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일 성
 
재서독교포 윤이상과 한 담화
 
(주체68(1979)년 10월 11일)

 

 

    나는 오늘 선생과 이렇게 만나게 된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나는 선생이 미국, 일본을 비롯한 세계 여러 나라들에 다니면서 남조선사회의 민주화와 조국통일을 위하여 활동하고 있는데 대하여 깊은 사의를 표합니다.

    나는 먼저 우리 나라의 통일문제에 대하여 말하려고 합니다.

    선생도 알고 있는바와 같이 우리 나라의 통일문제는 외세에 의하여 인위적으로 끊어진 민족의 혈맥을 잇고 민족의 화합을 이룩하는 문제입니다. 조국통일문제를 깊이 파고들어보면 그것이 우리 겨레의 운명에 관한 문제이며 나라와 민족의 생명에 관한 문제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사람이 허리가 동강나면 살 수 없는 것과 같이 나라와 민족이 둘로 갈라지면 제대로 유지될 수 없고 발전할 수도 없으며 여러가지 고통과 재난을 면할 수 없습니다. 그것은 34년동안 우리 민족이 가슴아프게 체험하고 있는 역사적 사실입니다.

    나라와 민족의 분열은 우리 인민이 겪고 있는 최대의 민족적 비극입니다. 민족의 분열은 반드시 종식되어야 하고 조국통일은 하루빨리 이룩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조국통일의 앞길에는 의연히 엄중한 난관이 가로놓여있습니다.

    남조선을 강점하고 있는 미제는 제국주의의 원흉이며 우리 나라를 분열시킨 장본인이고 통일을 가로막고 있는 기본장애물입니다. 미국은 우리 나라의 분열을 영구화하려고 집요하게 책동해왔으며 오늘도 분열책동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미국대통령 카터는 자기의 선거공약에서 남조선에 있는 미군을 철수하고 《인권옹호》정책을 실시하겠다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를 점잖게 대하였습니다. 우리가 그렇게 한 것은 그의 말을 믿어서가 아니라 좀 두고보자는데 있었습니다. 그런데 얼마전에 카터는 남조선에 와서 인권탄압을 혹심하게 하고 있는 박정희괴뢰정권을 적극 부추겨주었으며 돌아가서는 남조선을 강점하고 있는 미군의 철수계획을 동결시키겠다고 하였습니다.

    미국지배층은 남조선에 미군을 계속 두고 있는 이유를 북과 남의 《세력균형》을 유지하기 위해서라고 하는데 그것은 미군의 남조선강점을 정당화하기 위한 구실에 지나지 않습니다. 우리는 그 누구의 군사원조를 받지 않고 순전히 자체의 힘으로 국방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 나라가 자체의 힘으로 미군과 남조선괴뢰군이 쳐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하여 수십만의 군대를 유지한다는 것은 참으로 큰 부담이 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또한 우리는 나라의 장래발전을 위하여 다른 일은 뒤로 미루는 한이 있더라도 학생들을 마음껏 공부시키고 있습니다. 무료의무교육제를 실시하고 국가가 책임지고 학생들을 공부시키다보니 그 부담 역시 매우 큽니다. 그런데도 미국이 공화국북반부와 남조선의 《세력균형》을 유지하기 위하여 미군을 남조선에 계속 주둔시키겠다고 하는 것은 말도 되지 않는 생억지입니다. 나는 어려서부터 무장투쟁을 오랫동안 하였기 때문에 군사에 대하여 아는데 미국이 남조선에 미군을 계속 주둔시키면서 무력을 증강하고 있는 것은 북과 남의 《세력균형》을 유지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전략상 소련의 태평양진출과 중국, 일본을 견제하기 위해서입니다.

    우리 나라의 통일은 북과 남의 대화를 통하여 평화적 방법으로 실현하여야 합니다. 그러자면 남조선당국자들이 속에 품고 있는 칼을 버려야 합니다. 적대적인 감정을 버리고 애국애족의 입장에서 쌍방이 서로 마주앉아 통일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실제적 방도를 진지하게 모색하여야 합니다.

