. 물론 미국사람들가운데 조선의 현실을 바로 보고 이성적으로 사고하려는 사람들도 있으리라고 봅니다. 만일 그런 사람들이 오겠다고 한다면 우리는 받으려고 합니다. 미국사람들이 우리 나라를 <폐쇄된 나라>라고 자꾸 헐뜯는데 우리 나라에 와서 한번 보는 것이 나쁘지 않습니다. 그들에게 우리 나라의 현실도 보이고 조국통일문제와 관련한 우리의 입장을 비롯하여 우리가 하고 싶은 이야기도 해주려고 합니다. 미국사람들도 윌슨의 시대에 <민족자결론>이요 뭐요 하면서 많이 부르짖었는데 왜 남의 나라의 자결권을 짓밟으려고 하는가, 왜 남조선군사파쇼독재자들을 내세워 남조선인민들을 탄압하게 하는가, 남조선인민들을 계속 탄압하고 민족의 영구분열을 추구하는 자들과 우리가 어떻게 대화를 할 수 있겠는가, 민족적 양심을 가지고 진정으로 나라의 통일을 원하는 사람이 집권한다면 그가 누구든 사상과 정견을 초월하여 대화하고 손잡을 것이라고 말해주려고 합니다. 그리고 조선이 통일된다면 그 어느 나라의 위성국으로도 되지 않고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을 것이라는 것, 미국과도 좋은 관계를 가질 수 있다는 것, 그것이 미국에도 이로울 것이라는데 대하여 이야기해주려고 합니다.

    선생이 미국에 돌아가서 우리의 이러한 입장에 대하여 잘 해설하면 미국사람들을 납득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하는데 그렇게 되면 우리의 조국통일위업에 큰 도움으로 될 것입니다.

    우리는 하루빨리 민족최대의 숙원인 조국통일을 이룩하여 반드시 통일된 조국을 후대들에게 넘겨주어야 합니다. 우리가 통일하지 않으면 누가 통일하겠습니까.

    나는 오늘 최동오선생을 만난 심정에서 선생에게 조국통일문제와 관련한 우리 당의 입장에 대하여 이야기하였는데 앞으로 조국통일을 위하여 함께 손잡고 투쟁해나갑시다.

  나는 선생이 미국에 돌아가서도 자기 조국을 굳게 믿고 어떻게 하나 우리 민족의 통일을 실현하기 위하여 힘껏 노력하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