    나는 지난번에 어느 한 국제기구의 고위급대표가 우리 나라에 와서 우리에게 왜 남조선당국자들과 대화를 하지 않는가고 하기 때문에 대화는 통일을 위한 대화를 하여야지 분열을 위한 대화를 해서는 필요없다고 말하여주었습니다. 우리가 아무리 대화를 하자고 하여도 남조선당국자들이 대화할 자세에 서있지 않기 때문에 대화를 할 수 없습니다. 남조선당국자들이 지금 우리 나라를 《두개 조선》으로 만들려고 하는 조건에서 그런 자들과 대화를 하였다가는 우리가 후대들앞에 민족을 분열시킨 책임밖에 질 것이 없습니다. 우리는 미국사람들이나 남조선당국자들이 우리 민족을 분열시키려 하지 않고 통일을 진심으로 원한다면 지금 당장이라도 북남대화를 할 것입니다. 나는 그와 담화를 하면서 중국의 진시황이 만리장성을 쌓은것처럼 남조선당국자들이 군사분계선에 콘크리트장벽을 쌓고 있다, 그들이 아래폭이 10미터, 윗폭이 3미터나 되는 콘크리트장벽을 분계선전역에 쌓고 있는데 이것은 우리 나라를 《두개 조선》으로 영원히 갈라놓자는 것이다, 이런 형편에서 그들과 대화를 하여야 아무런 의의가 없지 않는가고 말해주었습니다.

    남조선당국자들의 《두개 조선》조작음모는 이미 1973년 6월에 발표한 《특별성명》에서 명백히 드러났습니다. 나는 그때 우리 나라를 방문한 체코슬로바키아대통령과 함께 함흥에 갔다오다가 오전에 열차칸에서 그 《특별성명》과 관련한 자료를 보고 받았습니다. 남조선당국자들은 《특별성명》이라는데서 북과 남이 갈라져있는 상태로 유엔에 각각 들어가자고 하였는데 이것은 《두개 조선》노선을 세상에 공공연히 선포한 것으로 됩니다.

    나는 그날 오후 체코슬로바키아대통령을 환영하는 평양시군중대회에서 한 연설에서 남조선당국자들의 《두개 조선》조작음모를 반대배격하는 조국통일 5대방침을 내놓았습니다. 조국통일 5대방침은 북과 남사이의 군사적 대치상태의 해소와 긴장상태의 완화, 북과 남사이의 다방면적인 합작과 교류의 실현, 북과 남의 각계각층 인민들과 각 정당, 사회단체 대표들로 구성되는 대민족회의의 소집, 고려연방공화국의 단일국호에 의한 북과 남의 연방제의 실시, 단일한 고려연방공화국 국호에 의한 유엔가입을 기본내용으로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조국통일 5대방침을 내놓은 것은 민족의 영구분열을 막고 조국통일을 하루빨리 이룩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런데 카터는 이번에 남조선에 와서 남조선당국자들이 1973년 6월에 발표한 《특별성명》을 적극 지지함으로써 그들로 하여금 《두개 조선》조작책동에 더욱더 매달리게 하였습니다. 미국의 집권자들과 남조선당국자들이 이렇게 나오는 조건에서 우리는 북남사이에 대화를 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북남대화를 이유없이 거부한 적이 없습니다. 남조선당국자들이 부당한 이유와 구실을 붙일 때에도 우리는 많은 것을 양보하면서 그들과 대화를 하였습니다. 남조선괴뢰중앙정보부장을 만나 조국통일을 위한 원칙을 내놓은 것은 그 한가지 실례입니다.

    나는 북과 남의 고위급회담이 처음 시작되었을 때 남조선측 대표를 만나 조국통일 3대원칙을 내놓았습니다. 나는 남조선측 대표에게 첫째로 나라의 통일을 외세에 의존하거나 외세의 간섭을 받음이 없이 우리 민족자체의 힘으로 해결하자, 나는 당신이 미국이나 일본의 앞잡이가 되지 않겠다고 한 말을 믿는다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둘째로 사상과 이념, 제도와 신앙의 차이를 초월하여 민족적 대단결을 도모하여야 한다고 하였으며 셋째로 나라의 통일을 전쟁의 방법으로가 아니라 평화적 방법으로 실현하여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남조선측 대표는 우리가 내놓은 조국통일원칙이 전적으로 옳다고 하면서 그것을 모두 받아들였습니다.

    나는 그후에 남조선에서 온 사람들에게 조국통일 3대원칙에 기초하여 남북의 사회제도를 그대로 두고 남북연방제를 실시하여야 한다, 통일된후 우리 나라에 어떤 정권을 세우는가 하는 것은 인민들의 의사에 의하여 결정할 문제이다라고 말해주었습니다.

    우리는 남조선측 대표가 공화국북반부에 왔다간 다음 우리의 제2부수상을 서울에 보내면서 조국통일 3대원칙을 기본내용으로 하여 담화하고 그에 기초하여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오라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남조선당국자들은 우리가 내놓은 조국통일 3대원칙에 대하여 찬성하면서도 공동성명을 당장 발표하지 못하겠다고 하였습니다. 그후 얼마 지나서 그들은 남북공동성명을 발표하자고 하였습니다. 아마 미국의 승인을 받느라고 시간이 걸린 것 같습니다. 그리하여 1972년에 역사적인 7. 4남북공동성명이 세상에 발표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남조선당국자들은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돌아앉아서 그것을 뒤집어엎는 놀음을 하였습니다. 남조선의 한 당국자는 《유엔군》은 외세가 아니라느니, 《반공법》을 더욱 강화하여야 한다느니 뭐니 하면서 우리와 합의한 사항을 뒤집어엎었습니다. 남조선당국자들은 석달후에는 있지도 않는 《남침위협》을 요란스럽게 떠들면서 남조선전역에 《비상계엄령》을 선포하고 파쇼적인 《유신헌법》을 조작하였습니다.

    모든 사실은 남조선괴뢰들이 우리 나라를 《두개 조선》으로 만들기 위하여 분열주의적 책동을 악랄하게 벌이고 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우리 민족은 5천년의 유구한 역사를 가지고 있는 하나의 민족이기 때문에 반드시 통일되어야 합니다. 우리 나라는 절대로 강대국들의 희생물이 되어 두개 나라로 갈라질 수 없습니다. 나는 독일사회통일당 중앙위원회 총비서가 우리 나라에 왔을 때 그에게 독일은 지난날 다른 나라를 침략한 나라로서 구라파의 많은 나라들이 독일이 군국주의적으로 통일되는 것을 두려워하며 또 당신네 자체가 두개 국가로 존재하는 것을 요구하기 때문에 우리는 독일이 두개 나라로 갈라져있는 것을 반대하지 않는다고 하였습니다. 지금 구라파나라들은 독일이 통일되면 또다시 다른 나라들을 침략할 수 있다고 하면서 독일이 영원히 두개 나라로 분열되어있을 것을 바라고 있습니다. 우리 나라는 독일과 사정이 다릅니다. 우리 나라는 큰 나라들사이에 끼어있는 작은 나라이며 우리 나라가 통일된다고 하여도 다른 나라를 침략하거나 위협하는 일이 없을 것입니다. 우리 나라가 통일된다고 하여 결코 중국, 소련이나 미국, 일본 같은 큰 나라들을 위협할 수 없습니다.

    나는 얼마전에 남조선에서 온 한 인사를 만나보았는데 그는 카터가 남조선에 왔다간 다음 남조선인민들의 정신상태에서는 좋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하면서 카터가 이번에 남조선에 와서 박정희파쇼독재정권을 지지하여주고 미군철수계획을 동결시켰기 때문에 미국을 환상적으로 대하던 일부 상층인물들과 각계각층 인민들이 미국에 대하여 환멸을 느끼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지금 남조선인민들속에서는 미국을 믿을 것이 아니라 자신의 투쟁으로 남조선괴뢰정권을 거꾸러뜨리고 조국을 통일해야 하겠다는 자각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것은 매우 좋은 일입니다.

    미국의 대조선정책은 미국사람들이 우리에 대한 인식을 바로가지게 될 때에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지금 문제로 되는 것은 미국사람들이 우리가 《남침》하지 않겠는가고 우려하고 있는 것인데 우리에게는 《남침》할 의사가 없습니다. 미국사람들은 박정희독재《정권》을 지금처럼 쥐고 있다가는 어느 때에 가서 남조선에서 4. 19와 같은 인민봉기가 일어날 수 있으며 그 기회에 우리가 냅다치지 않겠는가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군사정변 같은 것을 조작하여 박정희를 갈아치우면 그 복새판에 우리가 내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미국사람들은 호미난방격으로 박정희를 《대통령》자리에 그대로 둬두기도 곤난하고 당장 갈아치우기도 곤난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남조선에서 4. 19와 같은 인민봉기가 일어나든지 또 무슨 일이 생기든지 하여도 그것을 기회로 내치는 일이 없을 것입니다. 이것이 미국사람들이 옳은 인식을 가져야 할 첫째문제입니다.

    미국사람들이 우리에 대한 옳은 인식을 가져야 할 문제는 우리 나라가 통일되어도 그 어느 대국의 위성국으로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다른 나라의 위성국으로 될바에야 우리가 무엇 때문에 피땀을 흘리며 혁명을 하고 건설사업을 하겠습니까. 우리 나라는 지리적으로 큰 나라들에 둘러싸여있습니다. 우리 나라는 대국들사이에 끼어있으면서 지난날 침략과 약탈의 대상으로 되어왔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또다시 치욕스러운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하여 지금 완전히 자주적이고 독립적이며 평화적인 나라로서 블록불가담정책을 실시하고 있으며 통일된후에도 그 어느 나라의 위성국으로 되지 않으려고 합니다.

    나는 어느 한 국제기구의 고위급대표를 만났을  때 우리 나라는 완전히 자주적인 나라이기 때문에 누구도 우리보고 감히 이렇게 하라 저렇게 하라고 말하지 못한다, 또 그런 말을 하여도 우리는 듣지 않는다고 말해주었습니다. 나는 그에게 오스트리아가 실시하고 있는 중립정책이 아주 좋다고 하면서 우리도 통일되면 우리 나라를 오스트리아와 같은 중립적인 나라로 만들겠다고 말해주었습니다. 그는 우리의 말에서 매우 좋은 인상을 받은 것 같습니다. 우리는 미국사람들이나 일본사람들에게 우리 나라가 통일되어도 그 어느 나라의 위성국으로도 되지 않고 완전히 자주적이고 중립적인 나라로 된다는 것을 똑똑히 알려주어야 합니다.

    미국사람들에게 바로 인식시켜야 할 문제는 또한 우리 나라가 통일된후에도 남조선에 들어와있는 외국인들의 재산을 몰수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입니다.

    우리는 통일문제를 무력으로 해결할 의사가 없을 뿐 아니라 통일된후에도 남조선의 현 사회제도를 그대로 두고 연방국가를 수립하려고 합니다. 지금 남조선에 자본을 투자한 다른 나라 자본가들은 우리가 《적화통일》을 하려고 한다는 남조선반동들의 악선전에 속아서 통일되면 북조선공산정권이 자기들의 재산을 몰수할 것이라고 하면서 매우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통일된후에 남조선의 현 사회제도를 그대로 둘 뿐 아니라 미국, 일본, 서부독일, 프랑스를 비롯한 여러 나라 자본가들이 남조선에 투자한 재산도 몰수하지 않으며 그들의 이권을 철저히 보호해준다는 것을 그들에게 잘 알려주어야 합니다.

    나는 서부독일의 한 학자에게도 이에 대하여 말해주었습니다. 그는 나의 말을 심중하게 듣고 나서 매우 중요한 문제를 알게 되었다고 하면서 자기는 우리 나라의 평화통일과 우리 나라와 서부독일과의 관계개선을 위하여 적극 노력하겠다고 하였습니다.

    일본독점재벌들이 지금 박정희괴뢰정권을 적극 부추기는 것은 지난날 박정희가 친일파로서 일본장교노릇을 한데도 원인이 있지만 그보다도 주요하게는 일본독점자본이 남조선에 침투하는 것을 허락해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일본독점재벌들은 박정희괴뢰정권이 무너지면 저들의 이권이 모조리 박탈당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일본의 어느 한 야당 위원장은 몇해전에 공화국북반부를 방문하여 우리 인민의 단결된 힘에 커다란 공포심을 가지고 돌아가서 북조선정권이 부산까지 나오면 일본의 안전에 위협을 주게 된다는 소리를 하였습니다. 우리는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 조선이 통일되어도 남조선에 투자한 다른 나라의 이권이 침해당하지 않고 철저히 보호될 것이라는 점을 잘 말해주어야 합니다. 이렇게 조선이 통일된후에 우리가 취하게 될 입장과 태도를 다른 나라 자본가들에게 잘 알려주어야 남조선에서 조국통일을 위한 투쟁이 본격적으로 벌어져도 다른 나라 사람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으며 통일의 장애로 되는 외세의 간섭을 성과적으로 막을 수 있습니다.

    최근 미국당국자들의 움직임에서는 점차 우리와 대화를 하려는 기색이 보이고 있습니다. 그들은 얼마전에도 다른 나라 사람들을 통하여 우리와 접촉할 의사를 표시하여왔습니다. 이것은 우리에 대한 미국지배층의 인식이 달라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런 때일수록 그들과의 사업을 적극적으로 하여야 합니다. 우리는 미국당국자들 스스로가 우리에 대한 인식을 바로가지도록 각 방면으로 영향을 주어야 합니다.

    지금은 우리가 다른 나라 사람들과 해외동포들을 만나 우리의 조국통일정책과 통일된후에 실시할 정책에 대하여 말해주고 있는데 앞으로 적당한 시기에 가서는 그것을 통일강령으로 만들어 세상에 공포하려고 합니다. 우리는 통일강령에서 남조선에서 어떤 일이 벌어져도 우리는 《남침》하지 않는다는 것, 우리 나라는 통일된후 완전히 자주적이고 중립적인 나라로서 그 어느 나라의 위성국으로도 되지 않을 것이라는 것, 우리 나라가 통일되어도 남조선의 현 사회제도를 그대로 두고 남조선에 투자한 다른 나라 사람들의 이권을 철저히 보호하여줄 것이라는 것, 통일된 우리 나라는 지난날 우리에 대하여 오해를 가지고 적대시정책을 실시하던 나라들과도 평등과 호혜의 원칙에서 좋은 관계를 가질 것이라는 것을 밝히려고 합니다. 이 조항에서 우리 나라와 일본과의 관계를 예를 들어 지적할 수 있습니다. 일본이 우리 나라와의 관계에서 과거문제를 옳게 처리하고 일방적인 봉쇄정책을 쓰지 않으며 평등과 호혜의 입장에 선다면 우리는 일본과 좋은 관계를 가질 것입니다.

    우리는 지난날 자유민주당을 비롯한 일본의 각 정당, 사회단체 대표단들이 우리 나라를 방문하는데 대하여 허락하여주었습니다. 그런데 일본정부는 조선노동당대표단의 일본방문에 대해서는 부당한 조건을 붙여 승인하지 않습니다. 일본정부는 기자들을 비롯하여 자기네 사람들은 우리 나라에 계속 보내면서 우리 기자들이 일본에 가는 것은 좋아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절대로 굴종외교를 할 수 없습니다. 우리가 무엇이 부족해서 비굴하게 굴종외교를 하겠습니까. 우리는 철저히 1대1의 원칙에서 외교를 합니다. 세상사람들이 다 인정하고 있는바와 같이 우리 나라는 세계적으로 제일 자주성이 강하고 존엄있는 주체의 나라입니다. 일본정부가 다른 나라에 대해서는 개방정책을 실시하면서도 우리 나라에 대해서는 일방적인 봉쇄정책을 쓰고 있는데 우리는 일본정부의 이러한 불평등한 정책을 추호도 허용할 수 없습니다.

    지난해 일본사회당 위원장이 우리 나라를 방문하여 나를 만나 자기가 조선노동당대표단을 일본에 초청하겠는데 승인하여달라고 하였습니다. 우리는 그의 제의가 실현될 가능성이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와의 사이가 좋기 때문에 초청해보라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결과는 우리가 예측한대로 우리 당대표단의 일본방문은 실현되지 못하였습니다. 일본사회당의 초청을 받고 조선노동당대표단이 일본에 가자고 하자 일본정부는 조건부를 내놓았습니다. 조건부란 조선노동당대표단이 일본에 와서 정치활동을 하지 말라는 것이었습니다. 조선노동당이 원래 정치를 하는 당인데 정치활동을 하지 못하면 일본에 가서 무엇을 하겠습니까. 일본에 가서 구경이나 하고 돌아올 바에는 가지 않는 것이 낫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우리 당대표단이 일본에 가는 것을 그만두기로 하였습니다. 우리는 그 어떤 경우에도 불평등한 외교를 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일본 뿐 아니라 미국과도 평등과 호혜의 원칙에서 관계를 가지려고 합니다. 미국당국자들은 우리에게 문호를 개방하라고 하면서도 우리 사람들이 미국에 가겠다고 하면 선뜻 대답하지 않습니다.

    일본반동들이나 미국당국자들이 우리 나라를 일방적으로 대하고 있는 것은 남조선괴뢰들과의 관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우리와 1대1의 원칙에서 외교를 하면 남조선을 잃어버릴 것 같아서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일방적인 외교정책도 점차 시정되게 될 것입니다.

    우리의 모든 노선과 정책이 정당하기 때문에 우리 나라에 왔다간 사람들은 한결같이 우리를 적극 지지하고 있습니다. 얼마전에 타이왕국 친선촉진대표단이 우리 나라에 왔다갔습니다. 타이는 지난 조선전쟁 때 미제국주의자들에게 추종하면서 고용병을 파견한 나라입니다. 타이사람들은 미국반동들과 남조선괴뢰들의 일방적인 악선전만을 듣다보니 우리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없었습니다. 남조선괴뢰들은 타이사람들이 우리 나라를 향해 떠나기 전날까지 그들에게 북조선에는 거지가 많고 볼 것이 없다, 북조선은 지난날 당신네 나라와 싸운 교전일방인데 무엇 때문에 북조선에 가려고 하는가고 하면서 허튼소리를 많이 하였다고 합니다. 그러나 타이사람들은 우리 나라를 방문하기로 한 것만큼 그들의 말을 따를 수 없었습니다. 타이사람들은 우리 나라를 방문하고 대단히 감동되어 자기들은 아이아사람으로서 아시아에 조선과 같이 훌륭한 나라가 있는 것을 커다란 긍지로 여긴다고 하였습니다.

    나는 그 대표단이 타이의 각 당, 각 파를 대표하는 당지도자들과 국회의원들로 무어진 큰 대표단이기 때문에 시간을 내어 만나주었습니다. 나는 타이사람들에게 당신네가 지난날 조선전쟁에 참가한 것은 그때 형편에서 불가피한 것이었고 또 그것은 과거의 일이기 때문에 지금에 와서 그에 대하여 캐물으려 하지 않는다, 그대신 당신들은 우리 나라에 대하여 옳은 인식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해주었습니다. 그들은 말하기를 자기네는 남조선에도 여러번 가보았는데 북조선과 비교하면 정말 대조적이라고 하였습니다. 그들은 여기에 와보고 첫째로 북조선은 완전히 자주적이고 중립적인 나라로서 공장, 기업소들에 외국사람들이 하나도 없고 자체의 민족간부들에 의하여 경제가 관리운영되는데 남조선은 외세에 의하여 움직이는 식민지로서 경제가 외세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완전한 예속경제이다, 둘째로 북조선은 모든 것이 조직적으로 잘 째어 놀라운데 남조선은 서양풍이 들어오는 통에 난장판이 되어 구역질이 날 지경이라고 하였습니다. 이것은 우리가 남조선을 비방중상하기 위해서 하는 말이 아니라 타이사람들이 말한 것을 그대로 옮긴 것입니다.

    타이사람들은 자기들이 미국사람들을 설복하여 남조선에서 미군이 나가게 하며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도 해설사업을 하여 조선을 통일하는데 도움을 주도록 하겠다고 하였습니다. 이와 같은 사실은 조국통일을 위한 투쟁이 물론 어렵고 간고하지만 우리가 좀더 투쟁을 잘하면 얼마든지 통일위업을 실현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선생이 민족의 단결과 조국의 자주적 평화통일을 위한 북남동포회의 소집문제를 제기하였는데 그에 대하여 간단히 말하겠습니다.

    나는 북남동포회의를 하자는 선생의 제의가 매우 좋은 발기라고 생각하면서 전적으로 지지합니다. 여기에서 고려되어야 할 문제는 회의를 어떤 방법으로 하며 그 시기를 어느 때로 하겠는가 하는 것입니다. 박정희는 제 여편네를 쏘아죽이게 하고 그것을 우리 공화국과 총련에 넘겨씌워 총련을 탄압하려고 한 무지막지한 깡패이기 때문에 별짓을 다할 수 있습니다. 그는 북남동포회의를 무지막지하게 가로막을 수 있습니다. 그는 또한 해외동포들이 우리와 만났다고 하여 앞으로 그들과 남조선사람들이 만나는 것을 탄압할 수도 있습니다.

    북남동포회의를 하면 남조선인민들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는 있을 것입니다. 남조선인민들이 북남동포회의가 열린다는 것을 알면 회의에 참가하려고 할 것이며 북과 접촉하기 위해 투쟁하게 될 것입니다.

    북남동포회의를 소집하는 것은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이 있는 것만큼 앞으로의 사업을 고려하여 남조선정세를 좀더 관망해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조국을 통일하기 위한 투쟁은 간고하고 어렵지만 우리가 투쟁을 잘하면 얼마든지 실현할 수 있습니다. 나는 선생과 같이 민족분열을 끝장내고 조국통일을 실현하기 위하여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애국지사들이 있기 때문에 조국통일위업은 반드시 앞당겨지리라고 확신합니다.

    선생을 만난 기회에 다른 몇가지 문제에 대하여 간단히 말하겠습니다.

    우리는 주체사상을 혁명과 건설의 모든 분야에 구현하여 커다란 승리와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주체사상은 사람중심의 사상입니다. 선행철학에서는 물질본위를 주장하였지만 우리는 사람본위의 철학을 주장합니다. 현시대는 사람중심의 시대입니다.

    선생이 주체사상은 현시대에 맞는 사상이라고 하는데 그것은 옳은 말입니다. 우리가 혁명과 건설에서 백전백승하며 커다란 승리를 거두고 있는 것은 주체사상을 지침으로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주체사상의 견지에서 볼 때 민족문화예술을 발전시키는데서는 두가지 문제를 바로 해결하여야 합니다. 다시말하여 문화예술을 서양화하려는 경향과 옛날것을 그대로 되살리려는 복고주의경향을 경계하여야 합니다. 서양예술은 우리 인민에게 흥미가 없으며 쐑소리 같은 지난날의 낡고 뒤떨어진 음악은 오늘 우리 인민의 요구에 맞지 않습니다.

    문화예술은 자기 나라 인민들의 요구에 맞는 것으로 되어야 합니다. 그러자면 민족문화예술을 자기 인민의 생활감정에 맞게 발전시키고 지난날의 것을 비판적으로, 창조적으로 계승발전시켜야 합니다. 우리는 주체사상을 지침으로 하여 민족문화발전의 일대 전성기를 열어놓았습니다.

    우리는 주체사상을 확고한 지도사상으로 삼고 우리 식대로 농사도 짓고 경제건설도 하고 있습니다.

    올해에 세계적으로 흉년이 들었지만 우리 나라에서는 대풍작을 이룩할 것이 예견됩니다. 우리 나라에서 예년에 없는 대풍작을 이룩할 수 있게 된 것은 주체농법대로 농사를 지은 결과입니다. 우리는 비료는 쌀이고 쌀은 곧 사회주의이라는 구호를 들고 농작물의 생육조건과 우리 나라의 실정에 맞는 여러가지 비료를 많이 생산하여 농촌에 보내주었습니다.

    공업도 우리 나라의 구체적 실정에 맞게 주체적으로 발전시키고 있습니다. 우리가 내놓은 인민경제의 주체화, 현대화, 과학화는 제2차 7개년계획의 기본과업입니다. 자기 나라 원료에 의거하여 공업을 발전시키는 것이 제일 안전합니다. 이승기박사가 연구한 비날론은 우리 나라에 무진장한 무연탄과 석회석을 원료로 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 인민들은 비날론을 《주체의 화학섬유》, 《주체의 비날론》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비날론은 면보다 질깁니다. 비날론천은 질기기 때문에 어린이들의 옷을 만들면 좋습니다. 우리 나라에서는 목화가 잘되지 않기 때문에 비날론으로 천문제를 해결하고 있습니다. 우리 나라 인민들은 화려하게 입지는 못하지만 누구나 다 골고루 쑬쑬하게 입고 잘살고 있습니다.

    경제건설의 경험을 놓고 보아도 자기 나라의 자원과 기술에 의거하여 자기 나라의 실정에 맞는 경제를 건설하는 것이 제일 안전합니다. 우리가 내놓은 인민경제의 주체화의 요구도 바로 그것입니다. 우리 나라에는 코크스탄이 없기 때문에 우리 나라에 풍부한 무연탄으로 철을 생산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주체사상을 구현하여 우리 식대로 경제를 건설하였기 때문에 남에게 예속되지 않고 있을 뿐 아니라 먹고 입는 문제를 자급자족하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가 기계공업만 좀더 발전시키면 얼마든지 잘살 수 있습니다.

    우리 모두가 힘을 합쳐 하루빨리 나라의 통일을 이룩하고 온 민족이 통일된 조국강토에서 남부럽지 않게 잘살도록 하여야 합니다.

    아무때든지 선생이 다시 와서 만날 기회가 있기를 바랍니다.